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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연애는 왜 그 모양이니?
로리 고틀립 외 지음, 윤정숙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2월
평점 :
품절
제목을 보자마자 책을 한대 콩~하고(진심은 쿵하고~) 쥐어박고 말았다. 누구도 내 연애에 대해서 이렇게 실랄하게 말한 사람은 없었다. "네 연애는 왜 그 모양이니?" 라니ㅡ. 우리 엄마도 나이 먹은 딸 마음 아파할까 슬며시 "전에 만나던 남자한테서는 연락없어? "(진심은 -전에 만나던 남자라도 어떻게 좀 잡아봐-일 것이다.)라며 돌려서 말한다. 그런데 책이 내게 말한다, 아니 톡 쏘아 붙인다. "네 연애는 왜 그 모양이니?"라고. "흥. 보태준거 있어?"라고 쏘아붙이며 침대로 슛!! 하지만 집을 나서는 순간 길을 걸으며 드는 생각은 '내 연애는 정말 왜이럴까?'이다. 아직 읽지도 않은 책 한권이 내 하루를 우울로 덮어 씌우고 있다. 으, 내 연애는 정말 왜 이렇게 되었을까!!!
다들 잠든 밤 침대 구석에 누가 볼까 감쳐놓은 요 괘씸한 제목의 책을 꺼내들고 읽기 시작 했다. 저자가 두명이다. 남자한명 여자한명. 둘이 연애를 하며 쓴 책인가라는 의문과 함께 뭐야 '우리 이렇게 사랑했어요!'자랑하는 거야라고 입을 삐죽거리며 못된 심보를 더 못되게 쓰며 배를 깔고 누워서 읽기 시작한지 얼마 후. 내 마음은 풀리며 웃음이 머금어진다. 아, 연애를 실패한 이들의 동질감이랄까! 아, 우리가 연애에 실패한건가! 아니다. 이제 다시 말하자. 나는 그리고 책 속의 저자들은 연애심리는 조금 늦게 알았을 뿐이다. 아무렴, 그렇지. 그렇고 말고.
저자 케빈과 로리는 2001년 화창한 봄날 만나 사랑을 키워갔다가 아니고 사랑에 대해 이야기 하기 시작했다. 케빈의 여자친구(곧 케빈의 옛날 여자친구가 됨)와 로리의 남자친구(곧 로리의 옛날 남자친구가 됨)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케빈과 로리는 골치 썩이는 연인에 대해, 그리고 그 문제에 대해 누군가에게 이해와 동정을 받고 싶은 갈망이 깊었고 그것을 서로에게 털어놓기 시작했지만 말하고 보니 서로 상대의 파트너를 편드느라 바빴다. 왜냐하면 여자 마음은 여자가 알고 남자마음은 남자가 아는 것이기에! 둘은 아마도 남녀가 연애할 때의 심리가 다름을 알게 되고 그 차이가 굉장히 크다는 것도 알았다. 또한 그 큰 차이로 인해 얼마나 무수한 싱글들이 "내 연애는 왜 이 모양인가?"라며 하늘을 향해 고함을 칠 것이라는 것도 알았을 것이다. 그래서 이 둘이 함께 책을 냈다고 생각한다. 싱글, 바로 당신, 아, 연애하는 당신을 위해서!
싱글인 남녀는 고민한다. 소울 메이트는 진정 한명인가에 대해. 내 영혼의 짝이 한명이라고 탕!탕!탕!하고 정의를 내린다면 얼마나 많은 남녀가 거리로 뛰쳐나와 거세게 항의를 하며 난동을 부릴지 상상이 가는가? 그러나 우리는 왜 연애를 거듭할수록 소울 메이트가 한명이라고 우기게 되는 것일까? 그거야 그래야 언젠가는 만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라도 생기니까! 이 사람이 아니라고 헤어져도 이 사람보다 더 나은 나만의 소울 메이트가 있다는 위로를 받을 수 있으니까! 하지만 한명이 아니라면? 그래 확률을 높이자. 한명보다는 수십명이 좋다. 물론, 완벽하 소울 메이트는 한명이 될 테지만.
내 짝을 찾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소개팅 제대로 하는 법, 변태를 알아보는 법, 상대방의 말에 담긴 진실까지 알아볼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자, 이제 자를 들고 형광펜을 들고 책을 전공서적처럼 탐구해야 한다. 밑줄 쫙! 돼지꼬리 땡땡!!을 할 부분이 왜이리 많은 것인가! 책은 상대방을 만나는 방법부터 사귀기 시작할 때 조심해야 할 것들, 연애라는 심각한 비즈니스를 위해 우리가 대처할 방안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별한다면 좀 더 나은 이별을 위한 준비까지 알려주고 있다.
웃음이 나기도 하고 남자의 마음을 알게 되면서 전에 만났던 남자친구들에게 못할 짓을 많이 했다는 것도 알게 되고 그들이 내게 한 행동의 속마음을 이제야 알고 이를 갈기도 하며 다음 연애는 멋지게 해내리란 두근거림에 아침 공기가 시원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연애도 배워야 한다는 말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는 20대 후반이다. 연애의 시작부터 끝까지 배워야할 것이 있다는 사실이 씁쓸하기도 하지만 연애는 둘만의 게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끔 심판이 없는 경기가 얼마나 위험한지 알 수 있듯 연애 역시 심판이 없기에 벨트 아래를 무차별적으로 공격할 수 있는 상황이 일어나기도 하는 것이다. 때려도 아프고 맞아도 아픈 것이 연애다. 그렇기에 연애를 배워야 한다. 이 말은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 법을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배려도 좋지만 무조건적인 배려에 사람이 무섭게 변할 때도 있다. 다 내가 잘못했어라고 말하는 남자때문에 속이 타들어 간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 책이 심판의 역할을 대신해 줄 것이다. 그러나 당신 혼자만 읽어서는 무리가 있다. 물론 당신은 이 책을 읽음으로서 남자에게 단 한명의 특별한 소울 메이트로 대접받을 수는 있지만 그 남자가 당신 맘에 들지는 미지수이므로.
화창한 봄이 다가 오고 있다. 당신, 연애, 멋지게 성공할 준비를 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