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작이다. 시간이 꽤 경과했지만 잔잔하니, 마음 속으로 파고든다.
<나의 할아버지>는 <시간을 달리는 소녀> <파프리카>등 기발한 상상력으로 재미와 감동을 선사한 작가 츠츠이 야스타카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의협심이 남달리 강한 할아버지와 생후 처음 만나게 되는 손녀딸,
짧은 시간 동안 그녀가 평생 아름다운 마음으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남겨주신 할아버지의 지혜와 사랑이 엿보이는 감동적인 영화이다.
<배터리>에서도 하야시 겐토의 할아버지로 분한 스가와라 분타가 이번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정의로운 할아버지인 주인공으로 출연했다. 멋스러운 은발이 잘어울리는 이분은 33년생이신 어른인데 참 멋지다.
이영화는 몬트리올 국제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하기도 했단다.
자칫 진부하게 흐를 수 있는 할아버지와 손녀의 이야기를 반짝이는 감수성으로 다가오게 만들어 보는 내내 진한 감동을 전달한다.
요근래 일본영화를 9편 연속으로 보면서 일본영화 마니아가 된듯한 느낌이다. 그 대부분이 착하고 질리지 않는 잔잔한 스토리였다.
요즘처럼 스피디하고 잔혹하고, 화려함 속에서 이런 잔잔하고, 평온하고, 일상을 다룬 듯한 영화들에서 감동이 느껴지는 건 내게 그런 것들이 부족해서인 듯 하다.
참 좋았다. 이런 영화들...자주 만날 수 있기를... J-MOVIE 썸머 페스타가 끝나면 또 한동안은 만나기 힘들겠지...
홍양과 급하게 만나게 되어 그 친구것까지 추가 예매하고, 또 같이 관람하면서 10여명이 채 되지 않은 관람객들과의 조용한 분위기로 이렇게 따스한 영화를 함께 할 수 있어 더욱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