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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땐 이런 책을 읽어라
박자숙 지음 / 창해 / 2009년 5월
평점 :
품절
아들에게 자주 편지를 쓴다는 것이 무척 부러웠다. 그리고 그 내용이 책을 권하는 것이여서 더욱 부러웠다. 나도 책을 읽기는 하지만 아이들에게 권할 자신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어린이날 처음으로 딸아이에게 처음으로 카드를 썼었는데, 그 몇줄도 어찌나 어색하던지. 지금 생각해도 손발이 오그라든다.
모두 40여권의 책을 추천해 주었는데 아쉽게도 내가 이미 읽었던 책이 많았다. 그래서 난 새로운 책을 처방받기 보다는 같은 책을 읽고 어떤 것들을 느꼈는지 나의 견해와 비교해보는 시간이였던 것 같다. 그리고 그동안 제목만 보고 왠지 재미없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읽기를 꺼려했던 책들을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예를 들자면, 요슈타인 가아더의 <소피의 세계>나 스펜서 존슨의 <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류의 책들이다.
난, 내가 읽고 싶은 책정도는 스스로 고를수 있다고 생각해서 묻기전에 책을 권해주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그런데 한살 한살 나이를 먹음에 따라 점점 어떤 책을 선택해야 할지 많이 망설여졌다. 그래서 마음이 아플 땐 책으로 처방하세요라는 문구에 더욱 끌렸던 것 같다. 이책은 엄마가 아들에게 쓴 편지다. 그 편지들 중에서 독서에 관한 내용만을 발췌해서 책으로 묶었는데, 그래서 청소년들이 읽으면 도움이 될만한 책들이 많다.
정의가 무엇인지 알고 싶을 때 - 하퍼 리 <앵무새 죽이기>
편견을 버리고 타인의 입장에서 돌아보기
"남에 대한 배려와 관용과 사랑은 우리가 어린 시절에 이미 배운 것들이야. 그런데 살아가면서 잃어버렸거나 당연히 해야 하는 줄 알면서도 그렇게 사는 것이 불편해 하나둘 포기한 것들이란다."
반가운 책을 만났다. 하퍼 리의 <앵무새 죽이기>이다. 처음 읽었던 게 내가 중학교 때이니, 벌써 십수년도 훨씬 전이다. 그때 스카웃의 아버지 애티커스가 무척 멋지다고 무척 좋아했던 책 중에 하나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잊고 있었다. <앵무새 죽이기>를 언급하는 다른 매체들을 보지 못해서 더욱 그랬던 것 같다.
백인 여성을 성폭한 혐의로 기소된 아홉명의 흑인 청년들이 백인 여성들을 검진한 의사가 성폭행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증언했음에도 불구하고 유죄 평결을 받은 스코츠보로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이다. 당시 흑백 인종차별이 얼마나 심했는지 알 수 있는데, 난 지은이의 넓은 배경 지식에 놀랐다. 모든 책을 완변한 배경 지식으로 글을 서술하고 있다. 글솜씨가 무척 부러웠다. 아는 것이 많으니 이야기꺼리가 많고 재미가 있다.
예술 작품을 보는 눈을 키우고 싶을 때 - 진중권 <미학 오디세이>
아름다움의 정체를 밝히는 미학의 역사
"아름다움이란 무엇인가? 플라톤은 자연의 어떤 형상보다도 직선과 곡선 등이 만들어내는 순수한 형태가 훨씬 아름답다 하여, 그리스의 비너스상보다도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아름다움의 우외호 삼았다고 해."
여러매체에서 자주 보게 되는 이름 진중권, 때로는 욕이 반인 악성댓글에 시달리기도 하고, 때로는 대중의 열렬한 지지를 받기도 하는데, 사실 아직 그가 쓴 책을 읽어본 적은 없다. 아내가 일본인이라는 사실만 기억나는 그의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더불어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와 반 룬의 <예술사 이야기>도 함께 읽는다면 훌륭한 공부가 될 것이라고 하는데, 더욱 땡긴다.
청소년기를 보내고 있는 아이가 있는 부모라면 이책을 권하고 싶다. 본인이 직접 읽어도 읽고 아이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을 선별해서 추천해도 좋을 것이고, 아이에게 선물해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