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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생각하는 개구리
이와무라 카즈오 지음, 김창원 옮김 / 진선아이 / 2010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생각하는 개구리" 시리즈가 철학 그림책으로 유명하다고 해서 여섯살과 세살인 딸들에게 읽어주기 전에 먼저 읽어 보았다. 철학 그림책이라서 조금 어렵지 않을까 우려 했는데, 의외로 너무 재미있었다. 내가 읽은 것은 <깊이 생각하는 개구리> 였는데, 이 시리즈들은 제목이 모두 비슷하다.
<깊이 생각하는 개구리>는 4컷 만화의 형식을 띄고 있다. 만화는 아직 아이들에게 읽어준 적이 없었는데, 아이가 잘 이해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일단 둘째는 개구리를 가르키며 "개굴개굴" 소리를 내면 무척 좋아했다.
예전에 큰아이가 비가 왜 내리는지에 대해 물어본 적이 있는데, 난 그저 과학 시간에 배운대로 아이에게 알려줬다. 수증기, 증발, 구름, 이런 단어들을 차례대로 나열 했었는데, 이 책에서처럼 멋진 대답을 해줬더라면 더 좋았을텐데 아쉬웠다. 하지만 이제는 아이의 질문에 더 좋은 대답을 해 줄 아이디어를 얻었으니 다행이다. 답이 늘 하나만 있을 것은 아니라는 것부터 알려줘야 겠다.
생각하는 것을 즐기는 개구리와 생쥐의 대화가 참 의미심장하다. 같은 주제로 생각을 더할때마다 더 멋진 답이 나온다. 비가 왜 내리는지에서 시작하여 생명에 관한 주제로 옮겨 가는데, 이렇게 철학적인 이야기가 전혀 무겁거나 심각하지 않다. 오히려 즐겁고 당연한 이야기처럼 느껴지지도 한다. .
이 책은 천천히 음미 하면서 읽어야 한다. 그래야 그 참 맛을 더 오래 즐길 수 있다. 급하게 줄줄이 읽었더니 비슷한 말과 그림이 반복되어서 눈이 빙글빙글 돌면서 어지러웠다. 이거 왜 이래 싶었는데, 천천히 읽었더니, 새로운 세상이 펼쳐졌다. 이렇게 멋진 생각을 하다니, 정말 멋지다라는 말밖에 할 수 없었다.
처음에는 그림체가 너무 간결해서 그닥 흥미롭지 않았고, 왜 이 책이 이렇게 인기가 있는 걸까하는 의구심도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그 인기가 당연하다 싶다.
<깊이 생각하는 개구리>를 읽으면서 철학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막연히 어렵고, 무겁고, 지루한 주제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철학은 우리 가까이에 있었다. 이제는 가볍게 아이와 이야기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아이가 커감에 따라 아이의 사랑을 더욱 많이 받게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