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새가 방앗간에 , 풀방구리가 제 집 드나들 듯  꼭 한 번은 서점에서 아이쇼핑을 하고서야

하루의 일과를 마치던 시절이 있었다.

이제는 쥐라기 시대의 일마냥 내 신경망을 총동원하고서야 기억의 화석을 발견하게 되지만.

 

                   

 

매일 출근해서 도장찍듯 서점의 진열매대를 살피다 보면 하루에 '한 권의 책'을 만나게 되고

이것을 사나마나  고민하는 것으로 생활의 피로를 풀곤하였는데

어제 우리동네 큰 서점을 참으로 오랜만에 작정하고 찾다보니

오히려 그 '책 한 권'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다.

 

아무래도 알라딘으로 온갖 책을 검색하고 보관하다보니

이게 또 하나의 울타리 역할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처음 온라인 구매할 때에는 왠지 부자연스러워 서점에 가서 실물확인을 꼭 하고 주문하였는데

이제는 이런 일이 번거로운 행동이 되어버렸다.

 

            

 

여기서도 나의 나쁜 도서구매 성향중 하나인 구색맞추기가 여지없이 발동하는데

전집을 낱권으로 구입하는 경우 읽지는 않아도 꼭 아귀를 맞추고  만다.

출판된 지 오래되어 깨끗한 책 상태가 보장되지 않는 근원 김용준 전집 중에서 

빠진 이들이 비닐 포장되어 있어 구입할까 한참 서성서리기도 하고...

 

      

 

이중 실물을 보고 구매한 책은 과연 무엇일까요?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드무비 2006-03-04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원수필을 쓰신 분이 또 보통 분이 아니었군요.
저는 제가 책도 꽤 읽고 해서 똑똑한 줄 알았는데 알라딘에만 들어오면
바보가 되는 느낌입니다.
음악이면 음악, 책이면 책, 미술이면 미술, 등등.
니르바나님께서 이제 중국어를 본격적으로 공부하시려나 봅니다.^^

2006-03-04 12: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혜덕화 2006-03-04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근원 수필 읽으면서 별로 감동 받았던 기억이 없는데......
요즘은 새 책 보다는 예전에 읽었던 책에 더 손이 자주 갑니다. 소유를 줄이려고 노력 중인데 새 책의 유혹은 뿌리치기 어렵죠.특히 절판되었거나 만나기 어려운 책을 만났을땐 더욱......^ ^

이누아 2006-03-04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학교 들어가기 위한 면접 때 취미란에 서점산책이라고 적었더니 교수님께서 산책만 하는 건 아니겠지? 하셨던 기억이 나네요. 지금도 전 서점에 가서 책을 볼 때가 많습니다. 작은 동네서점이 점점 없어져 가요. 동네 서점엔 없는 책이 너무 많긴 하지만 머지 않아 그 서점마저 그리워하게 될 것 같아요.

2006-03-06 14: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3-07 1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니르바나 2006-03-07 16: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근원 김용준 선생, 소설가 박태원, 무서록을 쓴 이태준은 왜 이렇게 그 존재들이 헷갈리는 지 모르겠어요. 해방공간에서 나름 맹활약해서 인가 봅니다.
만약에 로드무비님이 알라딘에서 바보가 되신다면 니르바나는 바보X 바보 X 바보 쯤 되지 않을까요. ㅎㅎ

니르바나 2006-03-07 16: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덕화님, 왜 근원수필을 읽으시고 감동을 못느끼셨을까 자못 궁금합니다.
새 책의 유혹이 매혹적인데도 소유를 줄이시려 노력하시는 모습이 참 아름다우십니다.
아마도 경전처럼 어려운 책을 사랑하시다 보니 새 책이 주는 존재의 가벼움이 상대적으로 느껴지셔서 그런게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니르바나 2006-03-07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누아님, 면접 때 적어놓으신 취미가 아주 압권이십니다. "서점산책"
교수님 평생에 이런 고상한 취미를 가진 제자는 처음 만나지 않았을까요.
제가 사는 동네에 처음으로 생겼던 서점은 전자오락실로 게임장으로 변신에 변신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얼마 더 있으면 유적처럼 찾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

2006-03-10 09:2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