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이트 윈드
류향 지음 / 신영미디어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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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류향 작가님은 저랑 안 맞다고 생각했었어요. 더 기프트 이후로 몇 번 더 책을 읽었었는데 대부분이 실패였거든요.

그런데 얼마 전에 나왔던 '원 파인 데이' 와 '더 나이트 윈드'를 읽으며 류향 작가님에 폭 빠진 것 같아요.

'원 파인 데이'의 남주인공 차기준 때문에 폭풍 눈물을 흘렸었는데 '더 나이트 윈드'를 읽으며 여주인공 때문에 폭풍 눈물을 흘렸답니다.

 

차기현 (31) - 리조트 CEO

서해주 (29) - 조형예술가

 

스물셋의 기현은 일찌감치 자신의 미래를 계획하고 실천하고 있다. 계획 중 하나는 결혼이다. 결혼을 위해 일곱 번째 선을 봤다.

기현의 일곱 번째 맞선 상대는 바로 스물한 살의 해주. 첫 만남에서 서로가 마음에 들었던 기현과 해주.

학생이기 때문에 바로 결혼할 수는 없어 약혼을 한 후 졸업을 기다리던 두 사람.

그러나 2년 후, 기현 집안의 사업이 어려워지자 두 사람의 약혼은 깨지게 된다.

 

6년 후, 많은 것이 변해버렸다.

​죽고 못살다 기현과 해주는 헤어져버렸고, 기현은 기울어가던 사업을 일으켜 명실상부 사이판 최고 리조트의 CEO가 되었다.

일찌감치 결혼을 하려 했던 마음은 없어져버리고 독신의 길을 걷고 있다. 자신의 전부를 다 바쳤던 해주에게 매몰차게 버려졌기 때문에.

그렇게 매달리던 기현을 매몰차게 버렸던 해주는 어떨까? 보란 듯이 잘 살고 있을까?

그녀는 한마디로 처참한 삶을 보내고 있다. 죽지 못해 살고 있다는 것이 바른 표현 같다.

6년 전, 기현과의 헤어짐 이후 그녀의 시간은 멈췄다. 차디차고 암흑 같은 세상. 그저 살아지나 보나 하고 있다.

너무 추워 견딜 수 없었던 해주는 따뜻한 곳으로 떠나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떠난 곳, 사이판.

사이판에서 재회하게 된 두 사람.

 

기현은 보란 듯이 해주에게 상처를 주고 싶었다. 네가 그렇게 모질게 버렸던 내가 잘 나가는 CEO가 되었다고, 모질게 말하고 거칠게 다뤘다.

그러나 해주는 반응이 없다. 예전 반짝반짝 빛나고 도도한 요조숙녀 같았던 그녀가 시들시들 감정 없는 인형 같기만 하다.

다시 만난 해주 앞에서 속절없이 흔들리는 기현, 악몽 같았던 시간들과 그녀에게 흔들리는 마음. 결국 그녀와 함께 하기로 한다.

4일​……. 꿈꿀 수 있는 시간, 4일.

"그냥 4일만 당신의 여자로 살게. 그 후에는 내가 자연스럽게 지워질 거야."

 

꿈같던 4일의 시간이 지났다. 서로 각자의 길을 갔지만 기현은 못내 해주를 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알게 되는 지난날들의 이야기...

 

흔한 소재일 것이다. 재회.

그러나 여주인공 해주가 너무나도 안쓰럽다.

일생을 자기 뜻대로 선택하며 살 수 없었던 그녀, 수동적인 삶 속에서 유일하게 욕심내었던 기현이었지만 그 또한 부모님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놓을 수밖에 없던 해주.

끝가지 희망을 포기하지 않던 해주에게 일어난 일들은 정말 끔찍하다. 그래서 그 이후 그녀가 스스로를 포기한 것도 조금은 이해가 된다.

다시 만난 기현과 보냈던 시간. 그걸 마지막 선물이라 여기며 마지막을 준비하던 해주. 그 시간을 계기로 으쌰으쌰하며 살아줬으면 했는데, 더욱더 자신을 놓아버려 안타까웠어요.

이십여 년을 수동적이게 살아왔던 해주. 옷은 물론 신발, 가방조차도 스스로 골라 본 적이 없는 해주. 어릴 적부터 그런 환경에 놓여있었다면 나 또한 해주 같은 선택을 했을지도 모르겠다. 억압과 폭행이 당연시 여길 정도였던 해주. 그 끔찍한 시간을 홀로 보내야 했던 해주가 너무나도 불쌍했다.

너무나도 사랑했던 그녀가 갑작스럽게 이별을 통보했을 때,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는 것은 아닌가 한 번쯤은 생각해 볼 만도 했을 텐데, 그런 생각은 하지도 못한 채 무작정 매달리기만 했던 기현이 이해가 되질 않았다. 한순간에 사라져버려 앞뒤를 생각할 수 없었던 걸까요?

결국은 해주를 잊지 못한 기현이 한국으로 돌아와 해주를 찾으면서 지난날의 이야기를 알게 되고 권선징악 결말을 맺는데요. 끝은 좀 뻔하지만 그 과정까지 가는 도중 해주가 점점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자신감을 회복해 나가며 기현과 행복해지는 과정은 참 좋았어요.

 

"지금부터는 나를 위해 살아라, 해주야. 너 너무 사랑해서 너 잃으면 난 정말 죽을 거야. 그래, 죽을 거야. 너 따라 죽을 거야. 그러니까 날 살리고 싶으면 나를 위해 살아. 나와 결혼도 해 주고, 나와 평생같이 살자." -359p

 

'더 나이트 윈드'는 'Wind(바람)' 시리즈의 1탄이라고 하네요. 작가님 후기를 보니 총 3탄으로 이루어져 있더라고요.

1. 더 나이트 윈드

2. 더 페어 윈드

3. 더 컬러 오브 윈드

책 속에 등장하는 해주의 부모님은 주위 사람들로부터 훌륭한 부모라 칭송받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속은 그렇지 않죠. 해주를 억압하고 폭행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기는 나쁜 사람들이에요. 그런데 앞으로 나올 바람 시리즈에 등장하는 부모들도 해주의 부모 못지않게 악독한 사람들이라고 하네요. 그 밑에서 자란 주인공들은 어떤 상처를 안고 사랑을 할지 사뭇 기대가 됩니다. 다음 작품도 저는 당연히 읽을 것 같아요.

 

함께 들으면 좋을 음악. 신재영님의 Night wind

작가님이 말씀하신 대로 애잔하네요. 그러나 격정적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기현과 해주의 사랑이 격정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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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앤 지음 / 신영미디어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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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주인앤 작가님의 네 번째 이야기.

이야기는 표지에서도 묻어나듯 싱그러웠다.

마치 내 주위에서, 내 친구들 중에 꼭 그들이 있을 것만 같은 이야기라고 할까?

좋았다. 뭔가 굉장함 같은 것이 없었는데도 읽는 내내 그들과 같이 두근두근 대는 마음이었다.

주치형​(30) - (주)늘푸레 제1팀 팀장

배지안(26) - 직업 모름, 그러나 늘푸레에서 단기 아르바이트.

친한 선배가 결혼 후 자리를 잡았다던 경기도 어느 촌구석 마을로 휴식 차, 아니 도망칠 곳이 필요해 떠나게 된 지안.

버스를 타고 꼬박 50분을 더 가야 하는 주안리 마을. 지안은 땀방울이 송송 맺히게 하는 더운 날씨임에도 좋기만 했다. ​

주안리에 도착하기도 전에 만난 한 남자. 첫 만남부터 지안과 집요하게 눈을 마주치는 그 남자. ​ 그저 낯선 지역에서 스치는 하나의 풍경일 뿐이라 여겼지만 선배의 집 앞에서 또다시 마주하게 되고, 남자와 선배의 동생 간의 다툼을 말리려다 졸지에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 꼴이 되었다. 밤이면 별이 가득 보인다던 주안리에서 지안은 대낮에 별을 보게 되었다.

​자신을 집요하게 쳐다보는 남자, 무뚝뚝한 그 남자의 이름은 주치형. 지안의 친한 선배인 지영의 오랜 친구라고 한다.

서영의 집에서 며칠 의탁하려 했던 지안은 사정상 그 집에 있지 못하고 치형 소유의 원룸에서 신세를 지게 되​는데..

아랫집 남자, 주치형, 윗집 여자, 배지안.

잠깐 동안 신세를 지고 곧 떠날 줄 알았던 지안은 일주일이 흐르고, 주안리에서의 시간이 길어지게 되었고, 지안은 치형이 일한다던 회사에서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다.

단기 아르바이트라 일하시는 분들과 잘 친해지지 못할까 걱정했던 것도 잠시 지안은 특유의 순수함과 부지런함으로 할머니들의 마음을 훔칩니다.

그런 지안의 순수함과 덜렁거림에 눈을 뗄 수 없는 치형과 무뚝뚝하지만 자신을 세심하게 잘 챙겨주는 치형에게 두근거림을 느낀 지안. 어느새 같은 마음이 된 두 사람.

북적북적, 바쁘게 흘러가는 도시의 배경이 아니라 느릿느릿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시골에서의 이야기.

사실 소개 글을 읽었을 때는 시골의 순박한 남자와 새침데기 서울 여자의 이야기일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전혀!

치형은 무뚝뚝하고 시크한 남자, 지안은 순진하고 덜렁거리는 제 나이보다 조금은 어려 보이는 여자. 제 예상이 빗나갔죠.

​그런데 이 조합, 은근 매력적입니다. 두 사람의 이야기를 읽으며 자꾸 엄마 미소를 짓게 되더라고요.

무뚝뚝한 치형을 자꾸 웃음 짓게 만드는 지안은 참 사랑스러운 여자입니다.

주안리에 내려와 선배 동생에게 자신을 소개하는 장면이 있는데, 지안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것 같아요.

"너, 나 누군지 알아?"

"알 필요 있어요?"

​"물론 이 세상에 몰라서 좋은 것들도 많지만 반대인 것들도 있지. 그러니까 꼭 알아서 좋은 것들 중 하나로 남았으면 좋겠다. 배지안. 내 이름 말이야."

자신을 향해 틱틱하는 아이에게 핀잔을 줄 법도 한데, 아주 멋진 방법으로 자신을 소개하는 예쁜 여자예요.

함께 일하게 된 할머니들에게도 마치 손녀처럼 안마도 해드리고, 무거운 짐을 들어주기도 하고, 멋들어지게 트로트를 뽐내기도 하죠.

​남주인 치형과, 또 회사 동료들과 족구를 할 때, 치형에게 보란 듯이 잘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노력하다가 엄청난 헤딩 슛을 보여주는 그녀는 귀여운 여자예요.

이에 질세라! 우리 멋진 치형 씨의 매력도 만만치 않지요.

무뚝뚝하지만 얼마나 세심하고 자상한 남자인데요. 지안을 집으로 데려와서 방범창도 달아주고, 지안이 차려준 싱겁고, 짜고 들쑥날쑥한 계란요리 한상을 군말 없이 먹어주고, 비에 젖은 지안이 감기에 걸릴까 따뜻한 물로 씻도록 도와주고, 음료도 챙겨주고, 약도 챙겨주는 마치 어미새 같아요.

겉으로는 지안을 향해 틱틱 무뚝뚝하게 대하지만 덜렁대는 그녀가 다칠까 불안해하고 맛있는 것만 챙겨주고 싶고, 웃게 만들고 싶은 멋진 남자예요.

데이트할 곳 없을 것 같은 시골 마을이지만 두 사람은 알콩달콩 예쁘게 사랑을 합니다.

처음 마음을 확인했을 때, 시내 한 골목에서 키스를 나누다 주안리 미친 연놈 커플이 되긴 했지만, 윗집 아랫집을 오가며 함께 영화도 보고, 맛있는 것도 만들어 먹으며 데이트를 해요.

하지만 잠시 잠깐 떠나왔던 주안리, 언제고 이곳에만 있을 수 없는 지안. 역시 두 사람 사이에도 이별의 시간이 오게 됩니다.

쿨하게 지안을 보내주며 기다리겠다고 말하는 치형도 멋졌지만요, 그런 치형에게 손수건을 건네며 말하는 지안이 더 멋졌어요.

"근데, 주치형 씨. 손수건에 담긴 의미가 뭔 줄 알아요?"

"이별 후에도 우리의 만남을 기억해 주세요."

이​……별?"

"네, 이별요."

"그래서 말인데요. 주치형 씨. 이 손수건은 나 줘요. 그리고​​……."

"주치형 씨는 이 손수건 가져요."

치형의 손수건 안에서 노란색의 또 다른 손수건이 모습을 드러냈다.

​"노란색은 그리움이나 희망을 상징한데요. 어느 영화에서도 나왔어요. 나를 기다린다면 노란 손수건을 달아 줘요."

지안이 치형의 손목에 노란 손수건을 단정하게 묶어 주었다. 풀리지 않을까 매듭을 다시 한 번 꼼꼼하게 확인한 지안이 고개를 들었다.

"나중에 같이 봐요. 그 영화."

잠깐의 이별이지만 지안은 치형에게 자신의 마음을 확실히 묶어 놓고 떠났던 것 같아요. 1년이란 시간이 흘러서야 주안리로 돌아온 지안과 치형이 만나며 이야기가 끝나요.

아쉬운 부분도 물론 있었죠. 하지만 실제로도 존재할 것 같은 주안리에서 여전히 지안과 치형이 알콩달콩 살고 있을 거라 믿고 싶어져요.

작가 후기를 읽으니 작가님의 의도대로 이야기가 잘 표현되었어요. 소박하지만 예쁜 사랑 이야기.

뜨거웠던 여름 날, 싱그러웠던 두 사람의 이야기. More More 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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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 대리의 원석
스망앗 지음 / 다향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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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망앗 작가님의 글인데요. 처음 만나는 작가님이죠?

​소개글을 보니, 흥미롭습니다. 잘나가는 여주인공이 못난이 남주를 잡아서 왕자를 만드는 걸까요?

옥지원 (32) - EH에너지 자원개발2팀 대리​

김윤 (28) - EH에너지 자원개발1팀 사원

​2년 전, 스카우트되어 EH로 옮긴 지원은 자원 개발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꼼꼼한 일처리로 이직 후 금세 에이스로 부상.

잘 나가는 회사원에, 큰 키에 호감 가는 외모, 시원한 성격 탓에 동료들의 부러움을 사는 여자입니다.

대학시절 사귄 남자친구에게 크게 데여 이성을 만날 때 까다로워진 지원.

그녀의 이상형은 오지남입니다. 오지 탐험 원정이 가능할 정도로 지원을 잘 이끌어 줄 수 있는 남자, 누구에게나 다정다감하지 않고, 지원에게만 충성하는 순정남.

그러나 지원 앞에 오지남은 나타나지고 않고, 어느새를 나이를 먹어 32살의 골드미스가 되었느니, 이 나이가 되니 결혼은 거의 포기하게 되고, 원나잇 스탠드나 일회성 만남은 아니라도 결혼이나 조건에 얽매이지 않고 서로만을 바라보는 자유로운 관계를 맺고자 노력하고 있는데, 그녀의 레이더망에 걸린 한 남자!

지원과 같은 자원개발팀의 공식 찌질남, 김윤 사원.

여직원들이 꺼려하는 그는 커다란 키를 자랑하지만 항상 어깨를 움츠리고 다니며, 더벅머리에 관리를 전혀 안 하는듯한 수염 난 턱, 마지막으로 개구리 왕눈이의 눈도 작게 만드는 안경까지 탑재한 남자입니다. 외모도 외모지만 더듬거리는 말투며, 일에 대한 열의를 느낄 수 없는 답답한 일처리 등으로 인해 여직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데, 박한 여직원들의 평에도 불구하고 김윤 사원은 잘 나가는 커리어우먼 옥 대리에게 찍히는데...!

​처음 만나는 작가님의 글이라 사실 기대는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이게 웬일? 재미있더라고요~

이성을 만나는 것에, 결혼에 회의적이었던 지원이 사내 찌질남 윤을 만나, 마치 평강공주가 바보 온달을 바꾼 것처럼 윤을 찌질남에서 인기남으로 만드는 이야기.

길가의 돌멩이 같은 윤이 알고 보니 다이아몬드였다는 거죠. ​

순진하기 그지없는 윤을 데리고 지원을 아주 열심히 시청각 자료로, 문헌자료​로 다양한 공부를 통해서 절륜남으로 등극시키는 내용입니다. 단순히 씬만 나오느냐, 그건 아니에요~ 그 와중에도 회사일은 아주 열심히 해요. 낮에도 열심히, 밤에도 열심히.. 그러니 지루할 틈이 없더라고요.

남들 몰래 하는 연애라.. 그들 사이에 불안함은 항상 존재하죠. 지원은 사내에서 누구나 좋아할만한 성격으로 소유자로 그녀를 좋아하는 남자가 당연히 존재했고, 지원으로 인해서 점차 외모도 꾸미고, 회사 일도 열심히 하게 되면서 윤을 향한 여자들의 시선 또한 바뀌게 됩니다. 서로 오해하기도 하지만, 뭐 금세 눈누난나해요.

32살의 여자, 28살의 남자. 4살 차이의 연하남. 윤과의 결혼을 잠깐 생각했지만 그건 아니라고 생각하는 지원과 자신을 이토록 변화시킨 지원과 평생을 꿈꾸는 윤.

후반의 내용은 지원과 결혼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는 윤의 이야기가 나와요. 그 사이 지원의 이상형 오지남의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여행을 계획하는 윤.

지원이 말하는 오지는 아니지만 위험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자신을 이끌어주는 윤에게 결혼에 대한 확신을 생긴 지원은 윤과 결혼을 하게 됩니다.

스망앗 작가님의 첫 작품인 '옥 대리의 원석'은 스토리도 괜찮았어요. 처음엔 응? 이 병맛같은(나쁜뜻 절대 아님) 이야기는 뭐지? 했는데 갈수록 이야기에 푹 빠지게 되더라고요.

남들이 다 좋아할 정도로 멋있는 성격의 소유자인 지원에게 감정이입해서 재미있게 읽었어요. 곳곳에 포진해있는데 깨알 같은 유머들.. 예를 들지만 대롱이 같은?

​작가님의 개그에 진짜 빵 터졌네요. 첫 작품이 저와 잘 맞았어요. 작가님의 다음 작품도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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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
이서윤 지음 /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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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윤 작가님의 '소유'는 프레지던트, 독감, 매획의 포획자 이후 4번째로 만나는 글이네요.

작가님표 소유욕 강한 남주인공들이 등장하는지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네요.

이번 책은 제목부터 느껴지듯 엄청한 소유욕을 자랑하는 주인공 되겠습니다.​

서효주 (28) - 모바일 벤처 기업 '이언시스템' 총무팀 대리

정지헌 (32) - 모바일 IT​의 떠오르는 신성 '지니어스'의 대표

28살의 효주. 리뷰를 쓰고 있는 저와 동갑은 효주는 또래들과는 다른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연천 서씨 제공파 15대 종손녀인 효주. 종손녀로서의 책임과 의무로 인해서 마음껏 자유를 누릴 수 없었던 효주.

종부였던 어머니가 암으로 병원신세를 지면서 생겨버린 빚, 매번 돈때문에 힘든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죽마고우였던 준태의 제안으로 거짓연인행세를 하면서 돈 문제는 좀 풀렸지만 우정의 빛은 발하게 되고, 준태의 모친으로 상황이 나빠지게 됩니다.

결국 돈을 주며 준태와 헤어지기를 촉구하는 준태의 어머니, 그 일을 겪으며 참담함을 느끼는 효주.

우정도 금이 가고,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며 한번쯤은 일탈을 해보고 싶었든 효주는 호텔 바에서 술을 마시고 되고, 그를 만나게 됩니다.

​오랜만에 찾은 한국. 여느때와 같이 쉽사리 잠에 들 수 없는 진헌. 오후 호텔 카페에서 보았던 한 여자.

그 여자와 눈을 맞추고 느꼈던 당혹스러웠던 감정. 그런 그녀를 호텔 바에서 다시 만나게 됩니다. 그녀에게 추근대려던 무리를 쫓아내고 그녀 곁에 앉은 진헌.

그런 진헌을 향해 효주는 지금껏 한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주며 그를 도발하게 되고, 두 사람은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흔히 말하는 원나잇 스탠드.

하지만 효주는 진헌과의 관계로 마음의 위로를 얻었어요. 다들 종손녀로써, 장녀로써 당연시 여겼는데, 그의 한마디에 위로를 얻었고, 그의 손길에 또 다시 위로를 얻는 효주.

날이 밝으면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사람이겠지만 이 밤, 그로 인해 마음의 위안을 얻음으로써 또다시 지겨운 일상을 살아갈 수 있겠구나 여겼을지도 모르겠네요.

효주와 비슷하게 진헌 또한 효주로 인해 편안함을 얻었어요. 15년전부터 쉽사리 잠이 들 수 없었던 진헌도 효주와의 관계로 오랜만에 깊은 잠이 빠져들 수 있었거든요.

효주의 처음을 가지고, 그녀의 반응으로 가슴 깊이 뜨거운 감정을 알게 된 진헌, 효주를 향한 엄청난 소유욕이 발현하게 됩니다.

처음부터 여자의 거짓말이 선명히 드러났다. 단 한 번도 거짓말을 해 본 적이 없는 것처럼.

누구의 손도 닿은 적 없는 순결한 몸. 하얀 순백의 눈 내린 길 위에 그가 만드는 대로 길이 나고 있다.

그가 원하는 대로, 반응한다.

소유.

내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 page. 80

​원나잇 스탠드로 끝나버린 인연이 아니었던 두 사람. 회사 일로 다시 마주하게 되고, 진헌을 거부하려 했던 효주는 또다시 그때처럼 속수무책으로 그에게 끌려버리고..

거부의 몸짓도 잠시 남들이 아는 서효주의 모습이 아닌, 진헌과 함께 했던 그 밤의 당돌하고 솔직한 모습으로 진헌을 대하게 됩니다.

책을 읽으며 한동안 효주의 변화에 몰입이 잘 되질 않았어요. 처음은 종손녀, 장녀로서의 효주의 모습은 답답하기 그지 없었죠. 쌍둥이 여동생이 있었지만, 언니라는 이유로 홀로 그 무거운 짐을 지며 동생에게 아쉬운 소리 한 마디 못한다는 것이 답답했어요. 첫째라고 해서 모두 효주 같지는 않겠죠? 돈 때문이긴 하지만 친구 준태 앞에서도, 준태 어머니 앞에서도 묵묵하기만 했던 효주가 진헌 앞에서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의외이긴 했어요.

오로지 자신을 위해서 돈을 쓰지 않던 그녀가 돈을 쓰며 일탈을 보내고 있다지만 첫만남 이후 진헌에게 보여주는 모습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 뜻밖이라고 해야할까요?

진헌에게 보여주는 것처럼 동생에게, 친구에게 똑부러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좀 아쉬웠어요.

​그에 반해, 남주 진헌은 멋있는 남자죠. 상처는 있죠. 15년이란 시간동안 불면의 밤을 보낼 수밖에 없었던 사연. 하지만 효주를 만나고 그녀와 함께 하는 시간동안에는 그나마 잠에 들 수 있었고, 그녀때문에 용기를 내 15년전 그가 겁을 내고 외면했던 일을 하므로서 불면의 밤은 사라졌다는 것. 진헌에겐 효주는 약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 외에 아버지와 관계가 명확히 끝난 것이 아니고 궁금하게 만들며 끝나버려서 아쉬워요.

이서윤 작가님의 주인공들,그 전의 작품의 만났던 주인공들과 별다를게 없었다는 점이 아쉽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몰입하며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작가님의 필력때문이 아닐까요? 흔한 소재일 수도 있는 원나잇 스탠드라는 설정을 지루하지 않게 표현하셨네요. 그렇게 느낀 것은 제가 소유욕 강한 남주를 좋아해서일지도 모르겠네요. 읽으며 효주와 진헌이 첫만남에서부터 서로에게 위안이 되었구나 하고 느꼈었는데, 작가 후기를 읽은 작가님의 의도가 '위로'를 생각하며 글을 쓰셨다고 하네요. 글을 읽으며 작가님의 의도하셨대로 독자가 느꼈다는 것, 작가님과 통했다는 것에 만족스럽네요.

다만 다음 작품은 좀 더 다른 분위기의 이야기를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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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거리 한약방
서야 지음 / 가하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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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서야님 글은 참 편안하게 읽을 수 있다는 점이 좋아요.

서야님의 글에서는 전라도 사투리가 많이 등장하는데, 제가 사는 곳이 전주여서 그런지 작가님의 책을 읽으면 정겹더라고요.

그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은 '은행나무에 걸린 장자'와 '삼거리 한약방'이에요. 한 개를 뽑으라 한다면 '삼거리 한약방'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서이준 (30) - 소담골 한방병원 침구과 한의사.

강늘뫼 (24) ​- 삼거리 한약방 강 원장의 애지중지 손녀.

 

 

경기전과 전동성당이 있는 교동의 한옥마을. 그 안에 천사처럼 예쁘고 착한 여자아이, 아니, 여자가 있어요.

강늘뫼. 이름도 예쁘네요. 늘 산처럼 든든히 버티어 서있으라 뜻의 이름이라네요.

24살의 늘뫼는 또래보다 외모가 어려 보여요. 사실 외모만 그런 것이 아니라 ​늘뫼는 경계성 지적장애로 어린아이 수준의 지능을 가지고 있어요.

어린아이처럼 제대로 할 줄 아는 건 별로 없지만, 세상 모든 것이 즐겁기만 한 여자에요.

그런 손녀를 둔 삼거리 한약방의 강 원장의 소원은 늘뫼가 좋은 짝을 만나 잘 살기를 바라는 건데요. 그건 아마도 늘뫼를 사랑하는 한옥마을 사람들의 소원일 것이에요.

강 원장과 죽마고우인 서울 소담골 병원의 편 원장은 매년 삼거리 한약방으로 의료봉사 차 방문 합니다.

이번 방문은 친 손녀처럼 여기는 늘뫼의 짝으로 살짝 찜해 놓은 인물을 데리고 내려왔는데요. 방문 첫날부터 찜해 놓은 놈은 안중에도 없고 애먼 놈한테 관심을 보이는 늘뫼.

 

서울 소담골 한방병원에서도 뛰어난 실력과 잘생긴 외모, 반듯한 성품으로 칭찬이 자자한 이준.

의료봉사차 방문한 삼거리 한약방. 그곳에서 예쁘고 천진난만한 늘뫼를 만나게 되는데요. 조금은 무심하다 싶은 이준이었으나 늘뫼에게는 자상하게 챙겨주네요.

호윤에게 한눈에 반한 늘뫼는 가슴속에서 불꽃이 터지는 듯한 느낌을 받고, 의료 봉사 기간 내내 호윤에 거침없이 애정을 줍니다.

그 첫번째, 조랭이 오빠가 사준 토끼를 낼름 잡아 토끼탕을 해준다. 두 번째​, 자신이 제일 좋아하는 삶은 계란을 많이 아주 많이 해준다.

늘뫼로 짝짝쿵하기 바쁜 호윤과 달리 묵묵히 자신을 일을 해내가는 이준. 그러던 중 어느새 의료 봉사 기간이 끝나가고, 소담골 의사들이 다시 떠나는 날.

SO COOL하게 이준과 호윤을 배웅하는 늘뫼. 그러나 그들을 향한 늘뫼의 말은 가슴 아프더라고요.

 

"할아버지가 그러는데 엄마, 아빠를 하늘에 보내 사람이 견디지 못할 이별은 세상에 없대요."

"그러니까 섭섭한 것도 견디라고. 시간은 언제나 흘러간대요."

 

다시금 일상으로 돌아간 이준과 늘뫼.

이준은 환자들을 보며, 늘뫼는 이준이 사주고 간 토끼들을 보살피고, 할아버지와 계란을 쪄먹으며 일상을 보내는데, 이준은 어느 순간 해맑은 늘뫼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이때 등장하는 또 다른 남자, 문 명. 늘뫼의 사촌 오빠인 조령의 친구인 명은 가야금 명인인데요. 갑작스레 삼거리 한약방에 나타나 마치 주인 행세를 하는 명.

반찬 타박, 이부자리 타박까지.. 부리는 것이 몸에 밴 잘난 남자인데요. 그런 명이 늘뫼와 혼인을 하겠다 말하고, 늘뫼는 그날부터 신부수업에 들어갑니다.

그러나 할 줄 아는 거라곤, 계란 닮기나 노는 것밖에 없으니.. 하는 것마다 엉망진창이고, 급기야 가출을 하고 맙니다.

늘뫼가 가출해 간 곳은 서울. 늘뫼의 가출로 한바탕 뒤집어진 삼거리와 소담골. 이준 또한 늘뫼의 가출에 불안한 마음과 늘뫼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되고, 소담골로 찾아온 늘뫼를 껴안고 안도합니다. 그리고 결정하죠. 이 아이와 함께 해야겠다고..

 

소담골에서도 실력 있는 의사이고, 100년 전통의 혜빈당 장손으로 앞으로 가업을 이어야 했던 이준은 늘뫼를 만나고 ​정해진 것에 맞춰 살아왔던 삶을 훌훌 털어버리고 늘뫼와 함께하고파 삼거리 한약방으로 향하는데, 참으로 멋지더라고요.

 

"​이 아이가 없는 세상에서 예전처럼 살아가고 싶지 않습니다."

"매일 매일이 무료하고, 시간의 흐름조차 지루해지는 그런 시간들…… 그것이 제게 남겨진 삶이라면 혜빈당쯤은 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아이가 저를 바라는 게 아니라, 제가 이 아이를 바라는 겁니다, 할머니. 이 아이의 웃음이 탐나고 이 아이의 사랑이 고픕니다, 전."

"저를 둘러싼  삶이 그랬습니다. 그저 바꿀 수 없는 삶이라면 맞추어 살아보려 했는데 저 아이가 자꾸 욕심나고, 저 아이가 자꾸 그리워지고, 저 아이가 자꾸 궁금해지면서부터 잘 안 됩니다, 그게.​ 이런 게 사랑이라면…… 전 아마 사랑하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늘뫼로 인해 비로소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던 이준. 어린아이 같은 늘뫼가 이준과 행복해져서 얼마나 기쁜지 몰라요.

늘뫼가 이준과 결혼해서 혼자 남은 명이 조금 안쓰럽지만 그는 홀로 있어도 빛나는 사람이니까요.

이준이 들어온 삼거리 한약방, 늘뫼는 여전히 밝고 즐겁게 생활을 하고 있어요. 명과 함께 계란을 삶아먹고 놀러 다니느라 이준이 조금 피곤할 뿐이지만요.

 

항상 한옥마을에 놀러 가면 삼거리 한약방이 생각나요. 여고 앞, 분식집과 칼국숫집을 보면서 늘뫼가 이곳을 참새 방앗간 드나들듯 놀러 다녔겠구나. 좀 걸어가다 보면 삼거리 한약방 같은 문 닫은 한약방이 보이는데.. 여기서 금방이라도 이준과 늘뫼가 뛰어나올 것 같더라고요. 오목대 근처를 가면 늘뫼와 이준이 그들의 예쁜 아이 휘를 데리고 마실을 나왔을 것 같고 그래요.

삼거리 한약방이라는 책 속의 한옥마을은 고즈넉한 분위기지만 지금의 한옥마을은 느림의 미학을 잃어버린 곳이어서 조금은 슬프네요. 삼거리 한약방이라는 책은 해맑은 늘뫼와 그녀가 사랑하는 이준, 그녀를 사랑하는 할아버지 강 원장, 구수한 사투리의 솜래 할매, 딸처럼 예뻐해 주는 칼국숫집 아저씨, 이화 주막 아저씨 등 이웃 주민들로 인해서 더욱더 사랑스러운 이야기가 된 것 같아요. MSG가 들어가지 않은 착한 이야기라서 두고두고 읽어도 질리지 않는 이야기에요.

책을 읽고 나면 늘뫼에 동화되어 웃음이 실실 새어 나오고, 마음이 따뜻해져요. 이 가을, 쌀쌀한 바람에 훈풍을 넣어줄 따뜻한 이야기 한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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