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이 뛴다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영화를 보고 나면 호불호가 정확히 나누어지는 영화가 있다.
이 영화는 호불호가 정확하게 나누어지진 않으나, 그럼에도 배우에 대한 호감도로 선택한 영화이기에 (특히, 박해일) 그 실망감은 이루 말 할 수 없다.

영화는 기본은 한다. 있어야할 대결구도라든지,선악의 대립이라든지, 스토리에서 느껴지는 모성은 여자보다 강하다라는 보편타당한 상식도 존재한다.    

심장 이식이 절박한 딸을 가진 엄마는 딸을 살리기 위해, 그리고 뇌사상태에 빠진 엄마를 지키려는 아들의 대결은 영화를 접하기 전부터 가슴 아픈 선택을 나라면 어떻게 해야하나를 두고 생각에 생각을 할만큼 매력적인 소재였다. 

그리고 배우 박해일에 대한 아주 지극히 주관적인 호감은 그의 작품이라면 두말 안하고 택하게 하는만큼 이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영화를 보고 난 후 박해일이라는 배우에 대한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질투는 나의 힘, 국화꽃 향기, 극락도 살인사건, 괴물, 연애의 목적, 그리고 가장 최근에 이끼까지 박해일이 보여주는 다양한 캐릭터들과 그의 연기는 내게 호감이요, 웃음이요, 무조건적인 응원의 대상이요, 위안을 주는 배우이다. 이번에도 그는 껄렁하고 약간은 비루하기까지 한 아들역에 딱 맞는 설정으로 그나마 내게 영화에서 유일한 위안이 되는 존재이다.

그에 반해 김윤진이라는 배우에게서 그동안 쉬리를 통해 보여주는 여전사 이미지에 대한 호감과  그리고 최근 모성애 강한 엄마로서의 완벽 변신을 했던 세븐데이즈, 하모니에서 볼 수 있었던 절절한 엄마로서의 진심이 느껴지지 않았다. 내게는...그래서 아쉽다. 

연달아 맡는 엄마 역할을 맡아서인지, 식상함일 수도 있겠거니와 어떻게 딸을 살리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엄마가 하이힐에 거추장스런 옷차림이 흐트러짐이 없을까??라는 캐릭터설정에 대한 나의 주관적인 실망감인가? 그것이 잘 사는 엄마 역할의 연희를 표현하려는 감독의 의도인지는 몰라도 그것이 관객인 나에겐 전혀 와닿지가 않았다.

그리고 캐릭터의 성격이 영화에서 수도 없이 변하고, 거기에 개연성마저 잘 느껴지지 않고, 예측이 정말 정확하게 가능한 스토리 전개 등 구성면에서도 영화는 너무 평이하다 못해 이런 류의 영화 어디서 봤음직한 생각도 들게 한다. 이건 분명히 감독이 문제란 생각이 든다. 너무 지나친가?

좋은 요리사는 싱싱한 재료를 자기만의 색깔로 맛깔스럽게 만들어내야 하지 않은가?
그렇다면 감독도 그래야하지 않은가?
정말 좋은 배우들로(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박해일이라는 배우를...) 이정도로 밖에 뻔한 신파적인 진행으로 너무나 평이하게 결말을 지어버리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어떤 엄마라도, 당신 엄마라도 이렇게 했을꺼야??.."  라고 외치는 김윤진의  대사를 듣고는 손으로 입을 막으며 흘러내렸어야 하는 눈물은 도대체 어디로 증발해 버린 걸까?  

나처럼 영화 보면서 시도 때도 없이 잘 울던 사람이 이 영화를 보며 단 한방울의 눈물도 흘리지 않았다면 그건 나의 상황이 문제인가? 아님, 그 누구의 문제인가?? 투어리스트의 조니뎁을 보고 느껴지는 좋은 배우를 너무 평이하게 만드는 감독에게 대한 괘씸함이 이 영화에서도 느껴진다.

정말 제목처럼 심장이 두근두근 뛰면서 함께 고민하고, 함께 선택하고, 가슴 미어지고, 호흡이 거칠어져야 하는 영화가 너무 실망스런 평이함에 나는 좌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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