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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수를 중심으로 예습복습 철저히
조효은 지음 / 파피루스(디앤씨미디어) / 2010년 10월
평점 :
품절
손수경 - 국國
사랑은 포스트잇 같은 것.
흔적도 없이 떨어져나와 다른 아무데나 척척 잘도 붙어버리는 슬픈 이야기.
네번 연달아 짝사랑, 그것도 항상 실패로 끝남.
다섯 번째 사랑도 실패하면 장렬히 자결이라도 해야하나 목하 고민중.
유민수 - 영英
철없는 시절에는 그랬다.
사랑보단 우정이라고
이제 철이 들었다.
우정이 장가 보내주냐?
성도현 - 수數
사랑은 순간접착제 같은 겁니다.
한 번 붙으면 죽을 때까지 안 떨어지는 겁니다.
일부러 떼어내려고 하면 살점이 떨어져나가게 됩니다.
어금니 꽉 깨물고 지키려 하는 게 사랑, 아닙니까?
-국영수를 중심으로 과거를 복습하고 미래를 예습하는 이야기.
유쾌한 소설이 읽고 싶었던 어젯밤, 책장을 뒤적이다 조효은 작가님의 책이 눈에 띄었어요.
첫번째 읽었을때보다 더 재미있게 읽었네요.
이 책은 소개글이 핵심이었네요. 그래서 오늘은 집어 넣어봤어요.
한번쯤은 겪어봤을 법한 일이죠.
한살이나 두살 위의 오빠를 좋아한 일.
저도 수경이와 같이 한 살 위의 오빠를 좋아했었어요.
그러나 참으로 얄궂죠. 수경이 좋아하는 민수에게 고백을 했을때, 민수는 친구인 도현이 수경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는 거절하죠.
남자들 사이에 있는 의리.. 이런 것이었겠지요?
그렇게 10년 흘러 이제는 어엿한 성인, 그리고 선생님으로써 한 곳에서 조우하게 되요.
수경이 정식으로 부임하게 된 첫 날, 교무실에서 도현을 만나게 되요.
도현은 수경이 10년 자신이 좋아했던 여자임을 한눈에 알아봅니다.
그러나 처음부터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기 보다는 한 발 떨어져 지켜보죠.
수경에게 도현은 여학생들에게 인기가 많고, 조금 웃긴 동료 선생님, 그리고 수민이 좋아하는 남자로써 미래 제부정도로 생각하죠.
둘의 관계가 빠르게 진전되지는 않아요.
그러다가 연수를 갔던 민수가 돌아오면서 조바심을 느낀 도현이 좀 더 적극적으로 대쉬하게 되네요.
역시나 남녀 사이에 뭔가가 일어나려면 중간에서 촉진제 역할을 하는 사람이 필요해요.
수경이 과거에 좋아했던 민수가 돌아오고나니, 아직 이렇다 할 일도 없거니와 혹시나 민수에게 넘어가지 않을까 불안해하던 도현씨.
더불어 민수도 이번에는 수경에게 적극적으로 표현하니 더 조바심이 낫겠지요.
그러나 수경씨.. 과거에 민수에게 차였던 전적이 있는지라 민수는 불편하고,
그동안 옆에서 이것저것 도움을 주었고 적절한 유머감각과 자상함을 보여줬던 도현에게 마음이 가요.
도현의 마음을 알고 나서는 혹시나 다번째 사랑마저 실패할까 걱정이 되어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죠.
뭐 결국엔 받아들이고 알콩달콩하지만요.
역시나 이번 책에도 조효은 작가님표 유머감각이 여실히 나타났네요.
국어 선생님이던 수경이 아이들에게 수업하는 내용 중 '그녀의 접선보고서', '좌애수', '궁에는 붓꽃이 산다.' 깨알같은 포인트.
학창시절에도 그랬듯 여기서도 선생님들을 부른 별명같은 것이 나오죠. 발수경, 3분유리, 사마귀.
뭐니 뭐니 해도 도현샘의 별명이 압권이죠. 성폭행, 성불구..ㅋㅋ
또 수학여행 온천에서 등장하는 광선검ㅋㅋㅋ
곳곳에 포진해있는 조효은 작가님표 개그가 감초 역할을 했네요.
또한 전작 나비와뼈다귀의 이나비&장인하 커플도 만나서 참으로 반가웠네요.
복잡한 갈등구조 없이 내가 알고 있는 학교라는 틀안에서 흔히 볼 수 있을 것만 같은 에피소드들이여서 참 마음에 들어요.
이 책은 가만보면 호불호가 갈리더라고요. 전 전작인 그녀의 정신세계나 나비와 뼈다귀보다 더 좋았어요.
다만, 국영수라는 타이틀처럼 삼각관계가 좀 더 재미있게 나왔더라면 .. 민수의 부분이 너무나 적어서 좀 아쉬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