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평 갔다온 얘기나할까 하고 느즈막히 알라딘에 들어왔는데 구속, 체포, 침묵 등 한차례 난리가 난 것 같다. 슬그머니 로그아웃을 하고 빠져나가고 싶었다. 혹은 몇개의 댓글을 달고, '이 정도 했는걸' 하면서 자위하고 싶었다. 불편한 느낌, 어떻게 해야하는데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 모르는게 약이다는식으로 넘겨버리고 조금 속편하게 살고 싶은 마음. 곧 어떤식으로든 내 얘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난 엄살이지만, 그들은 절박하다는 것을 모르는 것도 아니고, 나 살기도 퍽퍽한데 잘 알지도 못하는 일로 나서는게 의미있을까란 회의감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를 해야한단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서명하기도 지치고, 시위에 못나가는 죄책감이 맘에 묵직하게 가라앉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은 맘으로 응원 밖에 없을까? 

 마냐님의 페이퍼를 보다가 '부끄러움 없는 정부는 따로 대기업에 전화를 해서 광고를 싣지 않도록 입김을 불어넣고 있다고 하는데'에 눈길이 갔다. 예전 촛불집회때 경향신문에 광고를 낸걸 기억은 하고 있을런지. 그때처럼 알라디너들이 광고를 내보는건 어떨까란 생각이 들었다. 무기력하게 '다 이명박 때문이야.'라고 하기엔 너무 오랜 시간이 남은데다 정치적으로도 정씨의 삽질로 인해 딴나라당의 기세가 수그러들 기미조차 안 보이니. 가만히 앉아서 화난다고 할게 아니라, 지금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기획하고 실천하는건 어떨까? 

 지금은 촛불집회때처럼 뭔가 들끓을때도 아니고, 알라디너가 나설 경우 사이버 모욕죄 일순위게 들 수 있는 위험가능성이 없는 것도 아니다. 그렇지만 적어도 '이건 아니잖아.'라고 말해주는 언론에 힘을 보태줄 수는 있을 것이다. 

 나는 광고를 낼때 어떻게 해야하는지도 모르고, 그때처럼 세부적인 안을 짜서 추진할 능력도 안 된다. 이런게 있어요, 수준이지만 뜻이 있는 사람들이 힘을 합친다면 가능하지 않을까란 생각이다. 촛불집회때처럼 명확한 주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저 당신들이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힘을 보태요.'가 다겠지만.

 살기 어렵다. 점점 더 어려워진다. 이럴때일수록 자신 안의 분노와 좌절감을 무력감으로 팽개치지 말고, 잘 다스려서 멋지고 재미있는 발상으로 전환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알라디너가 시작이 된다면 다른 매체들도 앞다투어 경향과 한겨레에 광고를 싣지 않을까란 예상도 해볼 수 있겠다. 

 어쩌면 지금 다른 사람들은 그러고 있는데 이건 순전히 뒷북일지 모르겠고 개인적으로 후원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괜히 설레발치는 것일 수도 있지만. 이건, 가시적인 성과가 있어야 만족하는 습성탓일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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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는 든든한 배경이 되어줄게요.
    from 기우뚱하다 내 이럴줄 알았지 2010-01-27 15:11 
     나는 혼자 들떠 일벌이는걸 즐, 아니 잘 한다. 맨날 긁어부스럼인데 즐거울리가 없잖은가. 일년 전쯤에 경향과 한겨레에 광고를 실어주면 어떨까란 제안을 한적이 있다. 굳이 광고를 실어야할까, 내가 신문을 보면 되는게 아닐까란 생각이 있었지만 같이 할 수 있고 가시적인 내용물로 자극을 받으면 좋을 것 같아서 추진했던 터였다. 신문사에 전화를 해보고, 의견을 모은다고 했지만 실행은 커녕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그 일은 가끔씩 나
 
 
웽스북스 2009-03-26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용히 보내는 지지.
힘이 없음이 무기력으로 이어지지는 말아야할텐데, 싶은 요즘이에요!

무해한모리군 2009-03-26 15: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필요한게 있으면 연락 ^^

Arch 2009-03-26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웹디양이라고 쓸뻔, 웬디양님, 자기가 전에 지식채널 PD가 써준 글 올린거 기억해요? 난 그거 하나 믿어요. 내가 대단한 일 하는 것도 아니고, 불편한 맘을 가지고 자꾸 우와 좌로 부딪혀보는 것만이 최선이라고. 웬디양님이 나보다 더 잘 알거라 믿어요.

휘모리님의 조직이 필요해요.

Arch 2009-03-27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은 없으시고, 추천만 날려주시니, 호응인 거겠죠?
음... 한겨레측에 어떻게하면 광고를 낼 수 있는지 문의했어요.
추천 다섯명과 저 위에 W양과 F양의 적극 동참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나중에 나 몰라라 하면, 아치는 민망해서 점이 될지도 몰라요.
메일이 없네요. 다시 연락을 해봐야겠어요. 어러다 흐지부지 될까, 흐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