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 21에 실렸던 칼럼. 보고 싶은 영화만 추려봤다.
글마다 편차가 크고, 맘에 쏙 드는 글이 있는가하면 이건 뭔가 싶은 글도 많다. 아무래도 '내 인생의' 뭐뭐 앞에선 감정이 쉽게 과잉되거나 억측이 난무하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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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준, 이해영 감독 (영) 맥스가 최고지. 가장 미우면서도 가장 사랑스럽고, 아주 경솔하면서도 아주 진중한... 그건 '설정'할 수 있는 캐릭터가 아니야. (준) 권태와 외로움이 뚝뚝 묻어나는 블룸도 좋고, 늘 옆이 비어 보이는 로즈마리도 좋지. 이 영화의 뛰어난 정서는 그들이 뿜어내는 기묘한 코미디, 그 아우라야. (영) 나는 블룸이 로즈마리 집 앞에서 당근을 씹는 장면이 정말 좋아. 오도독오도독. 그 당근 먹는 얼굴 때문에 로즈마리는 블룸을 좋아했을 것 같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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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효 영화감독 버스터 키튼과 헤럴드 로이드는 신나는 발견이었다. 자크 타티의 예술적 코미디에 막스 브러더스나 보브 호프의 초기 코미디, 그리고 프레스톤 스터지스의 사회적 코미디까지 섭렵했다. 그래도 코미디가 뭔지는 확실하게 잡히지 않았다.......
그의 코미디는 인간은 어차피 비루하고 결점투성이일 수밖에 없다는 데서 출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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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일곤 영화감독 그는 이 영화 마지막에 믿을 수 없이 아름다운 표정으로 자신이 사랑하던 꽃 파는 여인을 바라본다. 웃어 보인다. 오른손을 입에 수줍게 대고 자신이 고생 끝에 만든 돈으로 시력을 회복한 여인을 한없이 바라본다. 여인은 이 거리의 방랑자인 웃기를 거지를 마침내 알아본다. 그리고 묻는다. 당신? 채플린은 고개를 끄덕인다. 그리고 웃음을 잃지 않으며 그의 사랑을 바라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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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우 '나는 그중에서도 공원 장면에서 시간이 정지하는 것 같은 충격을 받았던 것 같다. 아무도 없는 공원, 회색의 하늘, 바람이 불고, 그 바람에 나뭇잎들이 끊임없이 '스스스'하는 소리를 내고, 그 밑으로 두 명의 남녀가 서로 손으 잡고 마냥 행복해한다. 그리고 그것을 찍는 사진작가. 나는 안토니오가 구획하고 결정한 그 공원의 공간들과 컷의 흐름이 보내오는 어떤 느낌에 마냥 빠져들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