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을 나온 암탉 - Leafie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워낙에 황선미 작가의 원작<마당을 나온 암탉>에 깊은 감흥을 받은지라, 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한껏 높아져갔다. 얼핏 들은바로 제작을 맡은 명필름이 이 영화를 애니로 추진할때, 주변에서 모두 만류했다는(아마 흥행에 대한 것이겠지..노력한만큼 흥행하지 못하리라는..우리나라 애니의 현실이 참 아십다.) 소리를 들었고, 천신만고끝에 완성하여 드디어 개봉을 기다린다는 기쁜 소식에 우선 제작자에 감사를 보내야겠다. 빛을 보지 못할뻔 한 만큼 흥행에도 성공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줄거리는 이렇다.  (영화사 제공)

양계장에 갇혀 살며 알만 낳던 암탉 잎싹은 마당으로 나가 자유롭게 살면서 알을 품어 보기를 꿈꾼다. 며칠을 굶어 폐계 흉내를 내다가 드디어 뒷산의 폐계 웅덩이에 버려져 마당을 나오는데 성공하지만, 애꾸눈 족제비에게 잡아 먹히기 일보직전에 청둥오리 나그네의 도움으로 폐계 웅덩이에서 벗어나 가까스로 목숨을 구하게 된다. 드디어 대자연으로 나온 잎싹은 나그네와 달수의 도움을 받아 자유를 만끽하며 서서히 적응해 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버려진 오리알을 발견하고 난생 처음 알을 품기 시작하는 잎싹. 애꾸눈 족제비로부터 잎싹과 알을 보호하던 나그네는 최후를 맞이하고, 마침내 알에서 깨어난 아기 오리는 잎싹을 엄마로 여기게 된다. 족제비의 위협으로부터 안전한 늪으로 여정을 떠나는 암탉 잎싹과 청둥오리 초록은  과연 이들은 험난한 대자연 속에서 더 자유롭고 더 높이 날고 싶은 꿈을 이루어 낼 수 있을까? 

알라딘에서 진행한 시사회에 당첨되어 늦은 저녁 집과도 회사와도 거리가 있는 롯데시네마 영등포로 향했다. 함께 할 지인의 사정으로 홀로 관람하게 되었으나, 설레는 마음으로 극장에 도착한 나는 역시 동반으로 온 아이들이 많음이 그리 낯설지 않았다. 이건 애니잖아~~!! 

애니임에도 영화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닭장에 갇혀 있으나 마당을 꿈꾸는 암탉 잎싹은 우여곡절끝에 진출한 마당에서조차 푸대접을 받는다. 그러나, 잎싹은 그 사실에 좌절하지 않는다. 그리고 더 큰 자연을 향해 용감하게 도전한다. 또한 꿈에 그리던 알도 품어 본다. 비록 자기의 알은 아닌 청둥오리의 알이었지만, 알에서 태어난 초록이를 위해 엄마가 된 잎싹은 그 어떤 것에도 두려움이 없다. 폐사 위기까지 갔던 힘없고 나약한 암탉이 아닌 강인한 어미가 된 것이다. 족제비의 위협에도, 마당안 집주인에게 잡힌 초록이를 지키기 위한 모성은 놀라웠으며, 자신과는 달리 날 수 있는 청둥오리인 초록이를 위해 곁에 두는 것보다 자유롭게 날 수 있도록 초록이를 놓아 주는 것이 더 큰 사랑이며, 또한 꿈꾸는 자만이 알 수 있는 소망을 초록이의 비상을 통해 잎싹도 함께 누리고 있다는 것이 마음으로 느껴지는 감흥이 큰 영화였다. 그리고 누군가를 위해 자신의 목숨도 놓을 줄 아는 잎싹이 어쩌면 바람과 함께 멀리, 그리고 더 높이 비상하게 하는 꿈이 드디어 실현하게 된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해 본다.  

늘 명랑하고 도전적이며 긍정의 힘을 간직한 잎싹은 정말 최고의 캐릭터이다. 특히, 잎싹역의 문소리의 목소리는 너무도 절묘하게 도전적이고 때로는 모성애 강한 어미의 목소리로 잎싹과 참 잘 맞아 떨어졌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선녹음-후작화-본녹음 시스템을 도입, 배우들의 선녹음 내용에 맞춰 작화 과정에 돌입하는 방식이었단다. 그래서 달수역의 박철민의 빛나는 애들립과 생생한 연기가 더욱 자연스러웠구나^^... 그래서인지 모두의 목소리가 더욱 영화의 캐릭터에 생동감을 주는 것 같았다. 초록이의 유승호, 나그네 최민식, 그리고 수달, 아니 달수역의 빛나는 목소리 연기자 박철민은 목소리 연기를 통해 영화의 맛을 더 살려준듯 하다. 

근데, 내옆의 그 젊은 연인들은 표 받을때부터 구시렁거리더니, 결국에는 영화 중간에 나가 버렸다..이런 안타까움이...너무 스피디하고 화려한 대작영화에 길들여진 입맛이 조금은 조미료 없는 순수하고 잔잔한 감흥의 이 영화에 대한 설레임이 없어서였을까??  에구 ㅠㅠ...

얼마전 관람한 참 괜찮았던 애니메이션<소중한 날의 꿈>도 우리나라 애니메이션으로 십여년의 노력끝에 어렵게 개봉했는데, 상영관수가 작아서 안타까웠는데,,,이런 작지만 소중하고 아름다운 영화들이 많이, 그리고 오래기간동안 상영했으면 하는 바람이, 이 영화 <마당을 나온 암탉>을 통해 실현되기를 기도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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