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오늘도 책을 여러권 주문했습니다.

이런 책이 눈에 뜨이면 딸러빚(?)을 내서라도 책을 구입해야 직성이 풀리거든요.

제가 즐겨 찾아 읽던 여러분의 저자들이 저 세상으로 돌아가신 이후에 이런 증상이 더 심해졌습니다.

 

 

 

 

 

 

 

 

 

 

 

 

 

염무웅선생이 최근에 펴내신 산문집 <지옥에 이르지 않기 위하여> 1부에 나오는 인물들을 보면

그립구나, 조태일!/천이두 선생의 추억/실향의 아픔 넘어선 문학의 큰 산/김규동 선생의 시적 행로/

김용태와 함께 보낸 3/김윤수 선생과의 30/자유인 채현국 선생을 기억하며/권정생 선생님 영전에

책은 분명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가교 바로 그것입니다.

 

 

 

 

 

 

 

 

 

 

 

 

 

 

책을 좋아하다 가산을 전부 탕진하고 요샛말로 책만사다 망한 사람 이야기가 있습니다.

혜강(최한기)은 오로지 책을 사는 사업으로서 그의 일생을 일관했다.

그는 책을 사는 벽 때문에 가산을 탕진하였고 또 몰락하였다(책 사는 벽 때문에 좋은 집까지

날리고 궁한 곳으로 이사다녔다). 그러나 그의 도서 구입은 곧 조선문명의 축을 바꾸는 작업이었다.

그의 라이브러리야말로 조선문명의 축을 바꾸는 개벽의 젖줄이었던 것이다.“(김용옥/ 독기학설 중에서)

 

혹시 요즘 책을 사 들이는데 돈이 많이 들어간다는 분들이 있으면 혜강의 말을 들어보세요.

책을 구하는데 돈이 많이 든다고 투정하는 사람이 있으면 혜강은 다음과 같이 말하곤 하였다:

가령 이 책중의 사람이 나와 같이 동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고 한다면 천리라도 불구하고

찾아가야만 할텐데 지금 나는 아무 수고하지 않고 가만이 앉아서 그를 만날 수 있다.

책을 구입하는 것이 돈이 많이 들기는 한다지만 식량을 싸가지고 먼 여행을 떠나는 것보다야

훨씬 난 것이 아니겠나?“(이우성/ 혜강최공전)

 

저의 집을 방문하는 사람들 중에 제 책장에 빼곡하게 채워져 있는 책을 보고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꼭 있습니다. 이 책 다 읽었어요?

그런데 이런 말을 저만 듣는게 아닌 모양입니다.

 

 

 

 

 

 

 

 

 

 

 

 

 

 

 내 책장을 가득 채운 책들을 보면, 열이면 아홉이 꼭 물어봅니다.

이 책들을 다 읽으셨어요?”

, 말문이 콱 막히는 질문입니다. 그런 질문은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이 하는 겁니다.

단언컨대, 책은 다 읽고 책장에 꽂아두는 게 아닙니다. 앞으로 읽으려고 책장에 꽂는 겁니다!

(김정운/ 바닷가 작업실에서는 전혀 다른 시간이 흐른다 중에서)

 

읽다보면 새끼를 치는 좋은 책들을 사랑하는 알라디너 여러분,

더운 여름 지치지 말고 젖먹던 힘까지 끌어모아서 책, , 책을 사들입시다.

 


댓글(8) 먼댓글(0) 좋아요(1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stella.K 2021-08-05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웬일로 이런 귀한 페이퍼를...!ㅋ
최한기는 저도 처음 듣는 이름이네요.
저 때는 인쇄술도 그렇고 종이값도 싸진 않았을테니
정말 책에 미친 사람이라면 집이라도 팔았을 것 같아요.
저는 다행으로 중고샵을 누비는 세대를 살고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마침 오래 전에 찜했던 책들이 말도 안 되는 가격에 중고샵에 걸린 걸 보고
사야하지 않을까 고민하고 있습니다. 사야겠죠?ㅋ
소개해 주신 책들은 천천히 살펴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

니르바나 2021-08-05 19:51   좋아요 1 | URL
아니, 책을 그렇게 많이 읽고 펴내기까지 하신 스텔라님이
혜강 최한기를 모르다니 그럴 수가 있나요.
하긴 세상에 책이 좀 많아야지요.ㅎㅎ

혜강 최한기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학자라고 봅니다.
조선이 유학 그 중에 성리학으로 지배할 때
그시절 서양의 과학, 종교 사상까지 섭렵해서
이 세상의 틀거리가 오직 성리학만 있는 것이 아니다는 책까지 저술하신 분이시지요.
정작 시대를 잘 못 태어나 그 뜻을 펼치지 못하신 분이시구요.
책을 사랑하는 간서치랑과 다른게 최한기는 최신 서적을 중국도서 수입상들에게서 부탁해 구입하고
다 보고 난 책들은 팔아 넘겼으니
세상의 모든 사상을 공부하려했던 대학자라고 말해야 정확한 표현이겠네요.
어쨌든 책을 좋아하는 것은 스텔라님, 니르바나와 동격입니다.

그럼요, 사 보아야 할 책은 사셔야 됩니다.
그 재미까지 없으면 무슨 재미로 한 세상 살겠습니까.^^

얄라알라 2021-08-05 19: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으로 읽으려고 책장에 꽂는 겁니다!˝

이 문장의 다양한 변주를, 북플 친구분들 서재에서 보아왔습니다. 책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고개 끄덕끄덕 하시게 만드는 문장^^

니르바나 2021-08-05 19:56   좋아요 1 | URL
얄라알라북사랑님, 반갑습니다.^^

책 많이 산다고 구박받는 알라디너님들에겐 복음이지요.
김정운 가라사대...

2021-08-05 2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05 2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05 22: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8-05 22:5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