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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의 여름
류재현 지음 / 마루&마야 / 2013년 11월
평점 :
품절
류재현 작가님? 응? 누구지? 처음 듣네, 그런데 필명이 더 친숙하네요. 맑은봄 작가님의 첫 종이책.
우선 아이가 등장하는 소설이라 오호, 내 스타일이네 하고 읽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응? 이거 어디서 봤는데... 했는데, 예전에 연재하실 때 앞부분을 읽었더라고요.
이놈의 기억력.. 까마귀 고기를 먹었나봐요.
스물여덟살 완구회사에서 캐릭터 도안 그리는 일을 하는 여름은 최근 부모님으로부터 독립을 했어요.
아파트에서 새로이 시작한 그녀, 이사 두달만에 난관에 봉착. 그 이유는 바로, 윗층에 사는 아이가 쿵쾅거리는 소리 때문.
결국 참지 못하고 윗층으로 찾아간 여름은 그곳에서 까칠한 이웃을 만나게 되요.
서른넷의 한 회사의 사장인 우진은 부모님이 반대하는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키우던 여동생 우연이 교통사고로 죽자 조부모로부터 외면받는 조카를 홀로 키우며 생활하고 있어요. 죽은 여동생이 결혼 생활을 했던 낡은 아파트에서의 조카 지후와 생활, 그러던 어느 날 아래층에서 올라와 아이가 뛰지 않게 주의해달라 말하는 아줌마, 이제서야 조금씩 어린아이다워지는 조카인데, 애가 그럴 수도 있지 이 아줌마 정말 이상하네.
우진을 애 아빠로, 여름을 아줌마로 생각한 우진과, 여름.
회사를 다녀 오던 여름은 한 아이가 아파트 입구에 홀로 있는 걸 보고 착한 여자 발동.
아이를 데려와 밥도 먹고, 놀아주게 되고, 아이가 바로 윗층 아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렇게 우진이 지후를 신경쓰지 못할 때 여름이 종종 챙겨주면서 두 사람은 가까워지는데..
아이가 나오는 소설을 좋아하는 1인으로써 이 책이 나쁘지는 않았다.
다만 여름을 마치 제 여자인냥 구는 우진이 별로였을 뿐.
초반 우진의 설정은 정말 재수없었다는 것.
약혼녀가 있는 상태이면서도 여름을 도발하고, 여름에게 함부로 구는 건 정말 별로였어요.
지후를 보살펴 주면서 까칠하기만 하던 위층 남자 우진이 점점 마음에 들어오고 그의 상황(아이가 있고, 약혼녀가 있다는 거)에 이 마음을 멈춰야지 멈춰야지 하지만 우진의 밀어붙이기 식에 결국 여름은 넘어가고 마네요.
이야기 초반 현고운님의 마녀의 사랑이 떠오르더라고요.
죽은 여동생의 아이를 키우는 남자, 초반에는 서로 죽일 것처럼 으르렁 대던 남과여. 이런 설정이 크로스되서 떠오르더라고요.
물론 다른 점이 있지요. 마녀의 사랑의 수안은 똑부러지고, 강단있는 여자이고, 이 책의 주인공 여름은 심성이 여리고, 약간 우유부단 한 것 같기도 하고.
스토리는 무난하네요. 우진의 약혼녀는 갑자기 떠안게 된 우진의 조카가 마음에 들지 않았고, 몰래 못된 짓하다 걸려 우진의 화를 받게 되고, 부유한 우진의 어머니는 여름을 마땅치 않아하고, 우진에게 버림받은 악조는 또 일을 치는 좀 흔한 설정.
로맨스에서 이런 설정이 흔하지만 좀 더 재미있게 풀어냈으면 좋았을 걸 하는 아쉬움이 남네요.
아, 다음엔 또 무얼 읽나.
요즘은 손에 드는 것마다 조금은 아쉽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