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찌가 잠은 안 자고 때늦은 국정감사를 했다. 국정감사는 너무 거하고 시니에 감사.
-이모, 전에 내가 모은 돈이 오만오만육천원칠백만원 맞아?
-그건 또 무슨 말이야.
-그러니까 내가 전에 이모한테 맡겨둔 돈 있잖아.
-잘 기억이 안 나는데, 왜?
-아휴, 내가 얼마 전에 할아버지 집에 갔다와서 이모한테 얼마 줬어?
-팔천원? 그거 말하는거야? 지희랑 민 수첩이랑 스티커 사고 5천원 남았지. 옥찌가 그건 이모 쓰라고 했잖아.
-그럼 전에 돈은?
-잘 모르겠는데.
-그거 어디다 썼어?
-가만, (진짜 생각이 안 나서 둘러대려다 서슬퍼런 옥찌의 눈초리에 식겁. 이실직고 불었다.) 그때 옥찌가 이것저것 쓰고 팔천 얼마 남았는데 카메라 고친다고 보탰잖아.
-그래? 내가 그러라고 했어?
-응, 카메라 렌즈 깨먹고 엄청 미안해하다가 그 돈이라도 보태라고 했잖아.
-그랬나? 그래. 그럼 그러니까 그렇게 된거지?
-그건 또 무슨 말이야.
-아니 왜 사라고 돈을 줬는데 고치는데 써.
-아니, 필요한데 쓰면 되지, 꼭 뭘 사야해?
-응, 다음부터는 꼭 사도록해. 안 그러면 이모한테 안 맡겨.(잠시 수첩에 뭔가를 막 적더니) 앞으로 이모는 내가 열개를 모아다주면 한개를 주는거야.
-옥찌! 백원짜리 열개 모으면 몇개인줄 알아?
-(한참 망설이다가) 천원 아냐?
-그것도 잘 모르면서 뭐야.
-이모. 앞으로 내가 주는 돈 꼬박꼬박 저금해.
-그런다고 했잖아. 옥찌들 앞으로 통장도 만들고. 그런데 너 왜 이모한테만 깐깐해. 엄마가 옥찌 용돈 관리했어도 이랬겠어?
-(옥찌, 말을 안 한다.)
-봐, 엄마한테는 예쁜 엄마니까 다 되고 왜 나만 가지고, 옥찌 한잔 한거야? 왜 그렇게 횡설수설이야.
옥찌는 배시시 웃으며 지금 자기 잠 안 오니까 앞으로 좀 더 자기랑 놀아야 한다고 했다. 무서워서 옥찌랑 놀 수 있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