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아직, 어른이 되려면 멀었다 - 청춘의 밤을 꿈을 사랑을 이야기하다
강세형 지음 / 김영사 / 2010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작하는 시점에서, '작가'라는 것에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작가'라는 큰 공통분모는 굉장히 많은 문화의 분자들을 획일화시키고 예술을 극대화시키기에 가장 걸맞고 적절한 직업의 한 분야라고 생각한다. 어떠한 창조, 어떠한 발견, 어떠한 공상화 된 생각에서 비롯 된 이야기들 그리고 그것들을 다듬어 세상 밖으로 거침없이 토해내어, '눈'으로 읽혀 '마음'으로 닿게하는 기적적인 직업은 아마도 '작가'라는 직업, 단연 이 하나뿐이라고 생각한다. 한때 나의 꿈이었고 그로인해 좌절과 한계라는 절망과도 맞부닥쳤지만 하나의 이상으로 자리잡은 이상, 잃지않고 잊지않을 십대의 '청춘'의 모습으로 마음 저 구석에 여전히, 아직도, 생생히, 살아있음을 나는 알고 있다.

 

 시나리오, 드라마, 영화, 소설 등 여러 작가들이 많지만 진득히 사람냄새나는 작가는 라디오 작가들이 아닐까 싶다, 아니 그러하다. 개인적인 취향으로, 뭇사람들의 인정과 맹목적인 신뢰와 선호하는 분야의 책이 아니면 초이스를 쉽사리 할 수 없는 성격인데 내게도 쉬어 갈 수 있는 쉼표가 필요했던 모양이다. 그것도 제멋대로 내달려가는 감정들에 대한 마음의 쉼표, 말이다. 그리고 여기, 성장하지 못한 채 머뭇거리면서도 인생의 굴곡에 발을 내딛는 청춘의 사연들이 정갈하게 담아있는 책을 만났다. 어른은 아니지만 어른이고 싶었고, 어른이고 싶었지만 십대, 이십대, 삼십대, 사십대가 되어서도 결코 다다를 수 없었던 어른들의 이야기, 사람냄새 진동하는 사연많은 책.

 

 이 작가, 라디오 작가란다. 그것도 젊은글만 쓰고 싶다는 작가, 강세형. 책을 맞이 할 당시에는 여러 사람들의 사연들을 묶은 책임을 몰랐는데, 받아들고 훑어보는데 표지 뒷 장에 적힌 문구가 툭, 하고 발등을 찍는 느낌에 오소소 소름이 돋아 움찔했다. 흔하고 흔한 청춘소설들은 남부럽지않게 소화해냈지만 이런 문구는 또 처음이라 생소했던 탓일까. 괜스레 의기소침해져 책을 바로보던 시선을 홱, 하니 돌려 외면해버리고 말았다.

 

 

 화려하지 않아도 특별하지 않아도

청춘, 그 날것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다.

 

 

 사람냄새가 난다는 거, 별거 없다. 킁킁거리며 그 사람의 옷자락에 코를 대어 냄새를 맡지않아도, 경이롭게도 인간에게서는 그 사람만의 특정적인 '온도'라는 것이 있기 때문에 그 사람의 목소리라던가, 움직임 혹은 말투에서조차도 그 사람만의 특유한 성질의 것을 찾아 낼 수 있다. 그리고 이 책에 적힌 수 많은 사연들 하나 하나에도 사람 냄새를 맡았다. 실로, 오랜만에 느껴보는 너무도 사실적인 생생함에, 담긴 모든 사연들이 반짝반짝, 빛나는 듯 청초해보였다. 내가 겪었던 이이기들, 나도 느꼈던 그 때 그 시절의 감정들, 지나고 흐르는 그 모든 시간들이 내 것은 단 하나도 없었다 생각했었던 젖비린내나던 청춘들. 그리고 나 또한 아직 어른이 아니라는, 무언의 끄덕임.

 

 군데군데 포스트잇으로 붙여놓은 페이지들이 수두룩하지만, 단 한차례도 쉬지않고 책 속의 사연들에 귀를 기울일 수 있었던 이유는 아마 마음과 마음이 일치되어 나도 모르게 고개를 주억거리며 그래, 그래 - 라며, 스스로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주었던 , 순간들때문은 아닐런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