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그늘에서 - 제인 구달의 침팬지 이야기
제인 구달 지음, 최재천 외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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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인 줄 알고 구입한 책이긴 하지만, 막상 읽고 보니 정말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의 교만함은 지구 위에 유일하게 지능적인 존재는 인간이라는 상식을 퍼뜨렸고 이로 인한 자연 파괴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그런 우리의 상식에 잔잔한 도전을 던지는 책이 바로 이 책이라고 본다. 어찌 보면 제인 구달 개인의 연구 기록집 같지만, 그 속에 숨은 침팬지에 대한 그녀의 애정은 읽는 이로 하여금 침팬지가 사는 곰비로 빠져들어 침팬지들의 사랑과 슬픔, 삶에 빠져 들게 한다는 측면에서 문학적인 재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침팬지보다 더 침팬지다운 침팬지를 알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침팬지 사회는 모계 사회다. 아빠가 누군지는 알 수 없으니까... 엄마를 중심으로 자식들이 몰려 다니고 서로 돕는다. 놀라운 것은 열여덟 살이나 먹은 청년 침팬지도 뭔 일이 생기면 엄마 침팬지에게 달려간다는 것이다. 또한 나에게 깊은 인상을 준 부분은 엄마 침팬지마다 다른 모성이었다. 플로 같은 노련하면서도 짙은 모성애를 지닌 엄마 침팬지가 있는가 하면 자식이 해달라고 애원하는데도 무시해 버리는 젊은 엄마 침팬지도 있다. 인간 사회에서는 그러한 모성의 차이가 적절한 말과 꾸밈으로 가려져 있지만 사실은 저마다 차이가 있을 것이다.

인간 사회가 침팬지 사회와 다른 점은 타인에 대한 배려가 있다는 것이다. 침팬지 사회를 보면 인간 사회와 너무 유사하다는 생각에 근본적으로 인간은 침팬지보다 나을 게 없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래도 역시 사람은 배려가 있어... 하는 생각에 위안을 삼게 된다.

나에게 이런 저런 인상을 남긴 이 책은 침팬지의 생태를 보고한 책이면서도 사람의 본성을 가만히 생각해 보도록 해 준 책이었다.  또한 나름대로 열심히 생명을 이어나가며 삶을 꾸려 나가는 침팬지들에 대한 경이로움을 느끼게 해 준 책이었다.

참 가슴 따뜻한 생태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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