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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반 인터넷 사이트 고민의 방 ㅣ 시공주니어 문고 3단계 45
재클린 윌슨 지음, 닉 샤랫 그림, 지혜연 옮김 / 시공주니어 / 2003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재클린 윌슨과 닉샤렛 콤비의 글은 이제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 나는 닉 샤렛의 그림만 봐도 재클린 윌슨의 경괘한 글솜씨가 떠오른다. 글과 삽화가 보면 볼수록 어울린다. 이 콤비의 책들은 요즘 아이들의 감각에 잘 맞는다. 현재, 이 곳에 살 고 있는 아이들의 동시대적인 고민과 상황들이 가감 없이 간결한 문체로 잘 표현되어 있기 때문이다.
경쾌하고 단순한 문체는 유머러스하고 감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지만 주제 의식은 결코 가볍지가 않다. 이혼, 장애아, 학교 외톨이 문제를 다루는 것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인정해주는 우리 아동문학들은 사실은, 대체로 무거운 느낌의 것들이 많다. 아이들에겐 아이들이 가진 에너지의 빛으로 보더라고 가볍게 접근하는 것이 어울린다.
재클린 윌슨은 무거운 주제를 경쾌하게 풀어내는 특별한 재주가 있는 듯이 보인다. 그 재주로 인해 우리 집 아이들과 나는 이미 그녀의 팬이 되버렸다. 저자의 최근작들 가운데 가장 고학년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 사이트 고민의 방>은 역시나 쿨하게 읽힌다. 한 명 한 명의 고민을 일인칭 시점으로 서술하고 사이트 내에서 다른 아이들의 생각을 답글 형식으로 표현한 것도 새로운 형식이라는 점에서 신선했다. 고학년들이 읽는다면 정말 자기 얘기인듯 확실한 동일시가 될 것이다. 마지막에 고민의 방 공모에 참여한 글들은 무척 감동적이기까지 하다.
나는 아이들이 쿨하게 살되, 삶의 무게를 제대로 느끼고 진지한 고민의 자세로 인생을 헤져 나갔으면 좋겠다. 재클린 윌슨의 작품들은 이 두 가지를 가르쳐 줄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