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별, 이별
열매를 다 털어낸 늙은 나무가
마지막 숨을 몰아쉬기 시작한다.
시든 나무 그늘도 떠날 준비를 하고
가지 사이 거미도 거미줄을 걷어들일 즈음,
우울한 부나비 한 마리 날개 접고
새들이 날아간 석양 쪽을 바라본다.
잠시 잠들었었나, 잠시 죽었었나
모든 사연이 휘발한 땅이 그새 문 닫고
피곤에 눌려 커다란 밤 장막을 내린다.
아 그러나, 우리는 손해본 게 아니었구나.
청명 밤하늘의 이 별들, 무수한 환희들!
헤어진 별 옆에서 새로 만난 별이 웃고
집 떠난 밝은 유성은 잠시 발 멈추고
죽어가는 나무에게 가볍게 입맞춤한다.
갑자기 나무 주위에 환한 꽃향기 넘치고
누군가 만 개의 새 별들을 하늘에 뿌렸다.
어디선가 고맙다, 고맙다는 메아리 울리고....... .
초겨울의 서정을 시와 함께 맛보라고 저에게 시집을 보내주신 님.
함께 묵직한 책을 선물해 주신 님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립니다.
오늘 아침에는 갑자기 찾아온 이별에 준비 안 된 슬픔을 맞고 있습니다.
마종기 시인은 이별의 깊은 의미를 때맞추어 노래하고 있군요.
가시지 말라거나 가시거든 부디 돌아오시라고 간청하지 못했습니다.
어디 계시든 잘 지내시라 전하지도 못했구요.
"언젠가는 떠나야 할 그날이 빨리 왔을 뿐이네"라고
유행가 가사만 읖조리고 있습니다.
안녕, 체셔고양이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