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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가족의 100가지 비밀
데이비드 나이븐 지음, 남영주 외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5월
평점 :
품절
태어날 때부터 존재하는 것이 가족이다. 그렇기에 가족 구성원 대부분은 가족을 이루는 행위에 있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을 인식하지 못한다. 소중함도 알고 가족으로 인해 마음이 아플 때도 기쁠 때도 함께여서 행복하고, 가장 편한 사람이 가족인 것도 알지만 우리 가족이 행복한가에 대해 생각하고 노력하는 가족은 얼마나 될까? 이 책은 행복한 가족을 꿈꾸는 이들에게 주는 행복으로 가는 열쇠이다.
부모님께 어릴 때부터 가장 많이 들어왔던 말은 "자식만큼은 내 맘대로 안 된다." 였다. 딱히 부모님께서 무언가를 내게 원한다거나 기대를 말씀해주시지는 않았지만 가족간의 마찰을 겪으며 내가 부모님 뜻대로 행동하지 않았음은 분명하다. 싸우고서도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사이, 목소릴 높여 의견을 말하면서 눈물을 흘리더라도 그 다음날 어색한 웃음 한번이면 풀리는 사이가 내게는 가족이었다. 내게 세상에서 제일 편한 곳은 집이었고 가장 편하게 속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도 가족이었다.
하지만 스무살이 넘어서 부모님과 따로 떨어져 살면서 가족이란 의미는 다르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늙어가시는 부모님을 행복하게 해드리고 싶지만 부족한 능력으로 인해 함께 있으면 마음이 아려 떨어져 있음이 편할 때가 있고 속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게 되고 혼자서 모든 결정을 하려다 보니 점점 더 힘들어진다. 어른이란 대열에 합류하면 가족에게서 독립을 해야 하는 것일까? 혼자서 서야 한다고, 가족들에게 짐이 되면 안 된다고 생각했던 내게 이 책은 가족의 의미를 새로이 정립해주었다.
가족이란 이름만으로 힘을 받을 때가 있지만 행복한 가정이 되기 위해 노력한다면 그 힘을 몇 배로 강력하게 만들 수도 있다. 행복한 가족이라고 다른 이에게 말하기도 하지만 어딘가 모르게 잘 맞지 않는 문을 닫은 기분이 들 때가 있다. 조금만 더 맞추면 딱 맞을 것 같은 행복한 가족의 문. 그 문을 맞춰주는 100 개의 비밀.
100 가지의 비밀을 알게 되면서 나는 가족 구성원 중 자식이라는 내 위치말고 하나를 더 생각하게 된다. 내가 부모가 된다면 어떠한 가정을 만들 것인가에 대해서. 나이에 따라 달라지는 내 시선에 스스로 놀라고 만다. 행복한 가정을 만드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울 것이다. 생각만큼 실천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그건 그림 속의 풍경이 되기 때문에. 마음 속에 담아 두고 싶은 비밀 몇 개만 살짝 공개해본다. 행복한 가족을 꿈꾸는 이들을 위해서.
#001 좋은 친구가 되어라 + 013 가족에게 숨기지 마라 + 040 대화는 가족을 가깝게 만든다
어렸을 때 나의 가장 친한 친구는 부모님이셨다. 우리집이 읍내와 떨어져 있어서 학교가 끝나고 오면 같이 놀 친구들이 없었던 까닭도 있지만 아빠와 하는 낚시나 엄마와 함께하는 밭일(?)만큼 나를 웃게하는 것이 별로 없었던 것이다. 그때는 부모님과의 대화를 통해 고민을 해결하거나 좀 더 나은 결정을 내리는 일도 많았다. 어른이 되었다고 내 일은 스스로 결정하겠다며 혼자서 끙끙대는 동안 더 나쁜 결과로 되돌아 오고는 한다. 가족에게 해결 해달라고 부탁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 조언을 구하는 것은 더 오랜 삶을 살아오신 부모님의 지혜와 나 혼자의 결정이 가져올 수 있는 성급함을 신중함으로 바꿔준다. 가족은 완벽한 자식이나, 완벽한 부모님을 요구한 적이 없다. 다만, 서로를 필요로 하는 서로에게 힘을 주는 가족을 바란다.
#082 가족생활은 가족 모두의 헌신으로 이뤄진다 +096 평등하다 그러나 다르다
가족의 행복은 부모님이 책임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아빠가 경제적인 면을 엄마께서는 집안 살림을 함으로써 가정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했던 나에게 책 속에 나온 엄마들이 겪는 좌절과 고달픔은 놀라운 것이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알고 있었지만 엄마들이 느끼는 불행한 감정을 나도 우리 엄마에게 느끼게 해줬다는 생각이 들면서 가족 생활은 한 사람만의 힘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님을, 엄마에게도 하고 싶은 일과 성취하고 싶은 일이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 집안일은 엄마의, 아내의 몫이라고 생각한 잘못된 고정관념을 깨트려야 겠다. 특히 이런 고정관념은 어릴 때부터 생기므로 가정을 이루기 시작한 순간부터, 혹은 늦었다고 생각하는 바로 지금부터 이루어 져야 할 것이다.
가족은 닮는다는 말이 있다. 성격, 취향, 외모. 하지만 닮게 만든 것은 아닐까? 첫째 아이와 둘째 아이의 성격이 다를 수 있고, 부모님과 자식의 성격의 다를 수 있는데도 혹시 무의식적으로 강요한 것은 아닌지란 생각을 해보게 된다. 부모님과의 성격이 다름을 인정할 수 있는 자식이 되고 자식들의 성격과 생각이 다름을 받아들일 수 있는 부모님의 되고 싶다.
#마치면서
책 속의 100 가지 비밀들은 이해하기 쉽도록 가정의 일화로 나와 있다. 우리가 아는 영화배우도 있고 운동선수도 있고 내가 모르지만 유명한 이들이 나오기도 한다. 이 책은 유명한 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서 행복한 가족을 이루는 것을 방해하는 것에는 사회적 지위도 경제적 여유도 핑계거리거 될 수 없다는 것을 말해준다.
100 가지 퍼즐 조각을 받은 나에게는 커다란 퍼즐판이 펼쳐져있다. 퍼즐을 맞추기 위해서는 움직여야 한다. 알고만 있다고 해서 이루어지는 것은 없다. 조금은 낯 간지러울 수도 있고 조금은 어색할 수도 있지만 사랑을 표현하고 상대방의 말을 귀 기울여 들어주는 것을 지금 해야 한다. 더 늦기 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