스웨덴 기자 아손, 100년전 한국을 걷다 - 을사조약 전야 대한제국 여행기
아손 그렙스트 지음, 김상열 옮김 / 책과함께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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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나와의 월드컵 평가전에서 가나의 국가가 울릴 때 우리나라 응원단이 보여준 행태가 가히 한심하다고 다른 국가에서 지적이 많다는 네티즌들의 이야기를 읽었다.  월드컵에 대한 뜨거운 관심이 꼭 애국심과 연결될리야 있겠냐마는 지나친 애국심이 조금 빗나게 투영된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그러나 한편으로 생각하면 우리의 모습을 스스로 들여다 볼때는 조금 미화될 수도 있고 감추고 싶은 부분에 대한 은폐도 가능한 것이지만 타국민을 통해 관찰될 때 때로 그것이 조금은 듣기 민망한 부분이 있더라고 우리의 실질적이 모습이라는 생각도 든다.

'스웨덴기자 아손 100년전 한국을 걷다'는 을사조약 체결을 앞둔 1904년 러일전쟁의 격변장으로 고요함과는 전혀 거리가 먼 시끄럽고 어수선한 대한제국,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진진하다.

당시 기자였던 아손이 쓴 이 책은 스웨덴에 유학 중이던 역자 김상열이 스톡홀름대학에서 발견한 책을 번역한 것으로 아손 크렙스트의 짧긴하지만 아름다운 인연인 한국 체류를 통해 바라본 우리의 이야기이다. 정치나 역사에 대한 기록이라기보다는 우리의 평범한 민중들의 생활과 풍습, 풍물이 담긴 소박한 여행기라고나 할까.

힘겨운 정치 상황이나 역경을 그저 사소한 권리의 상실로만 받아들이며 그저 순수하게 살아가는 우리 백성들은 때로 위태로운 자신의 조국의 운명도 내다보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들로 보여지기도 한다. 어떤 정치가는 '정치에 관심을 두는 절대다수가 적을 수록 정치는 발전한다'고 말했다지만 너무나 평화롭게 수십년간 치밀하게 한국의 식민지화를 준비하고 실행에 옮기는 일본을 생각할 때 어쩌면 정말 화가 날만큼 그들은 평화롭기만 하다.  그 때나 마찬가지로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소리 질러 노래 부를 줄이나 알지 시마네현의 다케시마의 날 제정처럼 철저하게 접근하는 일본을 어떻게 당할 것인가. 한국사람은 셋만 모이면 정치 얘기이고 기본 근성이 야당근성이니 어쩌니 떠들면서 정치에 지대한 관심을 보이지만 이제 우리의 애국심도 조금은 철저하게 준비되고 계획되어야 하는 것은 아닐까.

이 책의 가장 큰 재미와 기쁨은 접하기 힘들었던 사진들은 그저 글로만 100년 전 한국을 접하는 것이 아니라 현실감있고 생생하고 당시를 전하고 있는 것 같아 흥미롭고 잔잔한 웃음을 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세계화의 시대, 이웃나라 일본과의 문화, 정치적 교류가 더없이 중요한 이 시대를 살면서 시대착오적 개인의 편견을 접어둔다면 100년 전 이방인이 애정어린 눈으로 바라본 한국의 전반을 뛰어난 관찰력과 사진들, 그리고 익살맞게 묘사한 재치를 통해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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