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로 보았을때와는 또다른 느낌이다.
뮤지컬을 영화화할때 대부분 뮤지컬영화로써 노래도 춤도 그대로 스크린을 옮긴다. 이 영화는 뮤지컬을 영화로 옮겼고, 노래와 춤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뮤지컬 영화화하지 않았다.
아기자기한 로맨틱코미디 영화로 손색없다.
뮤지컬을 볼때 느꼈던 장소의 한계를 털어버리고, 인도로 한국으로 종횡무진 이야기를 펼쳐놓아 뮤지컬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 되었다. 한 층 더 풍부하고 생명력 넘치는 이야기로 태어났다.
그래서 더욱 매력적이다.
우선, 배우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순수해 보이는 외모와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자기만의 연기력을 넓히고 있는 배우 임수정, 그리고 로맨틱가이 공유가 군 제대후 처음으로 만나는 작품인 이 영화는 두 배우의 감성이 잘 어우러져 실제 커플로도 매우 바람직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하게 만드는 포스가 느껴진다.
2대8 가르마에 고지식한 성격의 소유자 한기준역의 공유는 영화를 시작할 때는 조금 낯설었다. 융통성도 없어 보이고, 별로 매력적이지 않은 캐릭터는 영화 중반을 지나 종반으로 치닫을 무렵 공유 특유의 매력적인 모습으로 변화하고,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거기에 반해 임수정은 처음부터 당당한 자기만의 일을 가지고 몰두하느 모습이 끌리기 시작한다. 약간은 여자로서의 매력이 떨어지게 그렸지만, 그럼에도 주관적으로 평가할때 그녀는 예뻤다. 첫사랑 김종욱과의 인도에서의 모습이나 뮤지컬 무대 감독으로 멋지게 일에만 매달리는 모습, 그리고 대타이지만 뮤지컬의 여주인공으로 무대에서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은 정말 환상적이었다. 그녀에게 저런 모습도 있었구나, 역시 배우는 배우구나,라는 생각이 들만큼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임수정의 군인 아버지 역의 천호진은 코믹하면서도 속 깊은 부성애를 보여주며 묵직한 무게감으로 영화의 중심을 잡고 있으며, 뮤지컬과 영화를 넘나드는 배우 전수경도 그의 뮤지컬 배우로서의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그리고 류승수와 이청아는 물론이거니와 신성록, 엄기준, 원기준, 정성화, 오만석 등 뮤지컬 출신 배우들의 카메오 출연으로 반가움은 더한다.
언제나 아련한 첫사랑은 현실과의 괴리가 있으나,(꼭 그런것만은 아니지만...), 그럼에도 첫사랑은 아름답게 추억할 수 있으므로 늘 그리움의 대상이다. 그 첫사랑을 찾아주는 이야기에 너무 몰입했나보다. 영화상영내내 따뜻하고 기분 좋은 웃음이 떠나지 않은 영화였다. 배우로 인해, 이야기로 인해, 그리고 마지막 공유의 노래까지 보너스로 들을 수 있어 이 겨울이 해피하게 느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