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가? 방가!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너무 잔인하고, 머리 아프게 하는 영화들만 보다보니, 왠지 그냥 웃다 나오는 영화를 선택했다. 봐줘야 할 것 같은 의무감도 들긴 했다. 영화는 내 예상을 살짝 빗나가 웃기기만 한 건 아니었다.  

데뷔 후, 12년 동안 명품 조연에 머물렀던 김인권이 첫 주연을 맡은 영화여서 더욱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가 과연 관객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지에 대해선 솔직히 의문이었다. 비쥬얼을 중시하고 거기에 따라 인기가 상승하는 요즘 시대에 대한 믿음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즘 티브이 광고에서 아줌마로, 딸로, 아빠로, 할머니로 다양한 변신을 하며 1인 다역의 역할을 하며 웃음을 주는 김인권의 매력은 이 영화를 통해 더욱 상승하였다. 그의 연기 내공은 영화를 통해 더욱 매력적으로 빛났으며, 김인권만이 가진 개성 강한 외모도 영화를 이끌어 가는 커다란 힘이 되는 듯 했다^^,

그리고 스토리는 참 마음을 아프게 했다.

다양한 인종과 문화를 가진 사람들이 이제 대한민국에는 참 많이 존재한다. 그래서 이제 단일민족이 아닌 다문화가족이라 하지 않은가? 그러나, 우리의 편견과 되지 못한 우월감은 그들을 슬프게 하고, 나조차도 그들을 다른 눈으로 바라보고 있음을 가끔 느낄 때가 있어 스스로에게 민망할때도 있다. 한국인들이 외면하는 어렵고, 힘들고, 더러운 일들의 자리에는 늘 그들이 있다. 그러면서도 제대로 대우해주지 않고, 불법체류자란 이유로 그들의 임금을 착복하기도 하는 세태가 참 맘 아프고, 나 또한 그 세태속에 외면이나 무관심으로 시선을 피한다는 사실이 부끄럽게 느껴진다.

영화는 사회 문제를 꼬집으면서도 어둡지 않고, 웃기지만 억지스럽지 않은 감동적인 코미디를 만들고 싶었던 감독의 의도대로 잘 만들어졌다. 대학을 졸업하고, 좋은 스펙을 쌓고, 그리고 외모를 가꾸고(가꾸는 정도가 아니지만...) 실력보다는 어쩌면 그런 것들이 더 중요시되는 이 사회에서 취직을 위해 부탄인으로 변신한 연기달인 김인권의 혼신을 다한 진심이 전해지는 영화로 탄생했다. 김인권이라는 배우는 이제 명품조연이 아닌 빛나는 주연으로 우리에게 자신의 미친 존재감을 드러냈다. 그의 앞으로의 행보에 응원을 보낸다.

그리고 영화에 출연한 각기 다른 문화적 배경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이 마지막 감동의 하모니를 만들어 낸 것처럼, 이제 이 나라에도 아름다운 하모니로 어우러져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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