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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가을
김유미 지음 / 신영미디어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황준영(31) - 고등학교 체육 선생님
안소진(34) - 반찬가게 '우리 집 밥상' 사장
모교인 고등학교에 체육 선생님으로 일하게 된 준영. 정식 부임 전날, 친구들과 술을 마시던 중 눈에 들어오던 한 여자.
며칠 전 우연히 보게 된 장면이 떠오르는 준영. 여자에 대한 첫인상이 좋았던 준영입니다. 그런데 그런 여자를 데리러 온 한 남자.
아니, 남자라고 하기엔 어린, 그래 소년! 그런 소년을 향해 서슴없이 내 남자라고 말하는 여자. 설마.. 그렇고 그런 사이?
설마 아니겠지 하며 자신을 스쳐 지나가는 일들 중 하나라 생각했던 준영.
하지만 다음 날, 자신의 평생직장이 될 학교에 첫 출근을 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생각이 틀렸음을 알게 됩니다.
어제 보았던 여자와 소년 중 소년을 직접 만나게 된 것. 자신이 부임한 학교의 학생이었다니!
그 일을 그냥 넘길 수 없었던 준영은 소년을 불러 말을 합니다. 나는 지난밤 네가 한 일을 알고 있다!
고등학교 2학년인 윤시현.
시현은 요즘 학교에서 자율학습을 하는 대신 도서관에서 홀로 공부를 한다는 핑계를 대고 피자 배달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중입니다.
그런데 첫 출근한 체육 선생님이 지난밤 시현이 한 일을 알고 있다고 말하는 것입니다. 시현은 교칙에 위반되는 아르바이트를 하는 것을 들켰다고 생각했고,
조만간 곧 그만둘 테니 눈 감아 달라고 말합니다.
동상이몽? 같은 걸 말하는 것 같았지만, 서로 다른 일을 생각하고 있는 준영과 시현.
시현은 다른 선생님들에게 말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준영에게 도시락을 가져다주는데요. 그 도시락이 너무나도 맛있는 겁니다.
도시락을 먹으며 알게 된 사실은 준영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반찬가게라는 것.
어머니없이 아버지와 삼형제가 사는 준영은 반찬을 사갈 겸 '우리 집 밥상'에 들르게 되고, 거기에서 그 밤 시현과 함께 있었던 여자를 보게 됩니다.
시현의 어머니가 운영하는 가게라고 했는데, 시현의 어머니로 보기엔 그 여잔 너무 젊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오해를 하게 되죠.
'우리 집 밥상'을 운영하고 있는 서른넷의 소진.
그녀에겐 열여덟의 아들이 있습니다. 바로 시현이죠. 열여섯 살 차이밖에 안 나는 母子라..
소진과 시현을 모르는 사람들은 쯧쯧 어린 나이게 사고 쳤구먼 했을 겁니다. 하지만 소진과 시현에겐 사연이 있더라고요.
그런 사연을 모르는 준영은 엉뚱한 오해를 했던 거구요.
아들을 키우고, 반찬가게를 운영하느라 일주일에 한번 쉬며, 연애할 시간도 없었던 소진.
어느 날부터인가 아침마다 도시락을 사가고, 저녁에 집에서 먹을 반찬을 사가는 한 남자.
처음엔 그저 새로 생긴 단골 총각이라 생각했는데, 사장님이라 부르던 그 남자가 소진 씨라고 부르며 다가오자 소진은 흔들립니다.
김유미 작가님의 '더 가을'
계절 시리즈 이야기 중 세 번째 책이네요. 9월, 날짜로는 가을인데 가을이라 못 느끼고 있던 때 이 책을 받고 나서 가을을 실감했네요.
표지에서부터 나 가을이오! 하고 있잖아요.
알콩달콩한 연애 이야기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이 책은 가족 이야기? 음, 훈훈한 가족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랄까?
어린 나이에 그냥 다 버리고 자신만 생각했어도 됐을 텐데, 소진은 그렇지 않았죠. 그런 소진의 마음을 알기에 시현도 반듯하게 잘 자라주었고요.
자신 때문에 희생한 엄마가 좋은 남자를 만났으면 하는 바람에 야심차게 엄마 남자친구 찾기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시현.
그런데 그 프로젝트에 난데없이 나타나 엄마의 마음을 흔드는 남자라.. 첫 만남부터 마땅찮은데 하필 그 남자를 엄마가 좋아한다고 하네요.
엄마에게 별로라고 반대할 수도 있는데 시현은 엄마가 좋아한다고 하니 응원해주는 멋진 아이에요.
사실 책을 읽으며 남자 주인공인 준영이에게서 매력 포인트를 찾지 못했어요. 준영이보다 아들인 시현이가 더 매력적이더라고요.
자신을 향한 다른 여학생들에게 철벽남이고, 엄마에게 자상한 아들이자 든든한 남자친구 같은 존재인 시현.
아주 멋지더라고요>< 뒤로 갈수록 준영과 소진의 이야기보다 시현의 이야기가 더 궁금할 정도였으니 말 다했지요. 서브남주에게 이렇게 끌리다니..!!
엄마인 소진이 준영에게 프러포즈를 받고 망설이는 모습을 보니 그게 다 자신 탓인 것 같아 자책하는 시현.
그런 시현에게 소진은 말하는 장면이 있는데 뭉클했어요.
"내가 아니었다면 애초에 고민할 필요가 없었을 텐데."
"아냐!"
"넌 내 아들이야. 내 인생에서 가장 나다운 일이 너였어."
"엄마가 행복해지면 좋겠어요. 다른 건 하나도 안 바라요. "
엄마를 두고 티격태격하는 준영과 시현이 때문에 웃음 지었고, 엄마를 생각하는 시현의 마음에 흐뭇했고, 결국은 세 사람이 한 가족이 되어서 행복했던 이야기였습니다.
가을과 딱 어울리는 글이었던 것 같아요. 결실의 계절인 가을과 소진, 준영, 시현의 이야기가 잘 어울려요.
주인공들을 괴롭히는 조연도 없고, 주인공들 간에 큰 갈등도 없고, 진한 애정신도 없지만 술술 읽히는 '더, 가을'. 취향탈 수 있는 글이지만 이 가을에 한 번쯤 읽어보시는 것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