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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 게임 - Perfect Game
영화
평점 :
현재상영
야구 영화를 특별히 좋아한다거나 아끼지는 않으나, 요근래 야구영화를 참 많이 관람한 듯 하다. 아직 개봉전이지만 운좋게 은행 이벤트에 당첨되어 시사회를 다녀왔다. 그것도 무지무지 추웠던 토요일 아침 시사회였다. 전날 친구들과의 새벽까지 이어진 만남의 여파로 그 아침 일어나기 힘겨웠으나 조승우는 외면하기 어려웠다.
두꺼운 외투와 목도리로 중무장을 한 채 영화 시작전 겨우 도착한 나는 따뜻한 커피와 함께 상영관으로 들어갔고, 그리고 두시간 동안 실로 가슴 가득한 감동과 따뜻함을 보고 왔다. 실화이기 때문에 결과는 충분히 예측가능하다. 그런 실화를 어떻게 극적으로 풀어내는가가 영화의 흥행을 좌우한다고 생각 된다.
우선은 두 배우의 열연이 한치의 모자람도 없다. 한 시대를 풍미한 대한민국 야구사의 최고의 라이벌, 최동원과 선동열...최동원역의 조승우와 선동렬역의 양동근의 그 외향적인 모습에서도 상당히 신경을 쓴 듯 보였고, 그에 걸맞는 열연은 영화를 한층 상승시키는 힘이었다.
당시에도 천재적인 야구 실력, 그리고 부산 롯데와 광주 해태, 경상도와 전라도의 대표적인 두팀, 연대와 고대 등 그들의 라이벌 관계는 흥미진진하고 항상 궁금증을 유발한다. 영화는 우리가 알지 못헀던 시대적으로 야구로 시선을 돌리게 하는 정치적인 의도가 숨어있음을 보여주기도 한다.
라이벌 구도의 영화는 늘 비슷한 포맷으로 풀어지지만 누군가는 악인으로 누군가는 선인으로 풀어가기 쉽지만, 영화는 한 시대를 풍미한 두 선수가 최고의 자리에서의 경쟁구도 외에 인간적인 고뇌와 질투까지 세심하게 표현되어있다. 그들을 봄으로 서로가 폭풍같은 질투의 경쟁자만이 아닌 선의의 라이벌로 살아가면서 각자를 발전시키고 노력하게 하는 원동력임을 보여준다. 왜 두 선수 모두가 최고인지를 보여준다. 지금은 고인이 되어 자신의 이야기를 감상할 수 없는 고 최동원 선수가 영화를 보는 내내 무척이나 그립고 존경스럽게 느껴진다.
얼마전 티브에서 그의 다큐를 보았었는데, 그는 그 자신의 노력뿐 아니라, 동료 선수들을 위해 노조를 만들고, 선수들의 권익을 위해서도 자신을 희생해 대변하는 선도자 역할을 한 걸 보았다. 참으로 존경할 만한 분이다라는 생각을 했다. 혼자만을 위했다면 좀 더 쉽게 선수의 길을 갈수도 있었을텐데, 그보다 더 큰 대의를 위해 노력한 그를 기억하고 잊지 않았음 좋겠다.
영화의 마지막 경기를 보며 투혼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생각이 든다. 두 선수가 맞대결을 펼친 3번의 경기 중 마지막이었던 1987년 5월 16일의 롯데와 해태의 대결은 실제로 보지 못했다. 최고의 명승부인 그 경기를 스크린을 통해 보는 느낌은 그 감동 그대로 전해질 듯 잘 그려냈다.
최동원과 선동열의 마지막 맞대결은 그야말로 투혼이며, 감동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투수는 과연 누구일까?? 연장까지 15회, 장장 4시간 56분간 이어진 경기는 결국엔 승부를 가리지 못한 무승부로 끝났다. 두 선수의 치열하고 열정적인 투구로 승부는 가리지 못했으나, 이미 누가 승자이고, 누가 패자인것은 그 경기를 보는 사람들은 중요치 않게 생각된다.
한시대에 좋은 경쟁자가 있다는 것은 행운이다. 그것이 서로에게 좋은 점으로 작용하여 서로를 발전시키는 약으로 작요할 수 있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