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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집을 하시겠습니까 - 가고 싶은 카페에는 좋은 커피가 있다
구대회 지음 / 달 / 2016년 4월
평점 :
책을 쓴다. 작가가 된다.는 생각은 책읽기를 좋아하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 쯤은 해봄직하다. 그러나 생각은 생각일뿐 그것이 구체적으로 현실화 되는 것은 다른 차원의 일이다.
그러니까 좀, 지금 생각하니 웃음이 나는 일이긴 한데 나는 책쓰기 강좌를 들은 적이 있다. 글쓰기도 아니고 책쓰기 말이다. 8주인가 구체적인 일정으로 책을 써가는 과정을 체험했다. 그나마 꼬박꼬박 숙제를 해간 것은 강의자에 대한 최소의 예의였다. 강의 듣기는 집에만 있는 나를 끌어내기 위한 남편의 특단의 조치였으므로 중딩이 가기 싫은 학원 다니듯 그렇게. 다녀준다,내가. 이런 모드였다.
음. 때아닌 새벽에 고해성사 분위기인데. ㅎㅎ 지루해질 예정이다. 아무튼 그 과정을 통해 책을 쓸 수 있을 것 같았다. 내적 동기가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강의 시간이 토요일 오전이었다. 정말 열의가 있는 다양한 직종의 직장인들이 많았다. 지나고보니 강의하신 분도 참 훌륭했고 수강자들도 정말 좋은 사람들이었다. 나는 그 중 가장 열정적인 젊은이랑 친해져서(그는 무려 뮤지컬 배우였다ㅇㅎㅎㅎ)그 후로 도서관 강의를 같이 들으러 다니기도 하고(그는 무지한 다독가였다) 배우님이 나중에 강의를 하게 되었을 땐 친구들을 몰고 참석하기도 했다. <커피집을 하시겠습니까> 책이 나왔을 때 나는 그 열정적인 배우님 ㅁㅈ씨를 떠올렸다. 열정이란 면에서 ㅁㅈ씨는 구대회작가와 닮았기 때문이다.
결국 그 책쓰기 강좌는 어떤 식으로든 책쓰기와 연결이 되었는바, 적어도 이런 질문을 던질 정도의 내적동기는 형성 시켜 준 셈.
`커피책을 쓰시겠습니까?`
암튼 나의 강좌순례기는 좀 다채롭다.는 이쁘게 쓴 말이고 잡다했다. 신혼초부터 들어온 강좌들을 일일이 열거까진 할 거 없고 그나마 가장 최근에(라고 해봐야 4,5년전이다) 집착한 강의가 커피 강좌들이었다. 여기저기 닥치는 대로 들었다. 멀리까지 몇 주에 걸쳐 다니기도 했다. 내가 좋으니 주변인들 까지 끌고 다녔다.
그러다 생전 안해보던 자격증 시험에도 도전을 했다. 노후에 카페라도?(카페는 힘이 있을 때 해야 함을 <커피집을 하시겠습니까>를 읽고 알았다)하려는 생각이었다.그때는. 아 이 글을 쓰고 있으려니 그동안 섭렵했던 맛있는 커피집의 사장님들이 보고 싶다. 맛있는 커피를 내리는 사람들은 마음도 따듯하다.
그런데 내가 들어 본 커피 강좌중에 으뜸이 구대회작가의 커피클래스였다. 커피에 대한 전반 적인 이해와 해박한 지식은 기본이고 전달력과 실전 테크닉까지. 그는 풍부한 인문학적 소양을 바탕으로 맥락을 꿰어주는 강의를 한다. 그는 이제 바빠서 강의를 하지 못한다. 그는 1인 커피숍의 오너이고 그이의 더치커피와 천원 아메리카노를 마시려는 손님이 줄을 잇기 때문이다. 강의를 하지 못하는 것은 그렇다쳐도 그의 카페에 핸드드립 메뉴가 사라진 것은 애석한 일이다. 그는 얄미울 정도로 깔끔한 드립 커피를 내린다.
그런 그가 <커피집을 하시겠습니까>출간에 맞춰 `구대회의 원데이 커피클래스`이벤트를 한다. 더 없는 기회다. 나는 신청하고 싶지만 이미 수강경험자라 다른 분들께 기회를 드린다. 비록 10인이라는 제한 된 숫자지만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적극 참여해보시길 권한다. 구대회작가에게 커피 강좌를 들을 수 있는 드문 기회기도 하거니와 그를 `알 수` 있는 좋은 기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