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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로베르트 무질, 특성 없는 남자1, 2

그러니까 독일문학 교양 수업이었을 게다. 로베르트 무질의 '세 여인'을 읽은 것은. 수업 시간에 읽었던 책들은 충실한 리뷰와 뚜렷한 각인으로 남는다. 환상적이면서 독특한 작가의 세계에 빠져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 소설은 일단 목차만으로도 관심이 간다. 현재형이나 명사, 완결되지 않은 문장으로 끝나는 목차들은 마치 순간적인 영감에 의해 착안된 미술 작품을 연상케한다. 물론 작가는 치밀한 의도 하에 이 소설을 집필했을 테지만. 사유소설이라는 일종의 장르를 개척한 작품이라는 말에도 매우 흥미가 동한다.


2. 이기호, 김 박사는 누구인가?

재기발랄함이 이 작가의 큰 미덕이다. 더불어 풍성한 입맛을 경험할 수 있다. 이 소설집도 그러한 전작들의 위상에 힘입어 충분히 기대할 만하다.


3. 루키아노스의 진실한 이야기

문학의 원형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그것은 신화, 설화, 민담에서 비롯된 것일 테다. 누군가 이야기를 만들어내면 또 누군가가 변형하고, 들려주면서 끊임없이 내려왔으리라. 그래서 옛이야기꾼들에게 유독 관심이 간다. 태초의 이야기들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 왕과 왕국이 있고, 알려지지 않은 세상에 대한 호기심으로 충만했던 그 시대의 이야기꾼들은, 참으로 행복했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자꾸 신작보다 고전에 눈이 가는 게다. 옛이야기꾼의 환상적인 이야기들은 어떨까 매우 궁금해졌다.


4. 알려지지 않은 밤과 하루

무척 읽고 싶은 책이다. 현대작가론 시간에 '배수아론'을 발표했던 적이 있다. 배수아의 초기작들은 확실히 트렌디하고 소녀적이었다. 그녀는 당시 어떤 작가와도 다르게 키치적이었다. 분석하려드는 이들을 오히려 헷갈리게 만들고 깔깔거리는 마성의(?) 작가와도 같은 매력이 있었다. 그런데 배수아는 독일 유학을 계기로 완전히 작풍을 바꾼다. 자기 세계를 허물고 새로 짓는 작가의 모습은 놀랍고도 충격적이었다. 그리고 그 세계는 이전보다 훨씬 더 매력적이었다. 문장은 시처럼 촘촘해지고, 사유는 깊어졌다. 예전처럼 술술 읽히지 않지만, 오히려 더 읽는 맛이 살아난다. 예전에 '소설은 한 번 쓰고 절대 퇴고하지 않는다'라고 그녀가 말한 적이 있다. 과연 지금도 그럴까? 만약 그렇다면 한 문장 한 문장은 각고의 노력 끝에 나오는 것이리라. 배수아의 소설은, 쿤데라처럼 사유와 서사를 조합한 사유소설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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