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 주진욱
소피박 지음 / 봄출판사(봄미디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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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욱 (34) -  SBC 방송국 보도국 사회부 부장, 9뉴스 앵커

박세린 (30) - 명품 구두 Z 브랜드 수석 디자이너

​대학시절 기분 전환 차 도전했던 디자인 응모에서 최우수작품으로 선정되고 명품 구두 Z 브랜드에 스카우트되었던 세린.

회사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디자인 공부를 시작했던 세린은 8년 만에 세계 여성들의 마음을 뒤흔드는 구두를 만들어내는 최고의 디자이너가 되었고, 8년만에 긴 휴가를 내고 한국으로 돌아와 휴가 전 마지막 공식 스케쥴은 토크쇼에 출현하는데.. 토크쇼가 진행되는 방송국이 SBC였고 세린은 문득 대학 시절 자신의 마음을 흔들었던 한 남자를 떠올리는데..

SBC 방송국 보도국 사회부 부장이자 평일 9시 뉴스 앵커인 주진욱.

뛰어난 실력과 성실한 자세로 남보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수석 앵커 자리를 꿰찬 진욱. 앵커를 하면서도 여타 다른 부서보다 드세고 빡센 사회부 부장직을 겸하길 2년째. 남보다 배는 힘들고 바쁘지만 이 일이 싫지 않았던 진욱 앞에 8년 만에 한 여자가 나타난다. 8년 전 자신의 마음을 확신할 수 없어 놓쳐버렸던 여자, 박세린.

8년 전, 경영학과 선후배로 만났던 진욱과 세린.

강의실에서 만났던 세린은 진욱에게 한눈에 반하게 되었고, 그때부터 일편단심 진욱을 바라봅니다. 진욱의 일이라 하면 세린이 빠질 수 없었던 그때, 그녀의 별명은 주진욱 껌딱지였죠. 진욱을 향한 마음을 부러 감추지 않았던 순순하고 해맑았던 여학생. 스카우트되어 한국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진욱에게 고백하려 했지만 마음에 상처를 받고 떠났고, 그런 그녀의 마음을 뒤늦게 알고 힘들어했던 진욱.

그리고 8년 후, 최고의 위치에 있던 두 사람이 재회했다.

다시는 허무하게 그녀를 놓칠 수 없었던 진욱과 아무렇지 않을 거라 했던 마음이 우습게 남자를 보는 순간 다시금 가슴이 뛰기 시작한 세린.

이번엔 놓치지 않고 서로에게 껌딱지가 될 수 있을까요?

소피박 작가님? 처음 접하는 작가님의 책이네요. 표지만 보면 무슨 요리사 이야긴가 했는데 구두 디자이너와 앵커의 이야기였어요.

직업적인 요소가 적절하게 들어가 있어 좋았어요. 주진욱 앵커님, 이름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한 연예인을 떠올리면 읽으니 몰입도 상승.

중반까지 이야기는 상큼하고 설레고 좋았습니다. 과거와 현재를 번갈아 보여주며 막 시작하려는 연인들의 달달함을 잘 보여줬거든요.

하지만 역시나 후반부가 아쉽더라고요. 달달함도 과하면 질리는 법. 굴곡 없는 내용에 달달함만 계속되니 조금은 지루하더라고요.

8년 전, 세린이 진욱의 마음을 오해하고 떠났던 부분이 밝혀질 때 뭔가를 기대했는데 별 내용 없이 쉽게 넘어가버리더라고요. 반전 있는 내용이 숨어있는 줄 알았는데... 저 혼자 상상의 나래를 펼쳤답니다. 진욱이 쌍둥이였다는 점을 가지고 말이에요. 원래는 진욱과 쌍둥이는 라이벌이었다. 라이벌인 쌍둥이는 진욱의 모든 것이 못마땅했고, 그를 괴롭히기 위해서 세린을 그의 여자친구로 착각하고 심하게 상처를 줬다 뭐 이렇게 혼자 상상했더랬죠.

재회 후 한 달도 안되는 시간에 급속도로 가까워져버린 두 사람. 스피드한 진행이 마음에 와 닿지 않았어요. 워낙 느림의 미학을 좋아하는지라..

뭐, 8년 전부터 진행되었던 두 사람이니 그럴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 과정이 별로였어요. 콩닥콩닥 설레는 썸이 아니었거든요. 긴 외국 생활, 화려한 셀럽들을 만나면서 보고 배운 게 있어 표현에 적극적인 세린이긴 했으나 개인적으로 직접적인 표현보다 우회적인 표현을 좋아하는 1인이라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어요.

가볍게 읽기엔 좋은 책이었어요. 작가님의 처녀작이니 다음 작품은 좀 더 간질간질 제 마음을 빼앗는 이야기였으면 좋겠습니다.

책을 읽고 기억나는 거라고는 크리스마스이브 날 화장실에서 세린이 진욱을 유혹하는 장면이네요. 언젠가는 저도 한번 그런 유혹을..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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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큼한 이웃
김필주(르비쥬) 지음 / 도서출판 오후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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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세현 (33) - 세현내과 원장

서은우 (26) - 생과일주스 '상큼한 이웃' 운영

 

도시 전체가 문화재인 경주.

시내에서 약간 빗겨난 곳에서 자그마한 생과일주스 가게 '상큼한 이웃'을 운영 중인 여주인공 은우.

고향인 서울을 떠나 2년 전 정착한 경주에서 은우는 누구보다 열심히 일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여느 손님처럼 오렌지 주스를 주문하던 한 남자.

선한 인상과는 달리 차가운 말투였던 남자가 은우에게 경주에 대해 이것저것 물어보더니 며칠 뒤 자신의 가게 옆으로 내과를 개원하게 됩니다.

​친절하게 경주에 대해 말해줬고, 앞으로 계속 이웃으로 만나게 될 것임에 은우는 마냥 기쁜 마음으로 그를 대하지만 그의 태도는 무심하네요.

잘 나가는 내과의인 세현. 누구나 알아주는 병원을 돌연 그만두고 아무 연고도 없는 경주에 내려와 충동적으로 병원을 열게 된 세현.

서른 세해 동안 부모님께 인정받고 착한 아들로 살았지만 더 이상은 참을 수 없었던 세현.

믿었던 사람에게 받은 상처로 모든 걸 버리고 떠나온 경주에서 생각지도 못한 인연을 만나게 비로소 따뜻함을 되찾게 되는데요.

은우의 친절한 호의가 부담스러운 세현과 세현과 마주칠 때마다 못난 꼴을 보여주게 되어 민망한 은우.

요즘 이웃이라도 데면데면하고 그보다 못한 사이도 많은데, 은우가 가게를 닫으며 셔터 내리는 것을 도와주고, 지쳐 보이는 세현에게 선뜻 밥을 함께 먹자고 말하는 은우. 어느새 이것저것을 함께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신과는 너무나 다른 환경 속에서 살아온 은우가 거슬리며 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 세현. 갑작스럽게 은우의 어머니가 아프게 되고 그 일로 더 가까워진 두 사람.

 

그 이후, 세현의 고백으로 사귀게 되는 두 사람.

이때부터 상큼한 그들의 연애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약 3주 전에 기차 여행을 하며 경주를 갔었더랬죠. 고층 건물이 없이 여기를 봐도 문화재, 저기를 봐도 문화재인 경주가 굉장히 신기했었어요.

그때 '상큼한 이웃'을 보고 경주에 갔었더라면, 음.. 이곳쯤에 은우의 가게 있지 않을까? 그 옆엔 세현의 병원이고, 아~ 여기가 세현과 은우가 데이트했던 곳이구나 했을지도 모르겠어요. 그때 제가 둘러봤던 곳을 떠올리며 책을 읽었습니다.

'상큼한 이웃​'이라는 가게 이름처럼 아픔을 의연하게 이겨내고 상큼함을 발산하는 스물여섯의 은우와 누구보다도 자신을 믿어줘야 했던 사람들로부터 받은 상처로 주변 사람들에게 벽을 치며 살아왔던 세현이 은우를 만나면서 조금씩 변화하는 과정이 좋았어요. 세현이 조금은 안쓰럽더라고요.

특히나 도시락을 들고 은우를 찾아갔을 때 했던 말이 마음 아팠어요.

"한집에서 같이 밥을 먹기에 식구(食口)라고 한다죠."

"나는 말입니다. 사실 식구들과도 함께 밥을 먹은 기억이 손에 꼽힐 정도라 혼자서 밥을 먹는다든가, 뭐 그런 것 따위에 별로 신경을 써 본 적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익숙하다 생각했던 것들이 자꾸…… 낯설게 느껴집니다."

사람들은 밥을 먹으며 많은 것을 나누잖아요. 세현도 은우와 밥을 먹으며 따뜻한 마음을 나눴을지도 몰라요.

그리고 은우의 도시락을 보며 입맛을 다셨던 이유가 아마도.. 따뜻함을 느끼고 싶었었는지도 모른다고 저 혼자 생각했어요.

두 사람이 마음을 확인한 후에는 은우가 만드는 키위주스, 오렌지주스처럼 새콤달콤했습니다.

경주에 내려온 지 2년이나 되었음에도 가보지 못 했던 안압지를 두 사람이 함께 데이트하는데.. 우와, 스케일 어쩝니까?

뜬금없는 경비행기씬인 듯했으나 로맨틱하더라고요.

​책을 읽으며 특별하게 짜증 나게 했던 부분도 없었고, 주인공들을 괴롭히는 못된 조연도 등장하지 않는 잔잔하고 예쁜 이야기라 취향 탈 수도 있지만 한 번쯤 읽어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다시 경주에 가면 곳곳에서 은우와 세현의 흔적을 발견하지 않을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책 속에 등장하는 불고기 아저씨인 최진혁 씨의 이야기가 궁금하네요. 마지막에 잠깐 진혁의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궁금증을 해소하기엔 너무나 짧았어요. 진혁의 이야기가 다시 나오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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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가을
김유미 지음 / 신영미디어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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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준영(31) - 고등학교 체육 선생님

안소진(34) - 반찬가게 '우리 집 밥상' 사장


모교인 고등학교에 체육 선생님으로 일하게 된 준영. 정식 부임 전날, 친구들과 술을 마시던 중 눈에 들어오던 한 여자.

며칠 전 우연히 보게 된 장면이 떠오르는 준영. 여자에 대한 첫인상이 좋았던 준영입니다. 그런데 그런 여자를 데리러 온 한 남자.

아니, 남자라고 하기엔 어린, 그래 소년! 그런 소년을 향해 서슴없이 내 남자라고 말하는 여자. 설마.. 그렇고 그런 사이?

설마 아니겠지 하며 자신을 스쳐 지나가는 일들 중 하나라 생각했던 준영.


하지만 다음 날, 자신의 평생직장이 될 학교에 첫 출근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알게 됩니다.

어제 보았던 여자와 소년 중 소년을 직접 만나게 된 것. 자신이 부임한 학교의 학생이었다니!

그 일을 그냥 넘길 수 없었던 준영은 소년을 불러 말을 합니다. 나는 지난밤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인 윤시현.

시현은 요즘 학교에서 자율학습을 하는 대신 도서관에서 홀로 공부를 한다는 핑계를 대고 피자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첫 출근한 체육 선생님이 지난밤 시현이 한 일을 알고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시현은 교칙에 위반되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을 들켰다고 생각했고,

조만간 곧 그만둘 테니 눈 감아 달라고 말합니다.

동상이몽? 같은 걸 말하는 것 같았지만, 서로 다른 일을 생각하고 있는 준영과 시현.

시현은 다른 선생님들에게 말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준영에게 도시락을 가져다주는데요. 그 도시락이 너무나도 맛있는 겁니다.

도시락을 먹으며 알게 된 사실은 준영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반찬가게라는 것.

어머니없이 아버지와 삼형제가 사는 준영은 반찬을 사갈 겸 '우리 집 밥상'에 들르게 되고, 거기에서 그 밤 시현과 함께 있었던 여자를 보게 됩니다.

시현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가게라고 했는데, 시현의 어머니로 보기엔 그 여잔 너무 젊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오해를 하게 되죠.

'우리 집 밥상'을 운영하고 있는 서른넷의 소진.

그녀에겐 열여덟의 아들이 있습니다. 바로 시현이죠. ​ 열여섯 살 차이밖에 안 나는 母子라..

소진과 시현을 모르는 사람들은 쯧쯧 어린 나이게 사고 쳤구먼 했을 겁니다. 하지만 소진과 시현에겐 사연이 있더라고요.

그런 사연을 모르는 준영은 엉뚱한 오해를 했던 거구요.

아들을 키우고, 반찬가게를 운영하느라 일주일에 한번 쉬며, 연애할 시간도 없었던 소진.

어느 날부터인가 아침마다 도시락을 사가고, 저녁에 집에서 먹을 반찬을 사가는 한 남자.

처음엔 그저 새로 생긴 단골 총각이라 생각했는데, 사장님이라 부르던 그 남자가 소진 씨라고 부르며 다가오자 소진은 흔들립니다.

​김유미 작가님의 '더 가을'

계절 시리즈 이야기 중 세 번째 책이네요. 9월, 날짜로는 가을인데 가을이라 못 느끼고 있던 때 이 책을 받고 나서 가을을 실감했네요.

표지에서부터 나 가을이오! 하고 있잖아요.

알콩달콩한 연애 이야기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이 책은 가족 이야기? 음, 훈훈한 가족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랄까?

어린 나이에 그냥 다 버리고 자신만 생각했어도 됐을 텐데, 소진은 그렇지 않았죠. 그런 소진의 마음을 알기에 시현도 반듯하게 잘 자라주었고요.

자신 때문에 희생한 엄마가 좋은 남자를 만났으면 하는 바람에 야심차게 엄마 남자친구 찾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시현.

그런데 그 프로젝트에 난데없이 나타나 엄마의 마음을 흔드는 남자라.. 첫 만남부터 마땅찮은데 하필 그 남자를 엄마가 좋아한다고 하네요.

엄마에게 별로라고 반대할 수도 있는데 시현은 엄마가 좋아한다고 하니 응원해주는 멋진 아이에요.

사실 책을 읽으며 남자 주인공인 준영이에게서 매력 포인트를 찾지 못했어요. 준영이보다 아들인 시현이가 더 매력적이더라고요.

자신을 향한 다른 여학생들에게 철벽남이고, 엄마에게 자상한 아들이자 든든한 남자친구 같은 존재인 시현.

아주 멋지더라고요>< 뒤로 갈수록 준영과 소진의 이야기보다 시현의 이야기가 더 궁금할 정도였으니 말 다했지요. 서브남주에게 이렇게 끌리다니..!!

엄마인 소진이 준영에게 프러포즈를 받고 망설이는 모습을 보니 그게 다 자신 탓인 것 같아 자책하는 시현.

그런 시현에게 소진은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뭉클했어요.

"내가 아니었다면 애초에 고민할 필요가 없었을 텐데."

"아냐!"

"넌 내 아들이야. 내 인생에서 가장 나다운 일이 너였어."

"엄마가 행복해지면 좋겠어요. 다른 건 하나도 안 바라요. "

​엄마를 두고 티격태격하는 준영과 시현이 때문에 웃음 지었고, 엄마를 생각하는 시현의 마음에 흐뭇했고, 결국은 세 사람이 한 가족이 되어서 행복했던 이야기였습니다.

가을과 딱 어울리는 글이었던 것 같아요. 결실의 계절인 가을과 소진, 준영, 시현의 이야기가 잘 어울려요.

주인공들을 괴롭히는 조연도 없고, 주인공들 간에 큰 갈등도 없고, 진한 애정신도 없지만 술술 읽히는 '더, 가을'. 취향탈 수 있는 글이지만 이 가을에 한 번쯤 읽어보시는 것 좋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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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
최명렬 지음 / 동아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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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이재(34) - (주)이룸 사장

서리우(28) - (주)이룸 경영지원팀 대리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존재. 그게 저에요. 난 열렬한 사랑 같은 거 원하지도 하고 싶지도 않아요. 난 편안한 사람이 좋아요. 봄볕처럼 따뜻한 사람이 좋아요. 사랑을 해야 한다면, 난 그런 사람을 사랑할래요. 그러니까 내 심장을 뛰게 하지 말아요." - she said.

어린 시절 불장난 같은 사랑으로 태어난 리우. 엄마의 호적이 아닌 외삼촌의 호적에 올라 28년을 이리저리 치이며 자라왔습니다.

혹시나 자신처럼 실패할까 봐 리우를 인형처럼 자신의 식대로 키워 온 리우의 친모.

그로 인해 속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친구 한 명 만들지 못했고, 학원도 다니지 못했으며, 여중, 여고, 여대를 진학하며 구속된 삶을 살아왔습니다.

항상 자신을 구속하는 엄마가 미우면서도 자신으로 인해 엄마의 인생의 오점이 되었다고 생각하는 리우. 그래서 엄마에게 싫은 소리 한마디 하지 못 합니다. ​

호적상 친오빠의 결혼식. 하객들로부터 혹시나 이런저런 말이 나올까 봐 결혼식에  오지 말라는 집안 어른의 말씀.

동생으로도, 사촌동생으로도 결혼식에 참석할 수 없었던 리우. 일우재단의 일원이 되지 말아야 했던 그날, 리우에게 자유롭게 주어진 혼자만의 세상.

엄마의 인형으로 착한 딸이었던 리우는 다시없을 짜릿한 일탈을 하기로 합니다. ​ 어느 누구도 뭐라고 하지 못하는 곳에서 자유롭지만 씁쓸한 시간을 보내는 리우.

그런 그녀 앞에 나타나 그녀의 일탈을 도와줄 남자, 권이재.

'그가 사랑하는 여자는 겁쟁이다. 모든 걸 혼자만 끌어안은 채 끙끙거리고 앓는다. 그 모습이 안쓰럽고도 사랑스럽다. 이미 사랑에 빠진 남자의 마음이란 이토록 쉬웠다.' - he said.

​원나잇 같은 건 이재의 취향이 아니었은, 그날따라 유독 자신의 시선을 끌던 여자. 다른 남자들 또한 이재와 같은지 그녀를 향해 시선을 던집니다.

이재 안에 내재되어있던 본능을 끌어올리는 그녀. 나른한 눈빛으로 유혹하는 그녀에게 이재는 자신이 세워둔 원칙을 무시한 채 그녀의 유혹에 넘어갑니다.

​처음 만나는 여자일 거라 생각했는데, 이미 전에 우연히 마주쳤던 리우, 그때도 쓸쓸한 모습으로 이재의 눈길을 끌었던 여자. 두 번째 만남에서도 화려한 모습이지만 그녀의 얼굴 위로 흐르는 눈물로 쓸쓸해 보이는 여자. 같은 여자에게 두 번이나 흥미를 느낀 이재. 하지만 그 두 번의 기회 모두 그녀의 제대로 된 대화를 나눌 수 없었고, 홀연히 사라져버린 리우. 또다시 만날거라곤 생각지 않았는데, 그의 회사 직원으로 만나게 된 여자. 다시는 도망치지 못하게 만들고 싶은 이재.

거침없이 다가가는 남자와 그런 남자로부터 도망치고 싶은 여자.

​최명렬 작가님의 여섯 번째 이야기입니다. '아이러니'는 전작들보다는 조금 진한 사랑 이야기입니다. 무려 19금!

제가 읽은 최명렬 작가님의 작품은 맞선과 다향인데요. 두 작품 모두 가족들로부터 상처를 받는 여주인공 캐릭터라는 점이고, 그런 여주인공을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남주인공이 등장하는 것입니다. 두 작품 모두 재미있게 읽어서 이 번 책을 좀 기대했었어요. 하지만 조금은 아쉽네요. 이번 책도 가족들로부터 상처를 받은 여주인공이에요. 전작들과 비슷한 소재여서 그런지 조금 김이 빠졌어요. 그래도 이야기는 술술 읽혔습니다.

강압적인 엄마가 원하는 대로 살아주고 싶기도 하고, 그런 엄마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하는 리우. 그리고 그녀에게 거침없이 다가오는 이재에게 끌리지만 밀어내야 하는 리우.​

리우가 가지는 복잡한 감정들. 이재는 리우에 대한 자신의 끌림을 인정하고부터는 인정사정 두지 않고 리우가 자신을 보기를 원해요. 그런 이재가 끌리면서도 부담스러운 리우입니다. 하지만 얼마 못 가서 이재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고 용기를 내기 시작한 리우.

항상 자신의 마음을 솔직히 말하지 못 했던 그녀가 엄마에게, 가족들에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항상 그녀를 집안으로 수치로 여겼던 가족들에게 뭔가 통쾌한 한방을 보여줬으면 했는데, 리우가 이재와 결혼을 함으로써 그저 그렇게 이야기가 마무리되어 많이 아쉬워요.

작가님 후기를 읽어보니 조금은 진한 사랑 이야기를 쓰시고 싶었다고 하시네요.

19금답게 씬이 종종 등장하지만 저는 진하다는 생각이 안 들더라고요(음란마귀가 씌었나 봐요ᅲ) 씬이 뭔가 두 주인공 사이에 중요한 장치가 되었던 장면이 좋았지만요.

​'아이러니'는 잔잔합니다. 리우와 리우 엄마 간의 갈등은 존재하지만 다른 조연들로 인한 갈등은 없어요. 남녀 사이에 또 다른 인물이 끼어들지 않아서 술술 읽혀요.

최명렬 작가님 표 상처받은 여주인공 그런 여주인공을 나무처럼 보듬는 남주인공 스타일을 좋아하신다면 읽어보시길..!

'난 단지 나처럼 살기를 원하지 않았을 뿐이다. 그녀를 따라다니는 낙인을 딸이 물려받지 않길 바랐을 뿐이었다. 멋모르는 나이에 남자를 만나 인생을 망치는 일을 딸이 할까 겁이 났을 뿐인데. 모든 것은 널 위해서인데! 어떻게 내게 이럴 수 있니?'​ - 리우 母 said.

 

혹시나 자신과 같은 과오를 저지를까 전전긍긍하는 리우 엄마의 마음을 이해 못한 것은 아니에요. 하지만 그 방법이 잘못되었다는 거죠. 리우와 이재의 사이만큼이나 관심 있었던 부부이 바로 리우 엄마의 이야기에요. 그녀가 점차 변하는 과정이 저는 궁금하더라고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읽으실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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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사랑을 어떻게 만났나요?
브리짓 지음 / 스칼렛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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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주혁(33) - 사랑 피부과 의사

이강주(31)- 청춘 약국 약사

 

예쁜 얼굴, 잘빠진 몸매, S대 약학과에 다니는 동안 1등을 도맡아 했으며, 졸업 후 잘 나가는 제약회사에 들어가 탄탄대로를 달렸던 여주인공 강주.

약국을 운영하시던 아버지가 갑작스레 쓰러지시고 아버지 약국을 물려받아 운영 중입니다. 얼굴도 예쁘고, 똑똑한 여자라 조금은 도도할 줄 알았던 그녀는 연애 한번 해보지 못한 연애고자로 순진합니다.

연애 한번 해보지 못한 강주는 8년 동안 한 남자를 짝사랑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짝사랑하던 선배가 자신의 친한 친구와 사귀게 되고 강주는 마음이 아프지만 사귀는구나 하며 넘겼습니다.

하지만 존경하는 은사님의 환영회 자리에서 짝사랑하는 선배와 친구와의 이야기를 듣고 크나큰 상처를 입은 그녀. 그때 당시 비록 짝사랑에 실패는 했으나 괜찮다고 넘겼던 강주는 자신을 기만한 친구가 미웠습니다. 그런 강주 곁에서 복수를 하라며 부추기는 친구 아영.

 

받아들일 수 없었다. 무딘 도끼에 뼈가 보일 정도로 발등이 찍혀 버린 그녀는 뭔지 모를 감정에 휩싸였다. 슬픔과 분노들이 뒤엉키더니 결국 새로운 감정을 토해 냈다.

복수심.

그녀는 복수를 결심했다.

 

착한 여자가 돌변하면 무서운 법! 순하디 순하고 착한 강주가 자신을 기만한 친구를 향한 복수를 하기로 했다. 그런데 복수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마치 하늘이 그녀를 도와주는 하네요. 며칠 동안 약국 위층이 시끄럽더니 '사랑 피부과'가 들어온 것. 그런데 그 피부과 의사가 어디서 본 사람 같다는 거, 친구 아영과 함께 약국으로 돌아가는 길.

친구 아영이 마침 그 피부과 의사를 알아본 것. 그 피부과 의사가 S대 약학과 선배란다. 그리고 그 남자가 바로 자신을 기만한 친구가 지독하게 짝사랑했던 상대라니.

친구에게 복수하기에 저 남자가 딱이라며 저 남자를 꼬시라고 하는데.. 과연 강주는 그 남자를 무사히 꼬셔 친구에게 복수를 성공할 수 있을까요?

 

성장하는 동안 뭐든지 빼어난 형과 비교를 당하고, 자신을 못마땅해하는 부모님에게 반항하는 심정으로 남주인공 주혁은 개인 병원을 꾸려 독립을 합니다.​

​새로운 병원의 아래층에 위치한 약국. 친구 유범과 잠깐 들렀던 곳에서 무언가 결심이 서린 표정으로 당차게 자신에 밥을 사달라고 말하는 여자.

​잠깐 다녔던 약학과 후배란다. 그날 저녁 습관적으로 자주 찾는 레스토랑에 가게 된 주혁과 강주.

강주는 긴장한 듯 연신 와인을 들이켰고, 마침내 취하고 마는데요. 그때 강주에게 전화가 걸려오고 주혁은 그 장면을 보고 웃음이 터지고 맙니다.

술에 취해 자신을 꼬시겠다고 중얼거리던 강주의 집을 몰라 자신의 집으로 데리고 오게 된 주혁. 다음날 당황하며 어쩔 줄 모르는 강주에게 장난스레 묻습니다. ​

"네가 나 꼬신다며. 어떻게 꼬실 건데?"

​"꼬시면 넘어올래요?"

"제대로 꼬시면 제대로 넘어가 줄게."

​사실 주혁은 오는 여자 안 막고 가는 여자 안 말리는 스타일입니다. 첫사랑에 대한 아픈 상처가 있어서요. 그가 여자를 사귈 때 가장 중요시하는 것이 바로 진심입니다. 여자가 아무리 예쁘고, 똑똑해도 자신을 향한 진심이 없는 여자라면 사귀지 않았죠. 그런 주혁이 강주의 어설픈 꼬임에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마치 어디서 남자를 꼬시는 것을 배우고 온 사람처럼 전투적으로 자신을 유혹하는 강주가 귀엽고 예쁘게 보이는 주혁.

진정한 사랑을 할 수 없었던 주혁은 강주와 과연 진짜 사랑을 할 수 있을까 하는 희망을 갖게 됩니다. 그리고 그녀가 왜 적극적으로 자신을 꼬시려는 이유가 궁금합니다.

자신을 꼬시려는 이유가 뭐냐고 물었을 때 우물쭈물하는 강주에게 실망하는 주혁.

​그러다 주혁의 상처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자신이 주혁에게 상처를 준 것은 아닌지 괴로워하는 강주는 주혁을 피하게 됩니다.

자신을 실컷 흔들어 놓고 이제는 꼬시는 걸 그만두겠다고 하는 강주가 어이없는 주혁. 그 사이 강주가 자신에게 다가온 이유를 알고 주혁 또한 아파하지만 결국은 강주에게 다가가는 주혁입니다. 이번엔 주혁이 강주를 제대로 꼬시려고 합니다.

연애고자 순진무구한 여자 이강주와 첫사랑에 대한 상처로 사랑을 하지 못 했던 남자 남주혁의 달콤한 사랑 이야기, 궁금하시죠? ​

처음 접하는 작가님입니다. 그저 소개 글을 보고 급하게 선택한 책이었는데 선택을 잘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처음 연애를 하는 여자와 오랜만에 진정한 연애를 시작한 남자의 케미. 순진하기만 했던 강주가 주혁을 쥐락펴락하는 장면들도 귀엽고 설렜습니다.

특히나 카페에서 강주를 기다리던 주혁이 강주의 신발 끈이 풀린 것을 보며 강주를 다리를 자신의 무릎 위에 올려놓고 신발 끈을 묶어주는 장면이 참 두근거리더라고요.

처음 하는 연애이고 누구에게나 친절을 베푸는 강주로 인해 다른 뜻을 가지고 강주에게 접근하는 남자에 대해서도 무감한 강주 때문에 질투심 폭발하는 주혁도 참 볼만합니다.

네 남녀가 얽혀있어요. 하지만 못된 여자친구로 인해서 막 성질이 나지는 않아요. 제 눈에는 강주와 주혁만 보이더라고요.

유쾌하고 달콤한 층간 연애 탐구서인 '당신은 사랑을 어떻게 만났나요?' 입니다. 다음 작품이 기대되는 새로운 작가님을 알게 되어 참 좋습니다.

자기 전에 다시 한번 훑어보려고요~ 오래간만에 득템한 듯해 기분 좋은 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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