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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나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네이선 사와야 지음, 김이선 옮김 / 엘리 / 2016년 6월
평점 :
절판
주말에 친구가 다녀갔다. 일상과 단절 되고 싶고 혼자 있고 싶어 내려왔지만 그것도 한 일주일이 한계인 것 같다. 슬슬 심심해진다 싶을 때쯤 친구가 와서 맛집도 다니고 바다수영도 하며 주말을 보냈다.
친구의 스노클링 장비?를 하고 바다를 향해 갈 때까지 가보자는 심정으로 죽죽 나가는데 어찌나 자유함이 느껴지는지 <각성>의 마지막 장면이
생각났다. 이런 기분이었겠군...
다음 날 아침은 바쁜일상을 겨우 쪼개 내려 온 친구를 배려차 잠시 혼자 있게 두고 산책을 다녀왔더니 친구는 이불 속에서 <나는 나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를 읽으며 행복해하고 있었다.
‘쑥아, 이 책 참 괜찮다. 읽어봐‘
친구는 가고 책은 남았기에 빗소리를 기다리며 책을 펴들었다.
누워 읽기 무거운 큰 판형의 책이었지만 사진이 많고 글은 성겨서 쉽게 손이 간, <나는 나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는 변호사를 그만두고 브릭 아티스트가 된 네이선 사와야의 작품 에세이였다. 자신이 만든 작품 이야기를 하는 중에 저자의 과거, 현재, 가족의 얘기도 자연스럽게 나온다.
하나의 통시적은 자전 에세이가 아니라, 부분 부분 장면이 하나씩 엮여서 저자의 생애를 알게 해준다는 점에서 책 자체가 브릭 아트라는 생각이 들었다. 상처나, 고통, 외로움이나 슬픔에 관해 전혀 언급하지 않는데 이웃과 멀리 떨어진 숲에서 성장한 소년의 외로움 같은 게 느껴졌다.
예술에 대한 저자의 생각, 예술행위를 설명하는 방식, 진솔하고 담담한 문체가 조화롭다. 작품을 감상하며 이야기를 듣는 편안한 갤러리 투어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