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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할 수밖에
미몽(mimong) 지음 / 마루&마야 / 2014년 4월
평점 :
품절
5월 첫 연휴에 읽으려 구매했지만 귀차니즘의 최고봉이었던 저는 3주가 흘러서야 읽게 되었네요.
역시나 구매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어요~
미몽님의 작품은 그 전에도 있었는데 하나도 못 읽어봤는데, 이 책을 계기로 찾아볼 것 같아요.
한국대 의상학과 재학 중인 여주인공 이연우, 패션 디자이너라는 자신의 꿈에 한발자국 나아가고자 톱 모델 강현준의 스타일리스트에 지원하게 된다. 지원서를 넣은 바로 다음 날, 강현준이 속해있는 Feel林(필림)에서 합격 연락이 오고, 부푼 가슴을 안고 필림으로 향한다.
강현준의 쌍둥이 동생이자 필림의 실장인 강민준과의 면접. 연우가 입사 지원서를 넣은 분야는 분명 강현준의 스타일리스트였는데 계약서에 써 있는 것은 로드매니저?
강민준 실장은 무조건 같이 일해주길 바라고, 연우는 고민 끝에 엎어치나 매치나 강현준의 가까이에서 일할 수 있다는 생각에 그 계약서를 받아듭니다.
단, 강현준을 대할 때 주의할 점.
하나. 약속에 늦지 않을 것, 둘. 하루 식비는 무조건 20만원 안쪽으로 쓸 것? 셋. 돼지꼬리 땡땡 중요표시, 절대 눈을 피하지 말 것.
그렇게 연우는 스타일리스트 하러 왔다가 로드 매니저가 됩니다.
긴 무명기간을 딛고 우뚝 선 톱 모델, 강현준. 신은 그에게 수려한 외모와 잘빠진 몸매를 주셨다고 했다. 역시나 그는 멀리서 봐도 후광이 짜자잔 빛나는 남자, 그런 그에게 부족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착한 마음, 예쁜 마음? 까칠대마왕, 강현준.
로드 매니저가 된 첫날 연우에게 날리는 것은 독설, 독설, 독설! 그리고 최단시간만에 로드 매니저에서 해고되기까지 하는데..
그러나 여기에서 무너지고 포기할 이연우가 아니다!
며칠 후 현준 앞에 나타나 무엇이든 하겠다며 싹싹 빌고, 그녀의 직함은 운전기사ㅋㅋㅋㅋㅋ
그때부터 시작된 좌충우돌 강현준 매니저 되기.
직함은 운전기사였으나, 못하는 게 없는 이연우.
베스트 드라이브 실력에, 배고픔에 허덕이는 까칠한 호랑이 강현준 마음에 쏙 드는 요리 실력, 비오는 날이며 축축 쳐지는 현준에게 온 몸이 노곤노곤해지도록 혼 쏙 빼놓는 탁월한 마사지 기술까지..
그녀의 이름은 이연우라 하고, 만능이라 부르도록 하자.
마지못해 운전기사로 놔두었는데, 자신이 힘이 들때, 피곤할 때, 지칠 때 딱 맞춰 나타나 자신이 필요할 걸 해주고, 까칠하게 대해도 통통 말대꾸하는 연우가 점점 귀여워보기 시작하고, 종내 연우가 없으면 안될 지경이 이르는데..
초반 참 유쾌한 이야기였어요. 디자이너가 꿈인 연우는 자신의 이상형인 현준에게 자신이 만든 옷을 입혀보는 것이 최종 꿈인데 스타일리스트에 지원했는데 로드 매니저라니,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고 로드 매니저도 열심히 하죠.
현준은 쌍둥이 동생인 민준과 함께 밑바닥부터 시작하여 긴 무명기간을 거쳐 5년만에 정상의 자리에 우뚝 선 톱 모델이죠.
그러나 그에게도 아픔이란 것이 존재하는데요. 유쾌하기만 하던 이 소설에서 묵직함을 맡고 있는 그의 상처.
순간순간 찾아오는 허기짐에 무언가 끊임없이 먹어야만 했고, 그렇게 먹고 난 후에는 또다시 쏟아내는 과정을 몇 년동안 계속 해왔던 현준이 안쓰러웠고, 그런 형의 모습을 살아오는 내내 곁에서 함께 해야했던 동생 민준의 심정은 어떠했을까? 생각하면 눈물이 나올 것 같았어요.
그런 현준에게 긍정적이고 밝은 에너지의 소유자인 연우가 나타난 것은 다행이고 또 다행이었어요.
그의 상처를 아무렇지도 않게 만져주고,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모든 것을 척척해주는 여자, 이런 여자를 사랑하지 않을 수 있나요?
연우가 곁에 있음으로 몇십년 동안 자신을 좀 먹이게 했던 아픔을 점점 치유해 나갈 수 있었던 현준.
그저 흔한 연예계 소재의 이야기일 줄 알았는데, 현준의 상처로 인해 그렇게 가볍지도 않고, 그렇게 무겁지도 않는, 나에겐 딱 알맞는 로맨스였다.
책을 읽는 도중 가슴에 확 와닿는 구절도 있었고, 생각보다 참 좋았던 미몽님의 이야기.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생각 범위에서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선택을 하고자 노력해요."
"……."
"근데 그게 타인에게 백 퍼센트 완벽할 수 없기 때문에 상처를 받고 주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해'라는 단어가 있는 거겠죠."
- page. 401 연우와 현준의 대화.
상대를 이해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죠? 그 과정에서 꼭 필요한 것은 배려가 아닐까 생각해요.
이 소설 속에서 민준은 형의 과거 상처때문에, 현준을 배려하여 그런 선택을 할 수 없었던 것처럼.
저도 또 하나 배웠네요. '이해'과 '배려'. 잊지 말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