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의 사금파리 - 손때 묻은 동화
박완서 지음 / 열림원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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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의 사금파리는 기대만큼 향수를 자극한다. 물론 나는 작가의 유년시절을 이해할 만큼 세월을살 진 못했기에 작가의 유년시절에 동경을 느끼는 정도이다. 그리고  사금파리 같은 그 순박하고 참다웠던 삶의 세월이 부럽기조차 하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은 작가의 이야기에서 할머니의 옛이야기도 아닌, 그렇다고 모험 가득한 소설적 재미도 없는 무덤덤함을 어떻게 받아 들일까 궁금해진다.

작가가 유년의 기억을 살려 쓴 짤막한 동화들은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읽은 어른 독자라면 새로울 것 없는 내용이다. 뒷 부분의 동화 세 편은 상징이나 비유의 메시지를 잘 찾아 읽어야 한다. 작가 특유의, 리얼리즘 기법이라고 할만한 이야기를 제대로 건드려 주면서도 날고기 냄새는 나지 않아 작가의 깊이가 느껴지는 이야기들이다.

동화라고는 하지만 책의 스타일이 초등학생이 쉬이 손에 잡을 건 같지 않고 삽화나 장정 제본 삽화가 모두 어른  취향이다. 이십년 전 잡지에 기고했던 동화들을 재편찬 한 사연이 있는 만큼 씌여진 책이라는 느낌보다 만들어진 책이란 느낌이 강하다. 그래서 내용도 초등학생용도 아닌 청소년용도 아닌 어른용도 아닌 어중간함이 있는데 그래서 그 모두가 다 읽을 수 있는 책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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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힘이 세다 : 한국편 세상을 바꾼 여자들의 빛나는 도전 이야기
유영소 지음, 원유미 그림 / 함께자람(교학사) / 200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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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힘이 세다 '세계편을 읽고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에 한국편을 읽게 되었다. 꾸무리한 날씨탓인지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파란만장한 역사 탓인지 글쓴이의 생생한 표현력 덕분인지 여자라는 공감대 때문인지 코 끝이 찡해지는 대목이 많았다.

두만강을 넘나들며 군자금을 마련했던 정정화,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무료진료에 힘썼던 박에스더, 가족법을 개정하기 위해 노력한 이태영... 시대를 초월해 선구자적 삶을 살았던 그들은 개인의 삶을 살아 냈다기 보다 역사를 시대를 살아낸  삶이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개인은 변화하고 환경 또한 그러하다. 그렇기에 시대를 '인식'하고 그 시대 속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을 발견하고 찾아내는 것이, 의미 있는 삶을 살다 갈 수 있는 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과 역사를 객관적으로 보고 내 삶의 지침도 마련할 수 있는 인물이야기책들이다. 인물이야기는 사실에 기반을 두었기에 인각극장을 보는 휴머니티가 있다.

이 책 역시 불굴의 도전정신을 가진 여성들의 지난한 삶에서 느껴진 휴머니티가 압권이었다.  3-4시간의 잠을 자는 시간도 아까웠다는 조수미의 말처럼 그렇게 살다보면 나도 어느 결엔가 여자는 힘이 세다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지 않을까. 한 인물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파고 들어간 인물이야기는 아니지만. 사진과 사료를 통한 다양한 구성이 위인전의 고루함을 몰아내었다.

인물이야기가 그렇듯이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연히 역사에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데, 역사 속에서 인물의 삶을 살피다 보면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가 단순한 자리가 아님을 깊이 느끼게 된다. 나는 비록 그들이 힘겹게 투쟁해 온 역사의 결과물을 누리고 살고 있지만 나 또한 한 알의 밀알이 되는 심정으로 후손들에게 무언가를 물려 주어야 할 것 같은 사명감이 솟는다. 그리고 역사 저편의 이름 모를 무수한 선조들에게도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 지금 내가 여기에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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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4-04-14 2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세계편을 작년에 우리 큰애가 보고 좋아하였는데 얼마전 한국편도 사 두었어요. 아직 읽진 않았네요. 좀 있다 읽어야지~

2004-04-14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한국편이 더 와 닿았는데 애들은 세계편이 더 재밌다고 하네요. 세대차이인가..ㅡ.ㅡ
 
여자는 힘이 세다 : 한국편 세상을 바꾼 여자들의 빛나는 도전 이야기
유영소 지음, 원유미 그림 / 함께자람(교학사) / 2004년 1월
평점 :
품절


'여자는 힘이 세다 '세계편을 읽고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던 터에 한국편을 읽게 되었다. 꾸무리한 날씨탓인지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파란만장한 역사 탓인지 글쓴이의 생생한 표현력 덕분인지 여자라는 공감대 때문인지 코 끝이 찡해지는 대목이 많았다.

두만강을 넘나들며 군자금을 마련했던 정정화,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무료진료에 힘썼던 박에스더, 가족법을 개정하기 위해 노력한 이태영... 시대를 초월해 선구자적 삶을 살았던 그들은 개인의 삶을 살아 냈다기 보다 역사를 시대를 살아낸  삶이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개인은 변화하고 환경 또한 그러하다. 그렇기에 시대를 인식하고 그 시대 속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을 발견하고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리라. 그래서 역사 속의 인간의 삶을 접하려면 인간의 이야기를 다룬 책을 읽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위인전을 읽을 때면 항상 떠오르는 불굴의 도전정신이라는 말이 이 책에서도 역시 뼛 속 깊이 느껴졌다. 3-4시간의 잠을 자는 시간도 아까웠다는 조수미의 말처럼 그렇게 살다보면 나도 어느 결엔가 여자는 힘이 세다의 한 귀퉁이를 차지하고 있지 않을까. 한 인물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파고 들어간 인물이야기는 아니지만. 사진과 사료를 통한 다양한 구성이 위인전의 고루함을 몰아낸다.

인물이야기가 그렇듯이 이 책을 읽다 보면 자연히 역사에 눈을 돌릴 수 밖에 없는데, 역사 속에서 인물의 삶을 살피다 보면 지금 내가 서 있는 이 자리가 단순한 자리가 아님을 깊이 느끼게 된다. 나는 비록 그들이 힘겹게 투쟁해 온 역사의 결과물을 누리고 살고 있지만 나 또한 한 알이 밀알이 되는 심정으로 후손들에게 무언가를 물려 주어야 할 것 같은 사명감이 솟는다. 그리고 역사 저편의 이름 모를 무수한 선조들에게도 감사하는 마음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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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시간에 백 마일을 달리는 개 작은 책마을 37
제레미 스트롱 지음, 닉 샤렛 그림, 고정아 옮김 / 웅진주니어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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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학년 남자아이들이 좋아할 법한 책이다. 좌충우돌 못 말리는 개 한 마리를 훈련시키려고 하는 과정에서 주인공은 경찰서를 세 번이나 다녀온다.(사실은 잡혀갔다고 해야 하나?) 결국 개를 훈련시킬 아이디어를 짜내고 그것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게 되고 부모의 꾸지람을 듣지만, 불가능해 보이던 것을 계속 시도하다가 결국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자신이 원하던 바가 이루어졌다는 이야기다.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재미를 주는 책으로 권장해도 좋겠고, 아이디어와 도전정신에 따르는 실수에 대해서도 얘기 나누면 재미있겠다. 닉샤렛의 그림이 주는 경쾌함과 재치가 번득이는 작가의 유머스런 문체가  내용과 어우러져 진도가 잘 나가는 책이다.  동네 또래 아이들 간의 팽팽한 긴장감, 좌충우돌 실수에 실수..."너무 많이 웃어서 내 친구는 힘줄이 터질 뻔 했대요."라고 표지에 써있는 만큼  웃긴 이야기는 아니지만 웃기긴 웃긴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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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인터넷 사이트 고민의 방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45
재클린 윌슨 지음, 닉 샤랫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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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재클린 윌슨과 닉샤렛 콤비의 글은 이제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나는 닉 샤렛의 그림만 봐도 재클린 윌슨의 경괘한 글솜씨가 떠오른다. 글과 삽화가 보면 볼수록 어울린다. 이 콤비의 책들은 요즘 아이들의 감각에 잘 맞는다. 현재, 이 곳에 살 고 있는 아이들의 동시대적인 고민과 상황들이 가감 없이 간결한 문체로 잘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경쾌하고 단순한 문체는 유머러스하고 감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주제 의식은 결코 가볍지가 않다. 이혼, 장애아, 학교 외톨이 문제를 다루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인정해주는 우리 아동문학들은 사실은, 대체로 무거운 느낌의 것들이 많다. 아이들에겐 아이들이 가진 에너지의 빛으로 보더라고 가볍게 접근하는 것이 어울린다.

재클린 윌슨은 무거운 주제를 경쾌하게 풀어내는 특별한 재주가 있는 듯이 보인다. 그 재주로 인해 우리 집 아이들과 나는 이미 그녀의 팬이 되버렸다. 저자의 최근작들 가운데 가장 고학년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사이트 고민의 방>은 역시나 쿨하게 읽힌다. 한 명 한 명의 고민을 일인칭 시점으로 서술하고 사이트 내에서 다른 아이들의 생각을 답글 형식으로 표현한 것도 새로운 형식이라는 점에서 신선했다. 고학년들이 읽는다면 정말 자기 얘기인듯 확실한 동일시가 될 것이다. 마지막에 고민의 방 공모에 참여한 글들은 무척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나는 아이들이 쿨하게 살되, 삶의 무게를 제대로 느끼고 진지한 고민의 자세로 인생을 헤져 나갔으면 좋겠다. 재클린 윌슨의 작품들은 이 두 가지를 가르쳐 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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