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알라디너들도 많이 많이 올리시면 좋겠어요. 책이 꽂혀있는 어딘가, 사진이랑 같이-이건 좀 나중에-. 릴레이로 말이죠. 아마 울 웬디양님 슬쩍 먼댓글 달거라고 조심스레 점쳐보는데^^ 부지런한 순오기님도 잊진 않았어요.

윤광준의 생활명품을 보다보니 내겐 어떤 명품이 있나 두리번두리번거리다 찾아냈다. 내겐 몰스킨 버금가는 육심원의 바램이 있다. 하드커버이고, 다이어리용이라기 보다는 단순 노트. 동물원 옆 미술관에서 고르고 골라 산 것. 2년 넘게 사용했지만 심부분이 약간 흔들거리는거 말고는 튼튼한데다 종이도 여전히 붙어있다. 풀로 붙이거나 실로 꿰맨 종이들 중에는 뜬금없이 뜯어지거나 한번 뜯어지기 시작해 걷잡을 수 없는 놈들이 있는데 다행히 얘는 잘 붙어 있다. 거의 다 써가지만 아직 겉표지 그림만 다른게 하나 더 있다. 하나 은행에서 사은품으로 나눠줄 때 기를 쓰고 받아낸 것. 이럴때보면 참으로 집요해.



이 소녀, 뭔가 느끼는 표정이라고 나는 생각했지만 어쨌든 바램이다.



이곳엔 책에서 읽은 내용을 적거나 그때그때 생각나는 것, 이 유머를 나중에 써먹어야겠다는걸 주로 적는데 가끔은 저거 꼭 먹어봐야지거나 저 포즈 좋구려 싶은 것도 뜯어다 붙여놓는다.


옥찌는...
 옥찌가 그려준 그림을 붙여놓기도 하고, 곰돌이는 정성스레 오려서 살짝 내 손에 쥐어줘서 나도 살짝 붙여줬다.


영화에 나온 대사도 단골 메뉴. 어린 지희는 저랬어요.


 학창시절에 친구들이 다이어리 꾸미고 할때는 콧방귀도 안 뀌었는데 늙어서 주책은 아니고, 이렇게 소소한 즐거움이 될줄이야. 글씨가 작은데다 빽빽하게 쓰는 버릇이 있어 좀 팍팍한 느낌이 들어 그림을 그려넣다보니 지희보다 못한 그림 솜씨가 날이 갈수록 날개를 다는 듯하다고 말하고 싶지만 그거 아닌거 나도 다 안다. 그래서 차마 발로 그린 그림은 못올리겠다.

 그리고, 오늘 옥찌가 앞으로 쭈욱 생활명품이 될 듯한걸 짊어지고 오셨다.


이 시계

 분명 초침이 움직일 때마다 반경 50m안에 다 들릴게 분명하지만 옥찌가 작은 손으로 조물조물 했을텐데 어떻게 장식으로만 놔둘 수가 있겠는가. 잘때만 건전지를 살짝 빼놓을 생각.

 생활명품은 결국 쓰면서 기쁨을 느끼게 하는게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육심원의 하드커버 노트를 볼때마다 괜히 므흣한 상상도 되고, 견고해서 그동안 노트에 쌓였던 불신감도 달아나 더없이 사랑스러워지는 것처럼. 옥찌의 작품이 심플하고 멋스러운 명품 시계보다 낫진 않다. 그런데 난 이 시계가 자꾸 좋아진다. 저렇게 붙어있는게 떨어지는건 시간문제겠고 굳이 시계를 안 보고 살아도 되지 않을까란 시계 존재론적 고민까지-엄살은- 할 정도로 소리가 크겠지.

 그치만 좋은걸 어떡해. 자꾸 조물조물 옥찌 손이 눈에 선한걸.

그리고 하나 더!


바로 요놈

 여유돈이 있을때마다 자전거를 사야지 사야지 했었는데 동생이 먼저 질러버렸다. 내 인생에서 자전거는 두개였는데 두개 다 도난을 당하는 바람에 살 때 제일 염두해둔 부분이 디자인이나 무게보다 남들이 눈독 안 들일만한거였는데. 이 놈은 좀 무겁고, 다른 기능 전혀 없이 그저 산뜻하고 이쁜게 다긴 하지만 자전거 도난의 표적인 청소년용이 아닌데다 눈에 쉽게 튀니 훔쳐갈 일은 없지 않을까라고 점쳐보는데. 아마 입방정 때문에 곧 일이 벌어질 것 같은 예감이 들기도 하고.

 자전거를 탄다.

내리막길에서 바람을 맞으며

다리에 들어간 힘을 온몸으로 전달하며

자전거를 굴린다.

바람은 자전거의 은밀한 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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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넛공주 2008-07-26 18: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아아 멋져요!

Arch 2008-07-26 19:39   좋아요 0 | URL
와아아, 도넛공주님도 멋져요.

웽스북스 2008-07-27 16: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흑 자전거 나도 사고싶어요 그런데 안탈게 너무 분명!
생활명품은 따라하고싶긴 한데, 제가 물욕이 없는 편이라 (어머?) 물건에 잘 집착을 안해요- 뭐 굳이 있다면 얼마 전 샀던 명품노트? ㅎㅎㅎ

Arch 2008-07-27 23:32   좋아요 0 | URL
혹시 그 명품 아저씨께 산거 아니에요? ^^ 나름대로 추측하고 앉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