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대로가 좋아요 - Sisters on the road
영화
평점 :
상영종료


내게도 그런 자매가 있다. 그러하기에 영화는 더 깊이 내게 각인되었는지도 모른다. 요즘은 가족이라는 의미를 내 나름대로 생각하느라 가족이라는 이름의 영화를 찾아보게 된다. 요즘처럼 빠르고 스피디하고 자극적인 상업영화가 판을 치는 중에 이 영화를 만나기 위해선 몇개 안되는 상영관을 찾아 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지만, 그렇기에 더욱 값지고 소중한 시간을 영화를 통해 얻게 되었다. 

자매이지만 서로 전혀 다른 성격의 명주와 명은...엄마의 죽음을 계기로 다시 만난 그녀들에게 그들 자매는 서로에게 어떤 의미일까? 깐깐한 성격에 무엇이든 그냥 넘어가는 법이 없는 명은과 자신의 엄마가 그랬던 것처럼 미혼모로 혼자 아이를 낳아 씩씩하게 키우는 낙천주의자 명주... 

달라도 너무 다른 그녀들...가족이라는 이름의 거북하고 낯선 감정, 그럼에도 불구하고 뗄레야 뗄 수 없는 그림자 같은 하나의 이름, 가족...영화는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가족이라는 개념에서 벗어나 다양한 가족의 형태와 모습이 존재할 수 있음을 생각하게 한다. 그런 가족의 형태가 거부감보다는 심정적으로 이해할 수 있음을 영화는 말한다.  

"생선은 자꾸 뒤집으면 안된다. 한쪽이 익을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명주의 말에서 이제부터 긴 여행을 시작하는 명은이의  마음을 응원하게 된다. 영화는 자못 충격적인 면이 있기도 하다. 그러나,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말하는 '틀림'이나 '잘못됨'이 아닌 "다름"의 의미를 깊게 생각해 보게 한다. 나랑 다르다고 해서 그것이 틀린 것이거나 잘못된 것이 아닌 그저 다를 뿐이라는 것을,,그 다름을 인정하고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으로 성장해야 함을...영화는 생각해 보게 한다. 영화의 제목 "지금, 이대로가 좋아요"가 주는 의도가 무엇인지 이제야 알겠다. 그냥 지금, 이대로를 받아들이고 살아간다고 해서 내가 세상에 지는 것은 아니다.  

영화는 내게 또다른 의미에서 참으로 보는 내내 행복했다. 멋진 여배우로 성장한 두 배우...공효진과 신민아가 있었기 때문이다...그녀들은 이제 그저 이쁘기만한 워너비 여배우는 아닌 듯 싶다. 그녀들은 영화속에서 촌스럽지만 씩씩하고 털털한 미혼모 명주였고, 일과 생활 매사에 완벽하고 전문적인 커리어우먼 명은이였다. 그녀들은 각자의 캐릭터에 최선의 노력으로 임하였고, 그 모습들을 바라보는 내내 만족의 미소가 자연스럽게 지어졌다. 그녀들이 울 때 나 또한 엉엉 울었으며, 그녀들이 희망의 미소를 지을 때, 나 또한 그녀들의 희망에 나의 희망의 씨앗 또한 심었다. 그녀들이 있어 한국 영화의 미래가 밝음을, 그녀들을 앞날을 주목하게 될 거임을...특유의 여성 감독의 섬세하고 감성적인 면이 영화의 장점인 듯 하다. 첫 장편 데뷔작이라던데 감독의 미래 또한 기대감을 갖게 한다. 이 봄에 잘 어울리는 영화로 행복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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