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 이별

 

열매를 다 털어낸 늙은 나무가

마지막 숨을 몰아쉬기 시작한다.

시든 나무 그늘도 떠날 준비를 하고

가지 사이 거미도 거미줄을 걷어들일 즈음,

우울한 부나비 한 마리 날개 접고

새들이 날아간 석양 쪽을 바라본다.

 

잠시 잠들었었나, 잠시 죽었었나

모든 사연이 휘발한 땅이 그새  문 닫고

피곤에 눌려 커다란 밤 장막을 내린다.

아 그러나, 우리는 손해본 게 아니었구나.

청명 밤하늘의 이 별들, 무수한 환희들!

헤어진 별 옆에서 새로 만난 별이 웃고

집 떠난 밝은 유성은 잠시 발 멈추고

죽어가는 나무에게 가볍게 입맞춤한다.

 

갑자기 나무 주위에 환한 꽃향기 넘치고

누군가 만 개의 새 별들을 하늘에 뿌렸다.

어디선가 고맙다, 고맙다는 메아리 울리고....... .

 

초겨울의 서정을 시와 함께 맛보라고 저에게 시집을 보내주신 님.

함께  묵직한 책을 선물해 주신 님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오늘 아침에는 갑자기 찾아온 이별에 준비 안 된 슬픔을 맞고 있습니다.

마종기 시인은 이별의 깊은 의미를 때맞추어 노래하고 있군요.

 

가시지 말라거나 가시거든 부디 돌아오시라고 간청하지 못했습니다.

어디 계시든 잘 지내시라 전하지도 못했구요.

 

"언젠가는 떠나야 할 그날이 빨리 왔을 뿐이네"라고

유행가 가사만 읖조리고 있습니다.

 

안녕, 체셔고양이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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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06-12-12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왜 그러셨을까요? 비록 가깝게 지내지는 못했지만 그분의 떠남이 못내 아쉽네요.

비연 2006-12-12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떠남은 항상 씁쓸함을 남기기 마련인데. 왜 가신걸까요?

니르바나 2006-12-12 2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너무 아쉽습니다.
스텔라님, 다시 돌아오시라고 기도해주세요.^^

니르바나 2006-12-12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은 오래도록 알라딘 서재에 남아주세요.
성탄절에는 산타비연님의 출연을 기다리겠습니다.^^

2006-12-14 10: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니르바나 2006-12-15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쉬운 님, 거짓말 잘 하셨어요. 이렇게 말씀드리니까 말이 좀 이상하긴 하네요.
그래도 그런 거짓말은 부부사이에 꼭 필요한 말이랍니다.
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을 맞은 저의 작은 아버지는 경기도의 거의 모든 지역으로 전근을 다니며 교사생활을 하시다보니 평생을 주말부부로 보냈습니다.
작은 어머니는 그저 손님대하듯 남편과 생활하신 셈이었지요.
휴일 하루만 지나면 남편 잔소리에서 벗어나니까 참아야지 하면서요.
그런데 얼마 전에 일이 있어 장시간 버스로 이동하면서 어머니의 최근 근황을 들어보니
부부생활이 아주 심각하시더라구요.
제 2의 신혼생활까지는 아니지만 여유있는 노년생활이 시작될 줄 알았는데 오히려 그 반대로 사사건건 서로 충돌하여 애들이 아니면 이혼하고 싶다고 하시더라구요.
평생 자신의 직업에만 충실했던 작은아버지는 어떤 의미로는 그 가정의 손님이었던 셈이지요. 그러던 분이 하루아침에 안방을 차지하고 있으니 전직 방 주인 작은어머니는...
여기까지는 정년이나 명퇴로 하루 아침에 방이 전용공간이 되어버린 남자들의 이야기가 되겠군요.
그런 의미에서 불편한 점이 불만사항으로 넘어가지 않게
거짓말을 하시는 애교(?)로 반짝이는 빛을 내신 생활의 지혜가 참 아름답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