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쁜 결혼
김진영(카스티엘) 지음 / 스칼렛 / 201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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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후다닥 읽었습니다.

전체적으로 술술 읽혔던 책.

서툰유혹보다 더 재미있었네요.

 

결혼을 앞두고 정혼자에게 배신당한 아픔에 스스로 눈을 감아버린 여자, 이지우.

약혼자에게 연달아 배신을 당해 더 이상 사랑을 믿지 않는 남자, 최태경

 

청첩장을 전해주러 나갔던 길에 엄청한 이야기에 충격을 받은 지우.

그리고 정혼자를 통한 사실 확인. 몸도, 마음도 씻을 수 없는 상처로 엉망이 되어버린다.

정혼자로부터, 어머니로부터, 세상으로부터 스스로 눈을 감음으로써 차단시켜 버린 그녀.

 

3년 후, 교통사고로 인해 만난 신사 한 분으로 맞선을 보게 되요.

맞선 장소에 나가 1시간을 기다려 만난 남자, 최태경.

할아버지의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나왔던 맞선.

이 결혼을 할 수 없다며 시종일관 비뚜름하게 그녀를 대하지만, 지우는 결혼을 고집하게 되는데요.

 

첫만남에서 알지 못했지만 할아버지에 의해 지우가 눈이 안보인다는 사실을 알게되고, 그녀 또한 자신과 마찬가지로

사랑하는 사람으로부터 큰 상처가 있다는 말을 듣고는 결혼을 하게되죠.

 

결혼 1년 후.

지우와 태경은 남남처럼 지내고 있어요. 혼인신고를 한 후, 반지를 가지고 와 덜렁 주고는 왕래가 없었죠.

그런 나날을 보낸던 중.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고 지우가 생각나 인천으로 지우를 만나러 오죠.

그리고 자신과 같은 반지를 끼고 있는 그녀에게 왠지 모를 감정을 느끼게 되고 안게 되버려요.

 

사랑을 하지 않음에도 그녀에게 원하는 것은 몸뿐이라고 말하며 안아요. 그리고 지우는 그걸 또 알겠다며 안기고요.

그들의 첫 씬은 참으로 별로였어요. 여주인공이 그 행위에 대해 안좋은 추억이 있음에도 사랑이 없는 행위를 한다니..

지우가 이해가 되지 않았어요.

 

그 이후 종종 인천으로 내려와 지우와 밤을 보내게 되고, 점점 두 사람은 가까워지죠.

그러면서 지우의 순수하고 따뜻한 성정이 태경의 마음을 움직이게 했나봐요. 점점 지우에게 마음이 기울어지네요.

자신을 마음을 깨닫고는 거침없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그에게 지우 또한 마음이 가요.

그녀의 눈이 완전한 장애가 아니고 일시적인 상태임을 아는 태경은 이젠 눈을 뜨고 나를 똑바로 보라며 말을 하죠.

그리하여 지우는 용기를 내요. 과거의 상처를 떨쳐버리고 사랑하는 사람과의 미래를 생각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위로가 되었고, 믿음과 사랑을 얻었네요.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게, 그리고 그 사랑이 더 견고해지게 옆에서 도와주시는 할아버지도 좋았어요.

그 외에 윤 비서, 송 선생님 등의 인물들이 좋았어요.

이번에도 역시나 악역은 등장하지 않아요. 초반에 나왔던 지우의 약혼자인 성호는 뒷부분에 그냥 허무하게 사라져요.

좀 밋밋했죠.

뭔가 스펙타클한 것을 원하신다면 비추에요. 그저 잔잔해요.

 

 

"영화를 보다가 무서운 장면이 나오면 전 눈을 꼭 감아요. 잔인하고 무서운 장면들의 잔상들이 꿈에까지 나올 때가 있어서 언젠가부터 눈을 가리게 되더라구요. 어쩔 땐 눈을 가린 것도 모자라서 귀를 막기도 해요. 간혹 소리가 더 무서운 영화가 있기도 해서. 그러고 있으면 마음은 편한데, 언제 끝이 나는지는 도통 알 수가 없더라구요. 옆에 있는 사람이 알려 주지 않으면 실눈을 뜨고서 손가락 사이로 확인을 해야 하는 거죠."

"누군 그렇게 말하기도 할 거예요. 그렇게 싫은 영화를 왜 굳이 보러 가는 거냐고 말이에요. 그런데 산다는 게 그래요. 내 속이 힘들고 부대끼는 영화를 억지로라도 봐야 하는 것처럼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지켜야 할 때가 있어요. 그래도 다행인 건 언젠가 엔딩 타이틀이 올라간다는 거지요. 아무리 재미난 영화라도 그 끝이 있는 것처럼, 인생도 영화와 비슷한 면이 있어요. 좋을 때가 있으면 나쁠 때가 있고, 시작이 있으면 끝도 있게 마련이에요. 어떤 행복이냐, 어떤 불행도 줄기차게 이어지는 법은 없어요." - page. 206-207

 

지우에게 송 선생이 말해주는 장면. 무섭다고, 두렵다고 가만 있지 말고 용기를 내어 앞으로 나아가란 말이겠지요?

저도 이럴 때가 있어서 많이 공감이 가는 부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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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수를 중심으로 예습복습 철저히
조효은 지음 /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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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수경 - 국國
사랑은 포스트잇 같은 것.
흔적도 없이 떨어져나와 다른 아무데나 척척 잘도 붙어버리는 슬픈 이야기.
네번 연달아 짝사랑, 그것도 항상 실패로 끝남.
다섯 번째 사랑도 실패하면 장렬히 자결이라도 해야하나 목하 고민중.

유민수 - 영英
철없는 시절에는 그랬다.
사랑보단 우정이라고
이제 철이 들었다.
우정이 장가 보내주냐?

성도현 - 수數
사랑은 순간접착제 같은 겁니다.
한 번 붙으면 죽을 때까지 안 떨어지는 겁니다.
일부러 떼어내려고 하면 살점이 떨어져나가게 됩니다.
어금니 꽉 깨물고 지키려 하는 게 사랑, 아닙니까?

-국영수를 중심으로 과거를 복습하고 미래를 예습하는 이야기.

 

 

유쾌한 소설이 읽고 싶었던 어젯밤, 책장을 뒤적이다 조효은 작가님의 책이 눈에 띄었어요.

첫번째 읽었을때보다 더 재미있게 읽었네요.

이 책은 소개글이 핵심이었네요. 그래서 오늘은 집어 넣어봤어요.

 

한번쯤은 겪어봤을 법한 일이죠.

한살이나 두살 위의 오빠를 좋아한 일.

저도 수경이와 같이 한 살 위의 오빠를 좋아했었어요.

그러나 참으로 얄궂죠. 수경이 좋아하는 민수에게 고백을 했을때, 민수는 친구인 도현이 수경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는 거절하죠.

남자들 사이에 있는 의리.. 이런 것이었겠지요?

 

그렇게 10년 흘러 이제는 어엿한 성인, 그리고 선생님으로써 한 곳에서 조우하게 되요.

 

수경이 정식으로 부임하게 된 첫 날, 교무실에서 도현을 만나게 되요.

도현은 수경이 10년 자신이 좋아했던 여자임을 한눈에 알아봅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보다는 한 발 떨어져 지켜보죠.

수경에게 도현은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고, 조금 웃긴 동료 선생님, 그리고 수민이 좋아하는 남자로써 미래 제부정도로 생각하죠.

둘의 관계가 빠르게 진전되지는 않아요.

그러다가 연수를 갔던 민수가 돌아오면서 조바심을 느낀 도현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쉬하게 되네요.

역시나 남녀 사이에 뭔가가 일어나려면 중간에서 촉진제 역할을 하는 사람이 필요해요.

수경이 과거에 좋아했던 민수가 돌아오고나니, 아직 이렇다 할 일도 없거니와 혹시나 민수에게 넘어가지 않을까 불안해하던 도현씨.

더불어 민수도 이번에는 수경에게 적극적으로 표현하니 더 조바심이 낫겠지요.

그러나 수경씨.. 과거에 민수에게 차였던 전적이 있는지라 민수는 불편하고,

그동안 옆에서 이것저것 도움을 주었고 적절한 유머감각과 자상함을 보여줬던 도현에게 마음이 가요.

도현의 마음을 알고 나서는 혹시나 다번째 사랑마저 실패할까 걱정이 되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죠.

뭐 결국엔 받아들이고 알콩달콩하지만요.

 

역시나 이번 책에도 조효은 작가님표 유머감각이 여실히 나타났네요.

국어 선생님이던 수경이 아이들에게 수업하는 내용 중 '그녀의 접선보고서', '좌애수', '궁에는 붓꽃이 산다.' 깨알같은 포인트.

학창시절에도 그랬듯 여기서도 선생님들을 부른 별명같은 것이 나오죠. 발수경, 3분유리, 사마귀.

뭐니 뭐니 해도 도현샘의 별명이 압권이죠. 성폭행, 성불구..ㅋㅋ

또 수학여행 온천에서 등장하는 광선검ㅋㅋㅋ

곳곳에 포진해있는 조효은 작가님표 개그가 감초 역할을 했네요.

또한 전작 나비와뼈다귀의 이나비&장인하 커플도 만나서 참으로 반가웠네요.

 

복잡한 갈등구조 없이 내가 알고 있는 학교라는 틀안에서 흔히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에피소드들이여서 참 마음에 들어요.

이 책은 가만보면 호불호가 갈리더라고요. 전 전작인 그녀의 정신세계나 나비와 뼈다귀보다 더 좋았어요.

다만, 국영수라는 타이틀처럼 삼각관계가 좀 더 재미있게 나왔더라면 .. 민수의 부분이 너무나 적어서 좀 아쉬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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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1
박수정(방울마마) 지음 / 가하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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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로설 정체기에서 탈출하게 해준 미로.

 

잇따른 호평이 계속되고 있는 책이죠.

저도 한번 읽어보았습니다.

 

일단 1권부터 2권 초반까지는 몰입도가 굉장히 높았어요.

 

남주인공 지윤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읽기 전부터 나쁜 남자라고 들어왔지만..

읽는 내내 정말 욕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어느 분 말씀처럼 지윤의 행동 때문에 19금 장면이 눈에 들어오지 않더라고요.

 

1권을 보면서 지윤이란 남자를 한 단어로 정리하자면 '개'였습니다.

첫 만남 이후,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사랑한다는 달콤한 말로 여주인공 지수를 꾀여 어떻게 해서라도 Bed in 하려는 이 심보.

그리고 다음 날, 지수가 숫처녀라는 것을 알고 지수를 걱정하는 것보다 혹시 이 여자가 나에게 들러붙지 않을까 하는 걱정.

이후, 자신의 스타일이 아님에도 시도 때도 없이 불러내 오로지 자신의 욕정을 풀려고만 하는 이 남자.

그렇다.. 여기까지는 어떻게라도 봐주겠지만.

지수를 만나고 있음에도 다른 여자를 만나 잠자리를 하는 건 기본, 지수에게 사주었던 선물을 빼앗아가 다른 여자에게 받치는 건 좀.. 아니지요.

그에게 있어 지수는 그냥 해우소였던 것입니다.

 

지윤이라는 남자도 이해가 안가지만 여주인공 지수에게도 화가 난다! (앵그리성호 버전)

이런 남자를 왜 계속 만났던 거죠? 1권을 읽는 내내 지윤에게 욕을 하면서도 지수가 너무나 답답해서 혼났네요.

영화를 보다 뛰쳐나와 화장실에서 일을 벌였을 때 싸다귀 한대로 그치다니요. 그 이후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지윤을 받아주다니..

아니아니. 놀이공원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약속을 지키지도 않았던 그에게 화 한번 내지 않았던 이 여자.

진심으로 이해가 안됐어요.

 

그러다 1권 후반에 이 여자가 왜 이랬는지 알게 되었죠.

헤어짐을 말한 지수가 궁금하여 찾아갔던 그녀의 회사에서 동료를 통해 지수의 이야기를 듣게 되거든요.

심지어 자신이 거짓으로 그녀를 대했던 것도, 그녀의 선물을 다른 여자에게 줬다는 것도..

비로소 지수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깨닫게 되죠. 그러나 기차는 이미 떠났다는 거..

 

이 두 사람.. 참으로 이상하다.

그러나 책 뒤에 작가님의 선택하신 소개글을 보고 조금은 이해를 했네요.

사랑받지 못했기에 사랑하는 법을 모르는 남자, 윤.

사랑받지 못했기에 사랑을 줄 수밖에 없었던 여자, 지수.

이 두 줄에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한 생각이 들어있다고, 그래서 이 사람들이 이럴 수밖에 없었구나 하고.

 

그리고 2년 후...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

다시 만난 후 뭔가를 더 기대했는데, 1권에서의 몰입도가 부족했다.

뭔가 질질 끄는 느낌. 여전히 답답하기만 한 지수, 그리고 후회물이라 이름 붙이기엔 뭔가 아쉬운 윤의 이야기도.

다시 만난 후, 진심으로 한발한발 에둘러 다가오는 윤과 예전 상처로 인해 윤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고 밀어내기만 하는 지수.

그 사이 터지는 사건들은 좀 억지스러웠던 것 같다.

 

결국은 지수가 그와 헤어진 2년 동안 윤이 자신을 생각하며 했던 일들과 재회 후 자신을 지키려 했던 행동들에서 진심을 깨닫게 되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지만 뭔가 살짝 아쉬움이 남네요.

 

아마도 1권에는 나쁜 남자 윤이의 상상초월하는 행동들에 열폭하면서 몰입해서 재미있게 봤던 반면,

2권에서는 재회한 후 밍기적 밍기적 이야기가 진행되어서 좀 지루했다.

2권에 후회물스럽게 윤이 지수를 생각하며 힘들어하는 장면들이 좀 더 들어있었더라면, 헤어진 2년간의 이야기가 좀 포함되었다면.

그랬다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요.

 

<반짝반짝>은 연재 때 읽은 게 다인데, 미로를 읽고 난 후에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반짝반짝>에서의 윤은 지수와 헤어진 상태의 윤이었기에 미로를 읽고 읽는다면 이 남자에 대해 더 많은 면을 알고 읽으니 더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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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아름다운 사람
이래경 지음 / 로담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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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들이 가면서 차 안에서 읽을거리를 찾다가 종이책은 불편해서 이북으로 내 아름다운 사람을 읽었어요.

차타고 이동하는 시간이 많아서 그런지 끊김없이 한번에 훅 읽었네요.

 

이래경 작가님의 처녀작인 내 아름다운 사람은 이래경 작가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책.

 

사랑없는 관계에서 태어난 여자, 윤지안.

야망에 눈이 멀어 사랑하는 여자를 두고 지안의 엄마와 결혼한 지안의 아버지, 그리고 그런 아버지에 대한 집착으로 임신히 지안을 낳은 어머니.

그녀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축복받지 못한 아이었네요. 태어난 후로 학대와 차별, 그리고 방임으로 쭈욱 이어진 그녀의 어린 시절.

어머니의 죽음 이후, 아버지와 새어머니 그리고 이복자매가 들어왔으나 아버지는 그녀를 철저히 무시해요.

 

정말 불쌍한 여주인공이에요. 이런 상황에서 무력함을 보였다면 정말 뻔해겠지만 윤지안이라는 여자는 참으로 강한 여자네요.

아니 겉으로만 강한 척 하는건가? 남들에게는 도도한 모습으로 비춰지고, 남주인공 신우에게도 무심하게 대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죠.

신우를 놓치고 싶지않아요.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가 자신의 이복자매와 결혼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는 것을 알고 신우와 이별을 택하려 해요. 상처받을까 두려웠던 거겠지요.

그러나 신우는 자신을 갖은 여자는 윤지안 너뿐인데 왜 너가 도망치려 하느냐 버럭버럭하죠.

신우는 전형적인 로맨스소설 남주인공. 별 매력을 못느꼈어요. 지안만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전 이런 막장을 좋아하나봐요.

이 책에는 친부의 악행이 장난 아니에요. 그래도 자신의 딸인데 남들에게 흉보는 건 기본.

지안에게 쓸모없는 것이라고 독설 퍼붓기, 그중 베스트 오브 베스트는 간이식 해달라는 것인데요.

참으로 어이가 없어요.

 

그때 등장하는 신우와 신우부모님으로부터 지안은 보호를 받게 되고, 그 이후는 아기 낳고 잘 살았다는 해피엔딩.

그리고 못된 놈들은 벌 받는다는 인과응보, 권선징악으로 끝을 맺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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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꽃
홍수연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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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연 작가님의 바람을 읽고 리뷰를 남겼더니 카페 회원님들이 눈꽃이 더 재미있다며 덧글이 남겼다.

예전에 한번 보다가 덮었던 책인데 다시 한번 찬찬히 읽어봐야지 하며 잡았던 책.

결과는 '옳다구나' 였다.

바람보다 여운이 남고, 애절했던 그들의 사랑이다.

 

마침내 함박눈 내리던 날, 결혼을 앞둔 그녀에게 기도처럼, 약속처럼 다시 와 준 남자. 그들의 사랑은, 시리도록 하얀 눈꽃이다.

 

에이드리언 뱅크 대주주 제이어드. 과거, 드라이브를 하던 중 단발머리의 한 소녀의 웃음에 온 마음을 빼앗기고 말았다.

그 후, 그녀의 성장을 꾸준히 지켜보는 제이어드.

몇 년 후, 스키장에서 그 소녀의 언니를 만나고 그녀의 유혹을 받아들이고 그 소녀, 서영 앞에 언니의 연인으로 만나게 된다.

폭설이 내리던 겨울 날, 자신 앞에 나타난 그 남자에게 언니의 남자로써가 아닌 묘한 감정을 느낀다.

 

대학을 졸업한 서영은 자신의 꿈이던 미국 최고 금융계인 에이드리언 계열사에 입사하게 된다.

혹시나 그와 같은 건물에서 일하며 마주칠지 모른다는 생각을 안고서.

하지만 얄궂게도 제이어드는 다른 곳의 지사장을 맡게되어 둘은 엇갈리게 된다.

 

3년 후, 서영이 근무하는 곳에 경영관리본부장으로 발령난 제이어드.

같은 건물에서 일하게 된 둘. 멀리서만 서로를 바라보던 그들. 드디어 제이어드가 한 발짝 다가서네요.

점심, 아니 저녁을 함께 한 후 서영을 집에 데려다 주며 제이어드가 서영에게 건낸 한마디.

 

"너랑 자고싶어."

이 한마디를 하기까지 10여년이 걸렸다는 걸 서영은 모른다.

그 이후 몇번의 식사와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한 그들. 그러나 서영이 제이어드를 받아들이기엔 무언가 부족했나보다.

언니의 전 남자친구, 에이드리언가의 상속자라는 신분 차이 등으로 제이어드를 멀리하며 데이빗과 결혼을 약속하게 되는데

 

결혼을 얼마 앞둔 서영 앞에 제이어드가 찾아고 두 사람은 정해져있는 이별을 알면서도 사랑하게 된다.

매일같이 만나면서도 아슬아슬하기만 한 두 사람의 사랑.

제이어드와 언니와의 관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또한 자신이 제이어드가 행장이 되는 과정에 방해물이 될까 걱정이 되고,

결국 제이어드 곁을 떠나게 되요.

 

책 한권을 읽는데 진이 다 빠진 느낌이에요.

십여년동안 짝사랑으로 끙끙대는 두 사람때문에 답답하기도 해요.

우선 읽기전에 제이어드가 서영을 좋아하면서도 민영을 만났다는 것을 알았을때 정말 별로인 남자라고 생각했는데

읽고나서는 그 남자의 마음 또한 이해할 수 있었어요.

두 사람 사이에 대화는 그리 많지 않지만 그들의 감정 묘사가 잘 되어있네요. 음, 그래서 왜 사람이 묵언수행 커플이라고 하는지 알게되었음.

 

읽으며 전에 읽었던 <바람>의 유원가 비교를 해보았어요.

유원은 그룹의 후계자라는 목표때문에 서진에게 아무것도 해줄 수가 없었어요. 그러나 제이어드는 서영에게 무엇이라도 해주고 싶어했죠.

심지어 그녀와 결혼까지 결심하며 그녀를 아무도 못건드리게 방패막이까지 준비했더랬죠.

그러나 <바람>과 <눈꽃>의 여주인공들 남자에게 아무것도 바라는 것이 없었죠. 좀 더 욕심을 부렸더라면 이렇게 아련하지는 않았을거야.

 

유원씨보다 제이어드가 더 좋았던 이유.

바로 스키장에서의 사고때문이다. 이 부분에서 저는 눈물을 펑펑 쏟아버렸어요.

자신의 곁을 서영을 잡는다면 서영이 다칠까봐 잡지 못하고 힘든 시간을 보며 아무에게도 내색 못하며 자기 스스로 죽여 가던 모습들.

이 부분에서 완전 아련함 포텐 터졌어요. 더불어 눈물샘 자극 100%.

 

손안에서 아슬아슬 금방 녹아버릴 것 같은 눈꽃 같은 사랑이야기였어요.

정말 강추, 강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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