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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
이서윤 지음 /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이서윤 작가님의 '소유'는 프레지던트, 독감, 매획의 포획자 이후 4번째로 만나는
글이네요.
작가님표 소유욕 강한 남주인공들이 등장하는지라,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있네요.
이번 책은 제목부터 느껴지듯 엄청한 소유욕을 자랑하는
주인공 되겠습니다.
서효주 (28) - 모바일 벤처 기업 '이언시스템'
총무팀 대리
정지헌 (32) - 모바일 IT의 떠오르는
신성 '지니어스'의 대표
28살의 효주. 리뷰를 쓰고 있는 저와 동갑은 효주는
또래들과는 다른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연천 서씨 제공파 15대 종손녀인 효주. 종손녀로서의
책임과 의무로 인해서 마음껏 자유를 누릴 수 없었던 효주.
종부였던 어머니가 암으로 병원신세를 지면서 생겨버린
빚, 매번 돈때문에 힘든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죽마고우였던 준태의 제안으로 거짓연인행세를
하면서 돈 문제는 좀 풀렸지만 우정의 빛은 발하게 되고, 준태의 모친으로 상황이 나빠지게 됩니다.
결국 돈을 주며 준태와 헤어지기를 촉구하는 준태의
어머니, 그 일을 겪으며 참담함을 느끼는 효주.
우정도 금이 가고, 자신의 상황을 비관하며 한번쯤은
일탈을 해보고 싶었든 효주는 호텔 바에서 술을 마시고 되고, 그를 만나게 됩니다.
오랜만에 찾은 한국. 여느때와 같이 쉽사리 잠에 들
수 없는 진헌. 오후 호텔 카페에서 보았던 한 여자.
그 여자와 눈을 맞추고 느꼈던 당혹스러웠던 감정.
그런 그녀를 호텔 바에서 다시 만나게 됩니다. 그녀에게 추근대려던 무리를 쫓아내고 그녀 곁에 앉은 진헌.
그런 진헌을 향해 효주는 지금껏 한번도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주며 그를 도발하게 되고, 두 사람은 함께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흔히 말하는 원나잇 스탠드.
하지만 효주는 진헌과의 관계로 마음의 위로를
얻었어요. 다들 종손녀로써, 장녀로써 당연시 여겼는데, 그의 한마디에 위로를 얻었고, 그의 손길에 또 다시 위로를 얻는
효주.
날이 밝으면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사람이겠지만 이
밤, 그로 인해 마음의 위안을 얻음으로써 또다시 지겨운 일상을 살아갈 수 있겠구나 여겼을지도 모르겠네요.
효주와 비슷하게 진헌 또한 효주로 인해 편안함을
얻었어요. 15년전부터 쉽사리 잠이 들 수 없었던 진헌도 효주와의 관계로 오랜만에 깊은 잠이 빠져들 수 있었거든요.
효주의 처음을 가지고, 그녀의 반응으로 가슴 깊이
뜨거운 감정을 알게 된 진헌, 효주를 향한 엄청난 소유욕이 발현하게 됩니다.
처음부터 여자의 거짓말이 선명히
드러났다. 단 한 번도 거짓말을 해 본 적이 없는 것처럼.
누구의 손도 닿은 적 없는 순결한 몸.
하얀 순백의 눈 내린 길 위에 그가 만드는 대로 길이 나고 있다.
그가 원하는 대로,
반응한다.
소유.
내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 page. 80
원나잇 스탠드로 끝나버린 인연이 아니었던 두 사람.
회사 일로 다시 마주하게 되고, 진헌을 거부하려 했던 효주는 또다시 그때처럼 속수무책으로 그에게 끌려버리고..
거부의 몸짓도 잠시 남들이 아는 서효주의 모습이
아닌, 진헌과 함께 했던 그 밤의 당돌하고 솔직한 모습으로 진헌을 대하게 됩니다.
책을 읽으며 한동안 효주의 변화에 몰입이 잘 되질
않았어요. 처음은 종손녀, 장녀로서의 효주의 모습은 답답하기 그지 없었죠. 쌍둥이 여동생이 있었지만, 언니라는 이유로 홀로 그 무거운 짐을 지며
동생에게 아쉬운 소리 한 마디 못한다는 것이 답답했어요. 첫째라고 해서 모두 효주 같지는 않겠죠? 돈 때문이긴 하지만 친구 준태 앞에서도, 준태
어머니 앞에서도 묵묵하기만 했던 효주가 진헌 앞에서 180도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의외이긴 했어요.
오로지 자신을 위해서 돈을 쓰지 않던 그녀가 돈을
쓰며 일탈을 보내고 있다지만 첫만남 이후 진헌에게 보여주는 모습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는 것이 뜻밖이라고 해야할까요?
진헌에게 보여주는 것처럼 동생에게, 친구에게
똑부러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했는데.. 그러지 못해서 좀 아쉬웠어요.
그에 반해, 남주 진헌은 멋있는 남자죠. 상처는
있죠. 15년이란 시간동안 불면의 밤을 보낼 수밖에 없었던 사연. 하지만 효주를 만나고 그녀와 함께 하는 시간동안에는 그나마 잠에 들 수
있었고, 그녀때문에 용기를 내 15년전 그가 겁을 내고 외면했던 일을 하므로서 불면의 밤은 사라졌다는 것. 진헌에겐 효주는 약이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그 외에 아버지와 관계가 명확히 끝난 것이
아니고 궁금하게 만들며 끝나버려서 아쉬워요.
이서윤 작가님의 주인공들,그 전의 작품의 만났던
주인공들과 별다를게 없었다는 점이 아쉽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미있게, 몰입하며 읽을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작가님의 필력때문이 아닐까요?
흔한 소재일 수도 있는 원나잇 스탠드라는 설정을 지루하지 않게 표현하셨네요. 그렇게 느낀 것은 제가 소유욕 강한 남주를 좋아해서일지도
모르겠네요. 읽으며 효주와 진헌이 첫만남에서부터 서로에게 위안이 되었구나 하고 느꼈었는데, 작가 후기를 읽은 작가님의 의도가 '위로'를 생각하며
글을 쓰셨다고 하네요. 글을 읽으며 작가님의 의도하셨대로 독자가 느꼈다는 것, 작가님과 통했다는 것에 만족스럽네요.
다만 다음 작품은 좀 더 다른 분위기의 이야기를
만났으면 하는 바람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