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 브리핑에 반가운 글들이 떴다. 아껴가면서 읽다가 조금 서글퍼지고 말았다. 다들 행복한데 나만 힘들면 질투하고 시기하면서 좀 의욕적으로 덤비지 않을까 싶은 생각마저 들 정도로, 맘이 안 좋았다.
어제 Ch랑 얘기하다 친구랑 메신저를 하는걸 봤다. 사장이 졸라 갈군다 어쩐다 하자 상대방이 무심하게 말했다.
- 자금 사정이 안 좋나보지? 왜 그럴 때 고정비 줄이려고 사람들 알아서 나가라고 압력 넣잖아.
일천한 능력에 비위 맞추는 소질도 없는 난, 요새 왜 이렇게 회사 다니는게 힘든가 싶어 의문이었는데 그런 이유가 있었던거구나. 난 얼마나 더 알아야 사람들이 당연하게 알고 있는 것들을 알 수 있을까.
요즘 대놓고 발악을 하는 사장을 보기 전까지는 그전에 내가 얼마나 편한 직장 생활을 하고, 얼마나 재미있었는지 몰랐다. 에잇, 이까짓거 돈 안 벌면 돼, 내가 이런꼴까지 보면서 지내야돼 싶은 맘은 다른 사람들이 억한 감정을 기껏 해야 술이나 먹는걸로 푼다는걸 알면서 쑥 들어가고 말았다. 퇴근 후에 왜 자기 시간을 갖지 않냐고 청맹과니처럼 묻던 입으로 술만 먹을 뿐이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벌지 않으면 다른 가족이 내 몫의 돈벌이를 해야하는데다 난 이제 너무 많이 피해다녔다란 생각이 있었다. 그리고 이게 모두가 부침을 겪는 어른이 되는 과정이라면, 남들은 더한 것도 하고 있다란 생각에까지 미치면 정말, 벗어날 곳은 없었다. 그게 문제였다. 이곳이 아니라고 날 받아줄데가 없겠어, 이거 안 해서 내가 못벌어먹고 살겠어란 치기가 없어진 것. 만에 하나 내가 일할 수 있는 곳이 있더라도 그곳 상황이 얼마나 다르겠냐는 자포자기. 대체 왜 그러는지 알 수 없었던 사람들을 조금씩 이해하고, 밥벌이의 지겨움을 몸에 익혀가면서 wish보다 must에 끌려 사는 삶에 익숙해지고 있다.
이런 와중에 음악 선곡권을 놓고 새로 들어온 G와 투닥거리고 있는 오늘 아침 아치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