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le 2005-09-13
축하드립니다. 정말 이 주의 마이리스트 당첨되신거예요. 사실 며칠 있다가 부끄러워 지웠었는데 그 영화 리스트에 제가 그런 글을 남겼었거든요. 속삭이는 말루다가. 저의 이 추천 한 방으로 이주의 마이리스트에 덜컥 당선되는 행운이 안겨질 지 누가 압니까ㅡ,라고. 아아, 미나미님, 축하드려요. 멋진 리스트였어요, 정말. 미나미님이 안타시면 그 누가 그걸 받을 수 있었겠어요.
있죠. 저는. 가만히 누워 있다가도 카이레님 여행 떠나신다는 생각만 하면 가슴이 막 울렁울렁 두근두근 해서 혼자서 헤벌쭉거리고 좋아서 방바닥을 괜히 떼굴떼굴 굴러다닌 답니다. 음, 그 낯선 공항에 막 내렸을 때 맡아질 그 낯설은 공기 냄새란... 상상만 해도 가슴이 터질 것 같아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질투나 부러움 같은 감정은 일어나지 않아요. 어쩌면 카이레님이 계시는 그 곳에는 저도 꼭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서요. 저는 가만히 방바닥에 누워서도 카이레님 발길 닿는 곳곳마다의 정취를 모조리 다 느낄 수 있겠거든요.
오늘은 비가 와요. 비가 오는 날은 산책을 나가지 못해요. 그래서 비가 오는 날은 주안상을 차려요. 그래 오늘 또 저는 술을 마실 거예요. 새로운 제 삶의 규칙이라고 해두죠.
얼른 나으세요. 아니 낫지 않아도 여행은 꼭 가셔야 해요. 떠나면 나을 거예요. 좀 더 빨리 떠나지 않는다고 몸이 조바심나서 걸린 병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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