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를 사랑합니다
영화
평점 :
상영종료


흔히 우리들은 청춘이 인생의 전부인양 젊은이들의 사랑만을 전적으로 다룬 영화들을 주로 감상해 왔다. 이 영화는 우리들을 편견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풋풋한 황혼의 사랑을 다루었다. 만화가 강풀님 원작인 영화는 몇편 되는거 같은데, 그 중 가장 감동적이었다. 솔직히 만화로는 만나보지 못했다. 그들의 사랑이 경륜으로나, 다른 무엇에서도 훨씬 더 마음을 울리고 감동으로 다가온다. 

역시 연기의 달인들이 모여서인지 어색함을 찾아보기 힘들고, 그들이 주는 감동 또한 배가 되는 듯 하다. 특히, 이순재님의 연기는 시크릿 가든의 까칠한 주원이 나이들면 저리 될까 싶을 정도로 그 누구보다 까칠하고, 버럭버럭 소리지르기 일쑤인 욕쟁이 할아버지로 분해 역시 이순재구나, 라고 생각되어질만큼 자연스럽고 감동적인 연기를 선물하며 연기의 진수를 제대로 보여주신다.  

상대역인 송씨역의 윤소정님도 그동안 정갈하고 때론 악독하리만큼 못된 역할의 시어머니로 기억되는데 이번엔 순진하고 부끄럼 많은 할머니 역할로 우리에게 새로운 모습을 선사하며 영화의 활력을 더한다. 이 커플의 알콩달콩 사랑만들기는 나이 어린 우리가 보기에도 너무 예쁘게 느껴진다.

그리고 또 한커플, 송재호,김수미 커플이다. 치매에 걸린 할머니를  항상 돌보아 주어야 하고, 할아버지가 출근할때는 맘이 아프지만 대문을 커다란 자물쇠로 잠그고 다녀야 하는 단둘이 사는 노부부이다. 삼남매를 낳아 열심히 길렀지만 어느새 커서 결혼을 하고, 각자가 살기 바빠 말뿐인 "자주 찾아뵐께요"라는 말만을 남겨놓고 노부부의 곁을 하나둘 떠났다. 그래서 이제 부부의 일상은 오붓하다. 아니, 정신을 놓아버린 할머니로 인해 치열하다. 자식들이 떠난 이후, 이제는 서로에게 전부가 되어버린 부부는 어느 누구도 먼저 떠나서는 안되는 서로가 위안이고 살아가는 힘이었다.  

그런 그들에게 닥친 슬픈 결말을 보며 가시고기같은 내 아버지가, 내 어머니가 생각나, 가슴에서부터 눈물이 흘렀다. 입을 주먹으로 막아 봐도 치밀어 오르는 그 흐느낌은 좀체로 막아지지 않았다. 세상의 모든 부모가 그러하겠지만, 죽는 순간조차도 자식을 먼저 생각하는 아버지의 마음씀이 더욱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까칠했던 노인에게조차 그런 친구의 부탁은 쉽게 말 할 수 없는 진심으로 다가가고, 나이들때까지 서로를 사랑하는 부부나, 황혼의 나이에 늦게 만났으나 서로에게 살아갈 힘과 기쁨이 되어주는 그들의 사랑은 너무 부럽고 행복해 보였다. 서로 다른 두 커플의 모습은 어느쪽에 무게를 둘 수 없을 정도로 감동을 전하기에 충분했다.  

이런 영화가 대박나야 한다. 연기의 달인들이 혼신의 힘을 다한, 진심을 다한 이런 영화가 성공해 주어야 우리영화계도 다양화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스타성에 기대는 영화가 아닌, 스토리도 좋고 연기내공도 상당하신 노배우들도 살아남을 수 있는 모범이 되는 이 영화에 응원을 보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