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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파카바나 - Copacabana
영화
평점 :
현재상영
제목에서부터 느껴지는 자유로움, 그것이 영화를 꼭 보고야 말겠다는 생각을 갖게 했다. 프랑스 영화가 주는 왠지 모를 이질감이 조금 망설이게 했지만, 영화를 본 후 그 망설임이 미안해질 정도다.
굉장히 유명한 배우라는데 그녀를 나는 잘 모른다. 바부의 첫등장에서 영화 초반까지 나는 그녀를 이해하기 힘들었다. 백화점에서 공짜 메이크업을 받으며 한껏 기분을 내고, 그것도 시퍼런 눈화장과 붉디 붉은 립스틱으로...그리고 딸이 일하는 레스토랑에 간다. 딸은 매우 못마땅하게 대한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느나라건 딸과 엄마란 저런 것인가보다. 풋, 웃음이 났다.
엄마 바부는 브라질 음악을 들으며 여유를 즐기고, 미래에 대한 걱정이 없다. 현재의 삶에 열정이 넘친다. 겉보기엔 심히 쿨한 그녀는 내가 보아왔던 일반인과는 다른 느낌의 어떻게 보면 철부지처럼 보이기도 한다. 누구보다 그녀는 그녀의 자유, 행복을 위해 현재를 산다.
그녀의 딸 에스메랄다, 어릴적부터 여행을 다니며 다른 엄마들과 다른 자유분방한 엄마와 살던 그녀는 커갈수록 미래에 대한 계획이 없는 가난하고 철없는 엄마가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미래를 위해 현실에 충실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해서 평범하게 사는 것이 꿈인 그녀는 늘 기분 내키는 대로 사는 엄마가 그저 못마땅할 뿐이다. 급기야 자신의 결혼계획을 밝히며 엄마에게 오지 말라고 한다.
행복에 대한 생각과 사는 방법이 너무도 다른 모녀, 바부 그리고 에스메랄다....모녀를 보며 나를 생각해본다. 나는 그 둘의 모습을 동시에 갖고 있다. 답답하고 반복되는 일상에서 탈출하여 자유롭게 살고 싶은 욕망, 그러나 불안한 미래에 대한 걱정 때문에 어쩔수 없이 현재를 살며 미래를 계획하는 모습...
영화는 현재를 살며 내가 놓치고 사는 진정한 행복을 다시금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였다. 아둥바둥 살면서 과연 나는 행복한가? 그리고 이것이 정답인가?? 뭔가를 포기하고 희생하면 또다른 행복이 찾아올지도 모르겠다는 기대감도 갖게 한다. 그리고 나의 엄마...엄마이기 이전에 그녀도 한 사람이며, 그녀 또한 자유롭게 자신만의 행복을 위해 살아가고픈 욕망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많으 ㄴ대화가 없던 나의 엄마의 평생이 과연 만족할만한 것이었던가?? 자식을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포기하며 살아가는 엄마...
바부가 음악에 맞춰 식당에서 자유롭게 추는 춤은 어설프지만 당당하고 멋져 보인다.
영화를 통해 나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해 보게 하는 유쾌하고 감동적인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