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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cmillan English Dictionary (Paperback + CD-Rom + 설명서, 미국식) - For Advanced Learners of American English
Michael Rundell 지음 / Macmillan(맥밀란)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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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어학원에서 선생님들이 사용하는 것을 -해석하기 어렵기도 했지만- 가끔 쓰기도 했기 때문에 영영사전을 보는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하지만 막상 내 손으로 사려니 망설여졌다. 선생님들이 사용하는 것은 대부분 연수 갔다 기념으로 사오신 것이라 한국에는 없어서 사실상 서점에서 파는 영영사전에 대해서는 아는 게 없었다. 방법은 인터넷 서점들을 뒤져가며 서평 보고 사는 수 밖에.

알라딘에서 콜린즈 사전을 반 값에 주길래 사 볼까 하다가 인쇄 상태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리뷰를 보고 망설였다. 파란색을 좋아하는 나에겐 롱맨사전이 더 마음에 들었다. 이걸 살까 저걸 살까 하던 끝에 선택한 것은 맥밀란이었다.

컴퓨터가 잘 고장나는 우리집에서 CD를 사용하는 것은 컴퓨터를 두 번 죽이는 일(!)이라고 생각해서 아직 감히 사용해보지 못했지만, 사전 하나만으로도 돈이 아깝지 않다고 생각한다. 처음엔 빨간색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제는 예쁘다는 생각도 든다. 어휘에 대한 정의나 예문도 어렵지 않아 초급자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사전인 것 같다. 인쇄 상태도 깔끔하고, 핵심어휘의 중요도는 ★로 표시해준다. 다만 크기가 커서 갖고 다니기가 힘들다(사실 축쇄판을 주문할 것이었는데 잘 못 주문했었다). 하지만 사보면 후회하진 않을 것이라는 생각으로 추천할 만한 사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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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3-17 1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American Heritage Dictionary (Paperback, 4th, Reissue)
Dell 편집부 엮음 / Dell / 200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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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00원이라는 싼 가격에 비해 내용은 무척 알차다. 우선 다른 분께서 말씀하셨지만 크기는 작아도 7만 여개의 어휘와 400 여개의 일러스트가 있다. 일러스트 역시 다른 영영사전과 달리 그림이 아닌 사진이 대부분이다. 또 인명과 인명 사진을 많이 실었다는 것도 장점. 갱지로 만들어져서 가지고 다니기도 쉽다.

그렇지만 갱지 특유의 냄새가 날 수 있기 때문에 냄새를 싫어한다면 비싸더라도 차라리 다른 사전을 사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또 예문도 많지 않고 어휘를 설명하는 글 역시 다른 사전에 비해 쉽지 않다. 때문에 영어에 자신있는 사람에겐 무척 유용하겠지만, 초중급자에겐 그다지 추천하고 싶지 않은 사전이다. 초중급자에겐 다른 사전을 겸해 보거나 실력을 쌓은 뒤에 볼 것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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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기기관차 미카 어른을 위한 동화 13
안도현 글, 최성환 그림 / 문학동네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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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처음 철도가 생긴 것은 1899년. 지금 같은 고속 열차가 없던 그 때는 사람들에게 기관차가 지상에서 가장 빠른 것이었을테지. 그래서 미카는 그리운 게 아닐까? 옛날을 그리워하는 외로움이 물씬 풍기는 소설이었다. 아무짝에도 쓸모 없기에 철도 박물관 앞을 지키는 기관차 미카와 그의 늙은 기관사. 그들은 서로 말없는 대화를 나눈다. 옛날 한반도의 남쪽 바다에서 폭설이 내리는 만주벌판까지 달리며 바라보았던 모습들을 회상하면서. 그리고 추억하면서. 수십년 같은 세월을 뒤로하고 만난 기관사와 그의 기관차는 그렇게 서로의 마지막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이젠 팔순을 넘기신 우리 할아버지. 어땠을까, 기관사란 일은. 여기 나온 기관사처럼 낭만적인 일이었을까? 할아버지는 한번도 기관사라는 것에 대해 얘기해주신 적이 없다. 어쩌면 얘기하기가 너무 가슴 아픈 건지도 모르겠다. 먼 훗날 나 역시도 그런 추억을 울고 웃으며 말할 수 있을까? 그리고 그넌 나의 옆엔 누가 있을까? 그렇게 말할 수 있는 추억은 얼마나 될까? 오래된 건 너무 빨리 잊혀져 버린다. 너무 슬프다, 그런 사실이. 누군가에게서 잊혀진다는 건 잔혹하다. 미카와 기관사가 하늘에서 만큼은 더 힘차고, 멋지게 달려볼 수 있길. 곳곳에 그림들이 너무나 아름다운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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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아이 God Child 5 - 백작 카인 시리즈 5
유키 카오리 지음 / 대원씨아이(만화)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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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때부터 유키 카오리의 팬이 되어버린 나는 유키 카오리의 작품을 대부분 읽었다. 한국엔 아직 '루드비히 혁명'이 나오지 않았지만 인터넷이란 즐거움을 톡톡히 누려온 끝에 소장. 친구들과 소장한 만화를 돌려볼 때마다 유키 카오리는 스토리 전개 속도를 못 맞추는 작가로 비판 받는 작가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녀만의 삐뚤어진 세계관과, 고정관념을 깨는 상상력은 분명 나와 내 친구들을 사로잡을만 했다.

본론으로 들어가서 '백작 카인'은 내가 처음 소장해본 만화책이었다. 카인은 분명 매력적인 캐릭터임이 틀림없다. 그 차가운 미소와, 불행한 과거, 미스테리한 사생활. 그리고 그의 그림자 리프. 그의 다른 만화 천사금렵구의 주인공 세츠나보다는 덜 미움 받는 캐릭터다. 어쨌든 다른 사람은 이 만화책을 무엇으로 분류할까. 탐정물? 판타지? 설마 순정? 설사 탐정물이라 할지라도 전혀 예측할 수 없고, 판타지라도 초자연적인 현상은 없고, 순정이라면 사랑이 없다. 아마 유키 카오리는 갖가지 요소 요소를 다 모아서 복합해 버린 것 같다.

유키 카오리는 생각보다 다방면에서 신경을 쓰는 사람이다. 영국에 관심이 많아 영국에 실제 건물을 사용하는가 하면, 서양에서 전래동요처럼 불리던 마더구스를 이리저리 비틀어 스토리를 전개하기도 한다. 아마 이런 것이 '유키 카오리만의 맛'이 아닐까. '백작 카인'의 '잊혀진 줄리엣', '소년이 부화하는 소리', '카프카', '붉은 양의 각인', 그리고 '갓 차일드' 1-2권까지 대부분 마더구스를 이용했다. 물론 앨리스 시리즈도 있지만. 그래도 내게 가장 재미있는 편은 '붉은 양의 각인' 편. 영국을 떠들썩하게 했다던 살인마 잭을 이용한 추리극. 천사금렵구 연재 후 실력이 는 유키 카오리의 후작 '갓 차일드'보다 흥미로웠다.

'갓 차일드'에선 카인이 본격적으로 알렉시스에게 반기를 든다. 소중한 사람을 지키기 위해. 어쩌면 영국을 지옥 끝으로 몰아넣는 아버지 알렉시스를 죽이기 위해. 시간이 갈수록 카인은 아군을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버지의 숨통을 조인다. 이야기가 점점 막바지에 들어서는 느낌이다. 이제 지자벨의 과거와, 알렉시스의 최후만이 남은 상태. 막바지에 들어선 만큼 유키 카오리도 스토리를 깔끔하게 마무리 해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8년동안 기다린 독자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백작 카인'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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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왕자 비룡소 걸작선
생 텍쥐페리 지음, 박성창 옮김 / 비룡소 / 200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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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 삽화에 그려진 금발 머리에 펜싱용 같은 검을 든 <어린 왕자>는 솔직히 이국적이었다. 솔직히 어린 왕자가 살고 있다는 '소혹성 B-612호'같은 별 이름엔 관심도 없었다. 어린 왕자 무릎까지도 못 미칠 정도로 작은 화산 두개와, 장미꽃 한송이가 살고, 가끔씩 바오밥나무 씨앗이 날아오는, 그리고 해가 마흔 세 번이나 지는 아담한 별. 이게 아이들과 어른의 차이일지도 모른다. 대부분의 어른들이 그렇다. 새로 사귄 친구 얘기를 하면 꼭 숫자에 관한 얘기를 꺼내지 않더라도, 정작 그 친구의 내면을 알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런 그들을 나쁘다고 생각할 수만은 없다.

내가 좋아하는 글 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우리는 흔히 어른들은 말과 행동이 다르다고 불평을 한다. 이제는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아이들은 꿈과 희망, 그리고 미래를 보지만, 어른들은 현실을 보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들을 비난하면 안된다. 현실을 본다는 것은 의외로 잔혹하다'. 어른들과 우리는 분명히 통하지 않는 무언가가 있다. 그것이 세대 차이인지,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우리도 언젠가는 어른이 된다.

'어린 왕자'가 지구로 오기전에 만난 사람들. 임금님, 허영심 많은 사람, 술꾼, 사업가, 가로등 끄고 켜는 사람, 그리고 지리학자……. 바로 우리 인간의 모습이다. 임금은 언제나 남 위에 군림하고 싶은 사람. 허영심 많은 사람은 터무니 없는 망상 속에 빠진 사람. 술꾼은 허무하게 삶을 흘려 보내는 사람. 사업가는 물질 만능주의자. 가로등 끄고 켜는 사람은 자아를 잃어버린 사람. 그리고 지리학자는 이론에만 치중하는 사람……. 하지만 '어린 왕자'는 그들을 이해할 수 없었기에 그는 지구로 오게 되었다. 그는 사막에서 노란뱀과 볼품 없는 꽃을, 장미 정원에서 장미꽃들을 만났다. 하지만 내가 주의 깊게 읽은건 역시 여우와의 만남이었다.

나는 여우와의 만남에서 내 마음속에 깊게 새긴 몇가지 구절을 적어보려 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구절. '무엇이든지 마음의 눈으로 볼 때 가장 잘 볼 수 있다는 거야.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안 보이거든'. 귀가 들리지 않는 자는 마음의 귀로 듣고, 눈이 보이지 않는 자는 마음의 눈으로 본다. 흔히 도인이나 현인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마음으로 보라. 육체의 눈은 보이는 것을 그대로 보여준다. 나쁜 것도, 좋은 것도, 물질적인 것도……. 하지만 마음의 눈은 다르다고 생각한다. 마음은 무방비한 육체의 눈과 다르다. 투명한 막으로 좋은 것과 나쁜 것, 정신적인 것과 물질적인 것을 걸러낸다. 하지만 육체의 눈으로 본 정말 두렵고 나쁜 것은 그 막까지도 깨고 들어와 마음에 상처를 주는 게 아닐까.

그리고 '너의 별에 핀 장미꽃이 그토록 소중한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많은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지.' 누구나 자신의 죽음을 두려워한다. 그렇지만 나는 나의 죽음보다 내가 소중하게 여겼던 사람의 죽음을 더 두려워한다. 나 혼자서 보낸 시간은 즐겁지 않아서 잊혀지기 마련이지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보낸 시간은 영원히 잊을 수 없으니까. 그래서 내가 죽는 것보다 다른 사람이 죽는게 더 슬플 것 같다.

이렇게 지구로 온 '어린 왕자'의 회상이 끝나고, '어린 왕자'는 육체를 놔두고 자신의 별로 떠나갔다. 그건 죽음이지만 죽음이 아니다. 이 세계에선 죽음이지만, '어린 왕자'의 세계에선 돌아가는 여행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이런 생각을 했다. 비행사가 나이고, '어린 왕자'는 나의 소중한 사람.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사실은 육체 없는 '어린 왕자'가 아니었을까. 그들이 살고 있던 어딘가에서 육체를 가지고 '지구'라는 별로 잠깐 여행온 게 아닐까. 그리고 시간이 다 되면 육체를 버리고 원래 자신의 별로 돌아가는게 아닐까. 만일 그렇다면 죽음은 그리 슬픈 일이 아닐 수도 있다. 먼 훗날 나도 육체를 버리고 나의 별로 돌아가다가 그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될지도 모르니까. 하지만 내가 죽어가는 그 사람에게 웃으며 다시 만나자고 말할 수 있을지…….

저 하늘 어딘가에서 지금도 어린 왕자는 웃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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