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oule 2005-09-13  

축하드립니다.
정말 이 주의 마이리스트 당첨되신거예요. 사실 며칠 있다가 부끄러워 지웠었는데 그 영화 리스트에 제가 그런 글을 남겼었거든요. 속삭이는 말루다가. 저의 이 추천 한 방으로 이주의 마이리스트에 덜컥 당선되는 행운이 안겨질 지 누가 압니까ㅡ,라고. 아아, 미나미님, 축하드려요. 멋진 리스트였어요, 정말. 미나미님이 안타시면 그 누가 그걸 받을 수 있었겠어요. 있죠. 저는. 가만히 누워 있다가도 카이레님 여행 떠나신다는 생각만 하면 가슴이 막 울렁울렁 두근두근 해서 혼자서 헤벌쭉거리고 좋아서 방바닥을 괜히 떼굴떼굴 굴러다닌 답니다. 음, 그 낯선 공항에 막 내렸을 때 맡아질 그 낯설은 공기 냄새란... 상상만 해도 가슴이 터질 것 같아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질투나 부러움 같은 감정은 일어나지 않아요. 어쩌면 카이레님이 계시는 그 곳에는 저도 꼭 있을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서요. 저는 가만히 방바닥에 누워서도 카이레님 발길 닿는 곳곳마다의 정취를 모조리 다 느낄 수 있겠거든요. 오늘은 비가 와요. 비가 오는 날은 산책을 나가지 못해요. 그래서 비가 오는 날은 주안상을 차려요. 그래 오늘 또 저는 술을 마실 거예요. 새로운 제 삶의 규칙이라고 해두죠. 얼른 나으세요. 아니 낫지 않아도 여행은 꼭 가셔야 해요. 떠나면 나을 거예요. 좀 더 빨리 떠나지 않는다고 몸이 조바심나서 걸린 병일 거예요.
 
 
chaire 2005-09-14 1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여행은 꼭 가야죠. 어제 걱정돼서 병원에 갔어요. 사흘치 약을 받아서 어제 하루치를 먹으니, 좀 나은 것도 같아요. 일요일날 너무 과식을 한 모양이에요. 과식, 그거 안 좋은 거란 걸 재확인하고 반성하게 됐지요. 오늘은 비가 그치고 하늘이 이제 막 잠을 깬 듯한 표정을 하고 있군요. 제가 이 하늘과 이어진 저 너머의 하늘을 보게 될 날도 머지 않았구요. 쥴 님이 제가 가는 어느 곳에든 함께 가주실 거라 생각하니, 저도 설렙니다. 이상한 책임감도 들고 말이죠. ㅎㅎ
아참, 마이리스트, 그 멘트 저도 읽고, 속으로 웃음지었어요. 설마, 이런 것이 어찌 당첨될까 싶으면서도, 쥴 님의 추천 한 방이 놀라운 효력을 발휘하지 않을까 싶기도 했거든요. 그런데 역시 그 한 방의 힘이 이렇게 크군요. 헤헤. 그 보답으로 제가 여행 다녀와서 멋진 시집, 한권 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