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세 번째로 추천 페이퍼를 써보니, 어떤 책이 선정되는지 감이 잡히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이전에 선정된 책들을 주욱 거슬러 올라가며 찾아봤습니다. 역시나 '신간평가단'이라는 말에 걸맞은 소설들이 많이 선정되었더군요. 그리고 몇 가지 선정 기준이 있다는 사실을 파악했습니다.


되도록이면 '최근작'이 선택되더군요. 그러다보니, 생존한 작가의 최신작이 발탁될 확률이 높고요. 즉 최근에 발간되었더라도 재판되었거나 세계문학전집으로 발간된 작품은 좀처럼 선정되지 않더군요. 기획시리즈 일환으로 출간되는 작품도 좀처럼 선정되지 않더군요. 생각해보면, 출판사 입장에서도 이미 잘 알려진 거장의 작품에 굳이 리뷰가 필요할 것 같진 않아요. 영화로 나왔던 유명소설도 마찬가지고요. 말 그대로 '신작', 갓 써서 따끈따끈한 신작 위주로 추천해야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다고 이 원칙이 절대적이란 얘기는 아닙니다. 그리고 옛 작품 중에서도 굉장히 낯선, 처음 번역되는 작품도 있을 수 있고요. 그래서 이번 추천작에도 신작 위주이지만, 그런 작품도 끼어들어 있습니다.


그리고 '주목할 만한 신간'만을 보면 아무래도 제외되는 작품 수가 너무 많더군요. 그래서 리스트를 100개씩 보게 하여 전체 출간된 소설을 보니 훨씬 많은 작품이 레이다망에 걸렸습니다. 라이트노벨이나 만화, 특정장르소설을 제외하면 모두 해당되니까요. 그래서 이번부터는 좀 더 촘촘하게 더듬어 책을 선정해보았습니다.


1. 포르투나

사실 추리소설이라는 장르에 언뜻 손이 가지는 않습니다. 정말 훌륭한 작품은, 여러 번 읽고 싶은 작품이라고 개인적으로 여기는데요. 범인과 트릭을 알게 되면 흥미가 반감되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물론 추리소설 중에도 재독하고 싶은 훌륭한 책들도 많습니다. 미미 여사의 모밤범이나 루스 랜들의 활자잔혹극이 저에게는 그런 작품이었습니다. 심지어 활자잔혹극은 범죄의 내막을 모두 말해주고 이야기를 시작하는데도 끝까지 긴장감을 유발하는 기막힌 솜씨를 보여줍니다. 그러니까 장르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작품을 쓰느냐가 중요한 거겠죠.


포르투나의 작품소개를 읽으면서 여러 장르가 섞여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빈치와 마키아벨리의 대결이라는 점도 흥미진진하지만, 이렇게 다른 시대를 배경으로 한 추리소설은 역사도 함께 탐구한다는 점에서도 흥미진진하지요. 에코의 장미의 이름처럼 중세의 지적인 추리모험극을 기대합니다.


2. 1조 달러

자, 이번에는 '경제 스릴러'입니다. 어느 가난한 피자가게 배달부가 1조 달러를 얻는 소공녀 같은 행운을 얻게 됩니다. 아마도 그는 그 행운으로 어떤 모험을 감행하려는 것 같습니다. 돈의 원천을 탐구하는 그 과정이 색다른 스릴러가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특히 1995년에서 1998년을 배경으로 한 실물경제의 이야기들이 IMF를 겪어낸 우리의 현실과 닿아있을지도 모르고요. 더 최근의 세계공황, 리만브라더스 사태 같은 것과 연관시켰으면 더 흥미로웠을 거란 생각이 들긴 합니다. 아무튼 역사적 사실과 경제적 지식, 소설적 재미까지 더해진다면 금상첨화일 거란 생각이 듭니다. 읽어본 분들의 평이 없어 다소 걱정되기는 하지만요. 




3. 화형법정

이 소설은 재판되었다는 걸 알았지만, 그래도 추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야기 자체가 너무 흥미롭더군요. 존 딕슨 카의 다른 명작 추리소설들을 재미있게 읽은 적이 있는 터라 저자에 대한 신뢰도 있고요. 사랑하는 아내가 이미 300년 전에 화형당한 어느 범죄자와 똑같이 생겼다는 사실에서 소설은 출발합니다.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면서 진행하는 이야기가 끝까지 눈을 뗄 수 없었다는 평과 함께 흥미를 돋웁니다. 과연 아내는 누구일까요? 기상천외하다는 결말은 무엇일까요? 






4. 눈의 아이

미미 여사가 또 작품을 발표했군요. 히가시노 게이고처럼 상당히 다작을 하는 터라 저도 그렇게 많은 작품을 읽어보지는 못했습니다. 그래도 모방범과 낙원, 이유, 화차, 괴이, 기이한 이야기 등을 통해 작가가 가진 능수능란한 재능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이번에는 단편집이라고 합니다. 그렇지만 작품 수가 적은 걸 보니 아주 짧은 작품들은 아닌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역자후기에서 '미미여사의 현대물 깔대기'라는 제목에서 빵 터졌습니다.


미미 여사는 작품에서 그저 트릭뿐만 아니라 사회의 어두운 면을 드러내는 작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 애정하는 작가입니다. 초현실적인 면을 작품 속에서 적절히 활용하는 점도 미미 여사의 장기지요. 이번 단편집이 그래서 기대됩니다.


5. 밀수꾼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에스파냐의 작가더군요. 작품 내용을 보니 바다에서의 모험을 환상적인 사건과 함께 결합한 듯합니다. 바다 위에서의 삶은 너무 위험하기에 오히려 매혹적으로 보입니다. 파이이야기에서 한 소년이 호랑이 한 마리와 외로운 삶을 견뎠다면, 이 소설에서는 황금양털을 찾아나선 원정대 같은 모험을 한다고 합니다. 특히 그리스신화의 재해석을 담고 있다는 부분에 눈길이 갑니다. 에스파냐의 이 낯선 작가가 어떤 낭만적이고 아이러니한 이야기를 들려줄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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