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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 스피치 - The King's Speech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영화를 선택하는 몇가지 기준이 있다. 감독, 좋아하는 배우, 그리고 스토리...그 중 배우의 영향력은 가히 절대적이다. 누군가 영화가 별로라고 해도 좋아하는 배우가 나오면 우선은 상영관이 멀더라도 찾아가서 보는 편이다. 그런 내게 콜린퍼스라는 배우는 호감형이다. 르네 젤위거와 함께 출연한 로맨틱 코미디 <브리짓 존스의 일기>에서 마크 다시로 매력적이게 다가온 그는 <러브 액츄얼리><진주귀걸이를 한 소녀><맘마미아><제노바><싱글맨>등 출연작마다 귀여운 로맨티스트에서 암울하고 거친 분위기의 역까지 맡은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해 냈고, 영국 신사의 매력을 한껏 뽐냈다. 그렇게 눈여겨 보던 배우가 드디어 <킹스 스피치>에서 말을 더듬어 연설공포증을 앓는 왕 조지 6세를 연기하며, 제68회 골든글로브시상식, 제83회 아카데미 시상식을 비롯한 영국과 미국 등지의 각종 시상식에서 남우 주연상을 수상하며 최고의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당연한 결과인 것 같다.
내용은 이렇다..1939년, 세기의 스캔들을 일으키며 왕위를 포기한 형 때문에 본의 아니게 왕위에 오른 버티(콜린 퍼스). 권력과 명예, 모든 것을 다 가진 그에게도 두려운 것이 있었으니 바로 마이크이다. 그는 사람들 앞에 서면 말을 "더더더..." 더듬는 컴플렉스를 가졌던 것이다. 국왕의 자리가 버겁기만 한 버티와 그를 지켜보는 아내 엘리자베스 왕비(헬레나 본햄 카터), 그리고 국민들도 애가 타기는 마찬가지이다. 게다가 세계는 2차 세계대전중이다. 불안한 정세 속 새로운 지도자를 간절히 원하는 국민들을 위해 버티는 아내의 소개로 괴짜 언어 치료사 라이오넬 로그(제프리 러쉬)를 만나게 되고, 삐걱거리는 첫 만남 이후 둘은 기상천외한 치료법을 통해 말더듬증 극복에 도전하게 된다.
영화는 무엇보다도 배우들의 힘이 가장 크다. 말더듬이 왕역의 콜린 퍼스는 말이 필요없거니와, 언어치료사 역할의 제프리 러쉬 또한 상당히 존재감을 내세우며 그의 역할을 했다. 그리고 조용하지만만 강하게 다가오는 내조인으로 전작에서 볼 수 없었던 우아하고도 색다른 헬레나 본햄 카터를 만나 볼 수 있다. 배우들은 실로 최상의 조합이었다.
그냥 일반인이라면 조금 더듬는 것 쯤은 일상 생활을 하는 데 별 어려움이 없겠으나, 당사자는 그 누구도 아닌 왕이었다. 그것도 전쟁중으로 국민을 안심심키고 그들에게 믿음을 줘야 할 왕... 그런 왕이 말을 못한다면 그 존재 자체가 무의미하며, 실망스러울 것이다. 2차 세계대전, 세기의 선동가 히틀러에 맞설 지도자로서 영국왕은 반드시 필요했고, 국민 앞에 당당히 서기 위해 <킹스 스피치>라는 영화는 시작된다.
자칫하면 지루할 수 있는 영화의 전개는 괴짜 언어치료사와 말더듬증을 극복해가는 과정들을 제프리 러쉬는 엉뚱하게 익살스러우면서도 때로는 수상해 보이도록, 그만의 캐릭터로 완벽 소화하며, 역시 노련하게 중심을 잡아 나간다. 암튼 이영화는 배우들의 힘이 무엇보다 크다고 생각되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