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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로 1
박수정(방울마마) 지음 / 가하 / 2013년 10월
평점 :
절판
로설 정체기에서 탈출하게 해준 미로.
잇따른 호평이 계속되고 있는 책이죠.
저도 한번 읽어보았습니다.
일단 1권부터 2권 초반까지는 몰입도가 굉장히 높았어요.
남주인공 지윤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읽기 전부터 나쁜 남자라고 들어왔지만..
읽는 내내 정말 욕이 절로 나오더라고요.
어느 분 말씀처럼 지윤의 행동 때문에 19금 장면이 눈에 들어오지 않더라고요.
1권을 보면서 지윤이란 남자를 한 단어로 정리하자면 '개'였습니다.
첫 만남 이후,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사랑한다는 달콤한 말로 여주인공 지수를 꾀여 어떻게 해서라도 Bed in 하려는 이 심보.
그리고 다음 날, 지수가 숫처녀라는 것을 알고 지수를 걱정하는 것보다 혹시 이 여자가 나에게 들러붙지 않을까 하는 걱정.
이후, 자신의 스타일이 아님에도 시도 때도 없이 불러내 오로지 자신의 욕정을 풀려고만 하는 이 남자.
그렇다.. 여기까지는 어떻게라도 봐주겠지만.
지수를 만나고 있음에도 다른 여자를 만나 잠자리를 하는 건 기본, 지수에게 사주었던 선물을 빼앗아가 다른 여자에게 받치는 건 좀.. 아니지요.
그에게 있어 지수는 그냥 해우소였던 것입니다.
지윤이라는 남자도 이해가 안가지만 여주인공 지수에게도 화가 난다! (앵그리성호 버전)
이런 남자를 왜 계속 만났던 거죠? 1권을 읽는 내내 지윤에게 욕을 하면서도 지수가 너무나 답답해서 혼났네요.
영화를 보다 뛰쳐나와 화장실에서 일을 벌였을 때 싸다귀 한대로 그치다니요. 그 이후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지윤을 받아주다니..
아니아니. 놀이공원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약속을 지키지도 않았던 그에게 화 한번 내지 않았던 이 여자.
진심으로 이해가 안됐어요.
그러다 1권 후반에 이 여자가 왜 이랬는지 알게 되었죠.
헤어짐을 말한 지수가 궁금하여 찾아갔던 그녀의 회사에서 동료를 통해 지수의 이야기를 듣게 되거든요.
심지어 자신이 거짓으로 그녀를 대했던 것도, 그녀의 선물을 다른 여자에게 줬다는 것도..
비로소 지수에 대한 자신의 감정을 깨닫게 되죠. 그러나 기차는 이미 떠났다는 거..
이 두 사람.. 참으로 이상하다.
그러나 책 뒤에 작가님의 선택하신 소개글을 보고 조금은 이해를 했네요.
사랑받지 못했기에 사랑하는 법을 모르는 남자, 윤.
사랑받지 못했기에 사랑을 줄 수밖에 없었던 여자, 지수.
이 두 줄에 두 사람의 사랑에 대한 생각이 들어있다고, 그래서 이 사람들이 이럴 수밖에 없었구나 하고.
그리고 2년 후...
다시 만나게 된 두 사람.
다시 만난 후 뭔가를 더 기대했는데, 1권에서의 몰입도가 부족했다.
뭔가 질질 끄는 느낌. 여전히 답답하기만 한 지수, 그리고 후회물이라 이름 붙이기엔 뭔가 아쉬운 윤의 이야기도.
다시 만난 후, 진심으로 한발한발 에둘러 다가오는 윤과 예전 상처로 인해 윤에게 쉽게 마음을 열지 않고 밀어내기만 하는 지수.
그 사이 터지는 사건들은 좀 억지스러웠던 것 같다.
결국은 지수가 그와 헤어진 2년 동안 윤이 자신을 생각하며 했던 일들과 재회 후 자신을 지키려 했던 행동들에서 진심을 깨닫게 되요.
해피엔딩으로 끝이 났지만 뭔가 살짝 아쉬움이 남네요.
아마도 1권에는 나쁜 남자 윤이의 상상초월하는 행동들에 열폭하면서 몰입해서 재미있게 봤던 반면,
2권에서는 재회한 후 밍기적 밍기적 이야기가 진행되어서 좀 지루했다.
2권에 후회물스럽게 윤이 지수를 생각하며 힘들어하는 장면들이 좀 더 들어있었더라면, 헤어진 2년간의 이야기가 좀 포함되었다면.
그랬다면 더 재미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요.
<반짝반짝>은 연재 때 읽은 게 다인데, 미로를 읽고 난 후에 읽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반짝반짝>에서의 윤은 지수와 헤어진 상태의 윤이었기에 미로를 읽고 읽는다면 이 남자에 대해 더 많은 면을 알고 읽으니 더 재미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