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모기와 사투를 벌이느라 새벽잠을 몽땅 날려먹어 아침부터 해롱대고 있는데 옥찌가 내 방으로 와선 이제 일어날때 안 됐냐며 날 흔들어 깨웠다.
-조금만 더 자고 싶은데.
-오늘 안 나가?
-지금 몇시야?
-작은 바늘이 7에 가있는데.
-긴 바늘은?
-3
-아, 일어나야겠다.
-이모, 밥은?
-밥 먹어야지. (무슨 일이 있어도 아침밥 사수)
-내가 수저 놔줄게. 세수하고 와.
-근데 옥찌, 너 열 나는거 같아.
-응. 목도 아프고, 이마가 뜨거워.
-약 먹을까?
-밥 먹고.
즈히 엄마가 밥상을 차리는 동안 수저랑 젖가락을 놓던 옥찌는 식탁에 밥이 놓이자마자 부지런히 밥을 먹는다. 입맛도 좋지, 아침인데. 건성으로 밥을 뜨자 옥찌가 한마디 거들었다.
-이모, 엄마가 밥 빨리 먹으면 콘푸라이트 준댔어.
-어.
지희 눈이 반짝인다. 과자를 너무 좋아하는거다. 밥을 다 먹고, 도시락 챙겨서 나가려다 주전부리로 콘푸라이트를 좀 싸가려고 하는데 지희가 거든다.
-이모, 우유 하나 가져가지.
우유는 안 챙겨나왔지만, 아침부터 조그만 녀석 덕분에 괜히 입가에 웃음을 흘리는 시니에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