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득이 - Punch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몇년전 김려령의 소설 완득이를 읽었을때가 생각난다. 거침없이 스피디한 문장은 읽으면서 눈 앞에 영화 장면으로 전환되어 생생하게 그려졌다. 글들은 대사가 되고, 장면들은 액션이 되고, 골때리는 완득이와 똥주는 페이지를 넘기면서 점차 그 캐릭터를 완성해 가는 상상으로 즐겁고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새롭다.  

영화로 만들면 참 재미있겠다싶었다. 그럼,그렇지...책은 드디어 영화화되었다. 영화로 만들어진다고 했을때 연기의 신이라 할 수 있는 김윤석에 대한 믿음은 변함이 없었으나, 과연 유아인이라는 배우가 완득이를 잘 소화해 낼까는 약간의 의문이 남았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성균관 스캔들이라는 드라마를 통해 자기의 역을 100분 소화해내는 유아인을 보며 걱정은 안심으로 변했다. 그렇게 나는 개봉하기 전부터 변함없는 애정을 가지고 기다렸고, 드디어 영화를 만날 수 있었다. 

고등학교 2학년인 도완득과 담임 똥주선생의 만남은 시종일관 변치않고 즐거움을 선사한다. 마주하는 옥탑방과 그 주변환경은 우울하기 그지 없으나, 그들의 모습은 어쩜 그리도 유쾌한지 빵빵 터지는 웃음은 좀체로 멈출 수가 없다.  완득이를 둘러싼 환경이 불우해 보이고, 결코 만만치 않으나 똥주는 그런 완득을 동정의 시선으로 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완득이를 괴롭히는 자에 가깝다. 그래서 완득이의 기도는 간절해진다.^^;  

책에서처럼 영화는 도시 빈민가, 장애인, 그리고 이주 외국인 노동자 등 자칫 어둡고 암울할 수 있는 무게로 그려질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시종일관 귀엽지만 시니크해 보이는 주인공 완득이와 규칙에 얽매이기보다는 거침없이 자유로운 멘토 똥주선생, 장애를 가졌지만 올곧은 완득이의 아버지, 아들에게 존대를 하는 따뜻한 필리핀 어머니, 욕지거리를 입에 달고 살지만 미워할수 없는 옆집 아저씨 등 생생하고 강력한 캐릭터들을 통해 활기차고 희망이 가득한 삶의 현장으로 다가온다.  

우리 시대의 잔인한 삶의 현장들과 요소들을 유쾌하게 그려내면서도 잔잔한 감동을 선사하는 종합선물 세트와도 같은 영화...오랫만에 맘껏 웃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김윤석과 유아인이 아니라면 그 누구도 생각할수도 없었던 딱 맞춤한 배우같은 그들의 농익은 연기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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