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봐주세요 1
연우 지음 / 청어람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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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조(35) - M쇼핑몰 대표

김난아(3?) - 예은 초등학교 기간제 교사

임용고시를 준비하면서 기간제 교사로 고위층 자제들이 다닌다는 사립 초등학교에서 기간제 교사로 일하고 있는 여주인공 난아.

아이들이 좋고, 가르치는 게 너무나도 좋은 난아지만 요즘 들어 난아를 힘들게 하는 일이 생겼으니, 바로 고유라 학생 때문이에요.

얼굴도 예쁘고, 영특한 아이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기상천외한 사고를 쳐 난아를 힘들게 하네요.

더 이상은 그대로 둘 수 없어 유라 부모님께 연락을 하기로 합니다.

사실 난아가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사립 초등학교에서 일할 수 있게 된 것은 난아가 7년 동안 만나고 있는 서균 덕분이에요.

서균에게 유라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알게 된 사실은 서균과 유라의 아버지가 고교 동창이라는 것입니다.

결국 유라의 아버지와 면담을 하게 되는 난아.

이십 대 중반에 정략결혼을 했던 승조, 결혼 후 바로 아이가 생겼지만 부인과는 결혼 생활을 지속할 수 없었고 결국 이혼을 하게 됩니다.

아내의 양육권 포기로 승조가 아이를 키우게 되는데요. 그 아이가 바로 유라입니다.

7살 유라, 또래보다 영특하지만 승조와 함께 하는 시간이 적어서 그러지 아이는 외로움을 많이 탑니다. 그 외로움을 표현하는 방식이 조금은 과격하죠.

많은 사고를 쳐서 담임으로부터 전화가 오지만 직접적으로 면담을 하고 싶다고 한 적은 이번에 처음이네요.

어떻게든 피하려 했지만 유라의 담임이 친구 서균이 사랑하는 여자라 하여 어쩔 수 없이 면담을 하는데, 난아와의 만남이 쳇바퀴 돌듯 변함없었던 승조의 삶에 변화를 주네요.

 

학부모와 담임의 관계이지만, 유라의 일로, 또는 우연한 일로 만남이 생기다 보니 두 사람 다 감정의 변화가 생기네요.

난아에겐 7년 동안 만나온 남자친구가 있고, 승조는 이혼을 하고, 아이까지 있어 두 사람의 만남은 좀 어두울 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어둡지 않습니다. 김난아라는 캐릭터가 순진하다고 할까요? 얼굴에 생각하는 것들이 표정으로 다 말해준다고 할까요?

순진무구한 여주인공과 사랑을 믿지 않고 무덤덤한 남주인공의 만남. 뻔한 스토리인 듯하지만 술술 읽히더라고요.​

여주인공 난아의 남자친구 서균과 승조의 관계는 참 복잡합니다.

두 사람은 고교 동창으로 절친한 사이였습니다. 하지만 졸업 후 일련의 일을 겪으며 진심을 터놓고 말을 하진 않았지만 껄끄러운 사이가 되었죠.

그렇게 된대에는 두 사람의 부모님들의 이야기가 등장해요. 승조가 어머니의 일기장을 읽는 장면이 중간중간 등장하는데 대체 무슨 일 때문에 두 사람의 사이가 데면데면하게 된 걸까? 하는 의문이 들었는데 생각보다 빠르게 이유가 밝혀지더라고요.

부모님의 이야기를 뒤로하고 승조와 승조의 전 부인 유진희, 난아와 난아의 남자친구 서균. 네 사람의 관계가 참 이상합니다.

마치 티비에서나 볼 수 있을 법한 막장 소재에요. 7년 동안 사귀었던 남자 서균, 하지만 서균은 3년 전부터 승조의 전 부인 진희와 관계를 갖고 있었습니다.

난아를 사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희도 놓을 수 없다.. 서균을 이해하면서도 몹쓸 놈이라 욕을 하죠.

서균보다 이해 안 되는 캐릭터가 바로 남주 승조입니다. 이 사람 진짜 쿨해도 너무 쿨하네요. 친구인 서균과 전 부인인 진희와의 진한 키스 장면을 우연히 보게 되는데요.

살짝 놀라긴 했지만 그럴수도 있지 하며 정말 쿨하게 인정하는데, 제가 고지식해서 그럴까요? 아무렇지도 않게 넘어가는 승조가 이상했어요.

저는 내심 네 사람의 관계가 좀 더 긴장감 있게 흘러가길 바랐는데, 이야기가 두루뭉술합니다.

난아가 서균과 진희와의 관계를 알고 크게 상처받을 줄 알았습니다. 7년이란 시간이 짧은 것도 아니었는데 난아는 쉽게 상처를 회복하죠. 뭐, 그때 난아의 가슴에 살짝쿵 들어온 승조의 존재 때문에 그럴 수도 있었을 테지만 조금 아쉽더라고요.

책의 핵심은 승조와 서균의 부모님의 이야기, 그리고 승조, 서균, 난아, 진희의 사각관계인데요.

양쪽 다 두루뭉술합니다. 그러다 보니 핵심을 뒤로 한채 그 주변만 늘어놓는 느낌이랄까요?

핵심을 딱! 명확하게 표현했으면 좋았을 텐데, 모든 걸 아름답게 만드시려 한 것 같아요.

그런데 작가님 후기를 보니 작가님이 얼마나 고민하셨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서균과 진희의 이야기도 저는 궁금했었는데 그런 관계를 싫었던 분들이 계셔서 이야기를 승조와 난아 쪽으로 초점을 맞춰 수정하셨다고 하시네요.

나를 봐주세요는 막장 요소가 가미되었지만 이야기는 훈훈하게, 2권이라는 분량이 술술 읽기는 조금은 가벼운 책입니다.

아이가 등장하는 소재를 좋아하는 저인데, 그 부분은 잘 표현돼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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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
소화 지음 / 스칼렛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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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준(34) -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한정윤(29) - 한 건축설계 사무소장

 

스무 살부터 오직 일에만 집중하며 달려온 9년이란 시간. 그 사이 정윤의 인생은 고속도로를 탄 듯 문제없었지만, 일에 집중한 만큼 그녀에게 가장 중요한 가족인 엄마에게 많은 관심을 가져줄 수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엄마에게 암이란 존재가 찾아왔고, 정윤과 함께 할 시간이 얼마 없다는 소식에 정윤은 나날이 가슴이 아픕니다. 그런 정윤에게 엄마는 자신의 고향인 봉화에 내려가 지내고 싶다는 이야기를 하고, 정윤은 그 길로 봉화에 내려와 엄마와 함께 할 집을 찾기 시작합니다.

휴식과 숙박을 할 겸 찾은 고즈넉한 고택. 지난 9년이란 시간을 돌이키며, 엄마에게 못해줬다는 자책감으로 슬픔에 젖어 있을 때 정윤에게 다가와 곁을 지키던 낯선 남자. 조용히 다가와 봉화에 머무는 동안 조용하게 지낼만한 곳을 넌지시 알려주는 남자가 이상하기도 하고, 묵묵히 자신의 곁을 지켜줘 왠지 모르게 위로를 느끼는 정윤.

그리고 찾아간 봉화 오록리 평산 김 씨 집성촌인 평산 고택.

수묵화처럼 겹겹이 쌓인 산 밑에 평온하게 감싸인 마을. 한눈에 고택에 반해버린 정윤.​ 이런 곳이라면 엄마의 병이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평산 고택의 주인, 김태준.

잠시 성암 고택에 들렀을 때 안주인의 부탁으로 찾았던 별채에서 한없이 슬픈 표정으로 눈물을 떨구고 있던 정윤을 보게 되고, ​그녀에 관심을 보이는 남자들로부터 그녀를 보호하고 싶은 마음에 외지인을 들이지 않는 자신의 집을 소개하고, 자신의 말에 따라 집을 찾아온 그녀를 마음에 담는 태준입니다. 자신의 인연을 보면 한눈에 알게 된다고 말하던 친구의 이야기가 생각나는 태준은 정윤이 자신의 짝이라고 생각하죠.

그렇게 정윤이 자신의 집에 머​무는 동안 그녀가 필요한 모든 것에 도움을 주고 싶은 태준. 그녀가 집을 구한다기에 발 벗고 나서 도움을 주고, 그녀의 궁금한 점에 막힘없이 설명을 해주는 태준. 참으로 다정합니다.

 

하지만 다정하기 그지없는 태준이 불편하기만 한 정윤입니다. ​태준 덕분에 좋은 집을 구하게 되어 좋지만 마음 한구석이 편하지 않았던 정윤은 성의 표시를 하려 했지만 돈으로는 받지 않겠다며 공사를 하는 동안 점심을 같이 하는 것으로 퉁치자는 태준. 엄마 때문에 아무것도 생각하고 싶지 않은 이때, 자꾸만 다가오려 하는 태준이 부담스럽기만 한 정윤은 직접적으로 태준에게 차갑게 굴지만 태준은 아랑곳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을 이용하라 말하는 태준. 그리고 자신은 온 맘 다해 진심으로 정윤을 대하겠다고 말하는 태준으로 더 복잡해진 정윤의 머릿속.

사랑을 믿지 못하는 여자, 아니 사람을 믿지 못하는 여자, 한정윤. 그런 그녀 앞에 믿을 만한 사람이 되어주겠다고 계속 다가오는 태준으로 인해서 정윤은 흔들립니다. 다정다감하게 자신을 하나하나 챙겨주는 태준에게 이럴 겨를이 없다 말하지만 마음은 태준에게 마음을 주기 시작하면 종전에 나 자신보다, 이 사람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며 자신을 버리는 날이 올까 봐 무서운 정윤.

자신이 없는 곳에서도 세심하게 챙기는 태준에게 속절없이 흔들리는 정윤. 자신이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에 조심스럽게 한발 다가가보려고 합니다.

 

사랑한다, 사랑한다 솔직하게 정윤에게 고백하지만 좋아한다, 사랑한다 대답해주지 않는 정윤이지만 누구보다 태준을 의지하고 있습니다. 손을 맞잡고 고즈넉한 고택 주위를 산책하고, ​봉화 유명지를 여유롭게 구경하는 태준과 정윤. 청암정을 구경하던 중 태준이 정윤에게 건네는 말이 참 좋았습니다. 그곳에 꼭 한번 가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요.

 

"지금 정윤 씨 뒤에 있는 충재는 권벌 선생님이 기거하셨던 생활공간으로, 어지러운 현실 세계를 의미해요. 제 뒤로 보이는 청암정은 그분이 꿈꾸셨던 이상 세계를 의미하고, 지금 우리가 서 있는 이 석교는 현실과 이상을 잇는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죠."

"…… 그런데요?"

"음, 아까 말한 것처럼, 이 다리에는 수많은 상처가 있어요. 저는 상대를 위해 제 몸에 스스로 상흔을 만들어지닌 이 석교 같은 마음으로 살아야, 부부가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내가 이 다리가 될게요. 정윤 씨가 넘어지지 않게, 내 몸에 상처를 내고도 기뻐하면서 긴 세월 정윤 씨만 사랑하는 사람이 될게요."

 

 백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듯이, 태준의 진심 어린 다가감에 드디어 마음을 연 정윤. 어렵게 이어진 그들의 사이에 잠시 잠깐 태풍이 불긴합니다.

하지만 ​태준이 항상 그 자리를 지키며 정윤을 기다려요. 정윤에게 말했듯이 처음 본 순간부터 온전히 정윤을 향해 뿌리를 내렸던 태준.

믿지 못하는 사랑 앞에서 항상 갈팡질팡하는 정윤과 달리, 흔들림 없었던 태준. 이 책은 태준으로 인해서 빛났던 것 같아요.

 

'연어'라는 제목을 보며 내가 아는 물고기 연어를 말하는 건가? 했어요. 근데 연어가 등장하지는 않네요. ​ 물고기 연어를 생각나게 하기도 하지만 이 책의 연어는 후기에도 등장하는 듯이 그러할 연, 고요히 웃을 어 '그렇게 고요히 웃는다'라는 뜻이에요. 책을 다 읽고 나니 이해가 됐어요. 사랑을, 사람을 믿지 못 했던 정윤이 태준을 만나서 태준에게 온전히 뿌리를 내리고 안정을 되찾는데요. 그 시간이 지나고 난 후 옛날에 그랬지 하고 담담히 정윤과 태준이 웃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평산 고택과 성암 고택이 등장하는 봉화. 실제로 봉화에 가면 태준이 있는 고택을 만날 수 있을지 않을까?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태준과 정윤이 함께 나눠 마셨던 약수도 맞보고 싶고, 숯불 구이도 맛보고 싶고, 달실마을도 거닐고 싶어요. 하지만 작가님 블로그를 보니 평산 고택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더라고요ㅠ

그래도 모티브로 한 곳을 봤으니 만족합니다. 남녀가 서로에게 속절없이 빠져드는 화끈한 이야기는 아니에요 서서히 서로에게 녹아들어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주는 잔잔한 이야기에요. 태준을 거부하는 정윤이 조금은 답답하기도 했지만 정윤의 배경을 알면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니 염려하지 마시고 읽어보시길! 무엇보다 사랑을 나눌땐 박력있게 반말을 하는 태준이와 일상생활에서 존대를 하는 자상한 태준의 모습이 재미있네요~

하지만 아쉬운 부분 하나! 태준이 의사인 만큼 직업적인 부분의 에피소드가 등장하길 바랐는데 없어서 아쉬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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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처럼
전서진 지음 / 로코코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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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의현(34) - 한의사

한이령(26) - 기간제 보건교사

이령의 나이, 열셋.

초등학교 6학년, 그 나이 때 저도 그랬어요. 나라를 지키는 국군장병에게 위문편지를 보냈었죠.

나는 그때 어땠더라? 하고 새삼 기억을 되짚어 봤는데, 떠오르는 게 없더라고요. 그냥 나라를 지키시느라 수고하신다 했던 것 정도.

주인공인 이령과 의현은 위문편지로 연이 닿게 돼요.

스물하나, 늠름하게 나라를 위해 입대를 한 의현 앞으로 위문편지가 옵니다.

조카와 같은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반듯반듯한 글씨체로 야무지게 내용 전달을 하는 이령.

힘들었던 군 시절을 돌이켜보면 생각나는 거라곤 이령의 편지였을 정도로, 언제부터인가는 여자친구의 편지보다 이령의 편지가 더 기다려질 정도로 애정이 깊어진 두 사람.

이령이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열넷 중학생이 되고도 두 사람은 편지로 우정을 나누죠.

그런데 어느 날 이령이의 편지가 뚝 끊기고 연락할 방법이 없어진 두 사람은, 나라를 지키는 멋진 아저씨와 바이올린을 켜는 야무진 여자아이의 사이로 남게 됩니다.

이령의 나이, 스물여섯.

간호사로 일하던 병원을 그만두고 기간제 보건 교사로 연고도 없는 경남 산청으로 떠난 이령.​

서울에서 겪었던 고통스러운 일상을 멀리하고, 쫓기듯 급하게 떠나온 산청에서의 삶은 여유롭고 몸과 마음을 힐링하는 시간을 보내는 이령.

이령이 아는 사람도 없는 산청에 오게 된 이유는 단 하나. 어릴 적, 위문편지를 통해 이야기를 나눴던 국군 아저씨의 고향으로 공기 좋고 물 맑은 곳이라고 했기에 그냥 떠나왔던 겁니다.

그런데 기간제 교사로 지내던 이령은 뜻밖의 소식을 알게 됩니다.

산청에 알아주는 서 한의원의 막내가 바로 자신이 예전에 위문편지를 썼던 서의현이라는 것을요.

혹시나 그가 알아줄까 하는 생각으로 한의원으로 찾아갔지만 의현은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죠.

의현의 나이, 서른넷.

대대로 한의사 집안답게, 의현 역시 한의사가 되었고, 현재는 서울의 한방병원에서 한의사로 일하는 중입니다.

주말이면 노쇠하여 이따금씩 힘에 부쳐하시는 아버지와 형을 돕기 위해 고향인 산청으로 내려와 진료를 보는데요. 어느 날, 형과 이야기를 나누던 한 여자를 만나게 됩니다.

왠지 기분 좋은 만남이 될 것 같은 느낌이었는데, 그녀의 입을 통해 나온 그녀의 이름이 의현의 가슴 한구석에 콕 박혀 예전의 기분 좋은 일들이 떠오르게 하네요.

자신의 군 시절의 기분 좋은 기억의 주인공은 여자아이였습니다. 소식이 끊겨 너무나도 궁금했던 여자아이가 의현의 앞에 아이가 아닌 여자로 나타난 것입니다.

일만 하며 즐거운 일 하나 없던 무감각한 그의 삶에 툭 튀어나온 특별한 만남, 한이령.

'풀 내음이 날 것 같던 어린이는 프리지아 같은 여자가 되어 나타났다.'

'늘 아다지오였던 의현의 마음은 이령을 보는 순간 알레그로로 바뀐다.'

이령을 만난 후로, 여자가 좋아할 만한 무언가를 찾게 되고, 이령을 생각하며 조용히 미소를 짓게 되는 의현.

의현과 마찬가지로, 고통스러웠던 서울에서의 기억을 뒤로 한채 의현이 산청으로 내려오는 금요일을 기다리고, 의현을 생각하며 웃음 짓는 이령.

그리고 서로를 향한 그들의 고백.

'열세 살 한이령이 아니라, 스물여섯 살의 여자인 한이령을 좋아하는 것 같아.'

'저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서른네 살 서의현을요.'

주말부부가 아닌 주말 연애를 시작한 두 사람. 5일 만에 만나니 더 애틋하겠죠?

나란히 영화를 보기도 하고, 조금은 촌스러운 카페에 앉아 차를 마시기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데..

잘 나가다가 삐딱선을 타네요. 기분 좋게, 두근두근, 간질간질한 귀여운 그들의 연애에 이물질이 낀것 같이 불편한 여조의 등장.

두 사람 사이에 갈등 구조를 넣고 싶으셨나 봅니다. 그러나 별로였어요. 차라리 여조와의 에피소드보다 의현과 의현의 아버지의 에피소드가 들어갔더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입니다. 태어나자마자 어머니를 여읜 의현과 의현을 낳고 죽어버린 아내를 지켜본 남편. 자신과 아내의 피를 물려받아 사랑스럽기 그지없는 아들이지만 반대로 의현을 낳고 아내가 죽었기 때문에 아들인 의현을 보며 항상 사랑과 미움이 공존했을 아버지와 어미를 죽이고 태어난 아이가 자신이라 생각하고 생일이면 예쁜 초가 꽂힌 케이크가 아닌 어머니의 제사상을 보며 자라온, 자신에게 더욱더 엄격했던 아버지에 서운하면서도 죄송스러운 마음을 가진 의현. 로맨스 다음으로 궁금했던 부분인데 따로 크게 에피소드가 등장하지 않더라고요.

위문편지, 제가 그랬듯 잠시 잠깐 스쳐 지나갈 수도 있었던 인연을 의현과 이령은 십여 년이 흐른 뒤에 다시 만나 평생을 함께 하게 되었네요.

에피소드를 시작할 때마다 등장하는 두 사람이 나눴던 위문편지의 내용이 에피소드에 재미를 더해주는 장치가 되었어요.

귀엽고, 간질간질한 사랑 이야기 지금 읽기에 딱입니다. 설렜네요. 설렌 가슴을 누가 안아줘야 할 텐데.. 오늘도 저는 혼자입니다.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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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사랑이다 세트 - 전2권
이지아 지음 / 봄출판사(봄미디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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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환(36) - 프로덕션 '온' 대표
이준영(30) - 드라마 작가

2004년 겨울, 대학에 합격한 기념으로 오빠 준수와 축하주를 마시게 된  준영.
처음 알게 된 소주의 맛. 눈 내리던 그 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 밤, 준영은 처음 알게 된 술이 지독하게 미워졌습니다.
자신의 눈앞에서 사고를 당한 준수로 인해 행복했던 시간이 순간, 지옥으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2004년 겨울, 지환은 군 입대 전 친구들과 송별회를 하고, 외조부의 기일을 챙기기 위해 차를 타고 귀가하던 길이었습니다.
자신의 자동차 앞으로 순간 튀어나온 인영으로 인해 급 브레이크를 밟았고 그 후, 그가 본 것은 어린 여자아이가 피 흘리는 남자를 끌어안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니었던 사고지만, 오빠를 잃어버리고 아파하는 여자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되는 지환.

그리고 2014년 현재.
드라마 제작을 하는 프로덕션 '온'의 대표가 된 지환과 프로덕션 '온'의 전속 작가인 준영.
유능한 판검사가 되었어야 할 지환과 의사가 되었어야 할 준영이 이 일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빠의 죽음 이후 어머니에 의해 의대로 전과한 준영은 오빠를 위해서, 어머니를 위해서 열심히 의대 공부를 하지만 자신의 꿈은 드라마 작가를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더구나 오빠의 죽음 이후  불면증에 시달리던 준영은 습작 삼아 쓰던 소설이 웹상에서 인기를 얻게 되었고, 후에 프로덕션 '온'에서 전속 제의를 받아 드라마 작가의 길로 들어선 것이죠.
그리고 2008년 치명적 유혹을 시작으로 해마다 메디컬 드라마 한편씩 히트를 시키는 명실상부 스타 작가가 되죠.
7년 전, 제대를 하고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을 하고 빈둥빈둥 대던 그때, 친구인 형석과 친한 동생인 춘희에 의해 드라마 제작업에 뛰어든 지환.
지환이 이 일을 하게 된 이유는 오직 준영이 때문입니다. 춘희의 입에서 나온 준영이라는 이름 때문에 드라마 제작사를 차리게 되고, 몇 년 후 준영과 계약을 하고 준영과 일을 하게 된 지환.

 

준영과 지환은 관계는 애매모호합니다.
뼈아픈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두 사람. 함께 일을 시작한 지 7년이란 시간이 흐르며 서로를 향한 감정에 변화가 생겼죠.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가 사랑할 수 없는 사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책 속에 두 사람을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사이라 말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데 이유는 없다고 한다. 그래서 사랑해서는 안 되는 사람도 없는 줄만 알았다.
그런데 아니더라. 세상을 살면서 한 해, 두 해 나이가 더해지고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데 저마다 뭐라도 하나쯤은 이유가 있더라. 누구에게나 사랑해서는 안 되는 사람도 한 명쯤은 생기더라.
준영에게 지환은 분명 사랑이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사랑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기도 했다. 그를 사랑하는 일은 죄가 될  터였다.

 

준영의 모친은 지환이 자신의 아들을 죽였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지환의 모친은 그 사고로 자신의 아들 인생을 망쳤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 다 스스로 사랑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마음이 생각처럼 되나요? 사랑과 감기는 숨길 수 없다고 말하잖아요. 두 사람은 결국 인정하게 됩니다.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사람이 타고난 운명을 거스르지 못하듯이 심장에 가시처럼 박혀 버린 사랑 역시 거역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어쩌다 보니 사랑한 사람이 준영이 된 것이 아니다. 어쩌다가 마음을 준 이가 준영인 것도 아니다. 준영이라서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준영이어서 마음을 줄 수밖에 없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준영이라서 붙잡은 손을 놓지 못하고, 마음을 주고 만 이가 준영이어서 마음에서 비워 내지도 못함이었다.

수천 번을 묻고 다시 수만 번을 되물어도 답은 오로지 하나였다. 송지환에게 있어서 이준영이라는 존재는 사랑이라고. 아무리 아프고 아무리 슬퍼도 사랑일 수밖에 없노라고.

너는 사랑이다. 이미 사랑이다.

 

 

시작된 두 사람의 사랑은 순탄치 않죠. 두 모친의 반대로, 그들의 사랑을 삐뚤게 바라보는 사람들로 말이죠.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믿기로 합니다. 부모님에게도 인정받으려 부단한 노력을 하죠.

1권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대부분 준영이 집필하는 드라마의 이야기며, 지환이 하는 드라마 제작 사업 이야기입니다. 거기다 준영과 지환 사이의 미묘한 감정 흐름이 주된 이야기인 반면, 2권은 본격적은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며, 10년 사고가 다시 한번 이슈가 되고, 두 사람을 반대하는 상황이 나오며, 인정받으려 노력하는 준영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2권 후반부, 준영이 때문에 참 슬펐습니다. 사랑하는 남자, 미래를 함께 하고 싶은 남자인 지환. 그를 위해서 준영은 자신이 변해야 생각하고 잠시 잠깐 지환의 곁을 떠나게 되는데요. 그 시간 속의 준영이 안타까웠고 지환을 향한 준영의 마음이 오롯이 저에게 전달되었습니다.

1권은 좀 늘어지는 듯하다는 느낌이었어요. 아마도 제가 연재를 함께 했기에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2권부터는 무섭게 몰입되더라고요. 10년 전 사고로 인해 마음껏 기뻐할 수도, 웃지도 못 했던 두 사람이 오직 서로만을 생각하며 보내던 시간들은 아름다웠습니다. 언제고 닥칠 태풍이 도사리고 있었지만요. 아들의 죽음으로 더욱더 준영을 몰아붙이는 정선이 못됐다 생각하면서도 미워할 수 없었고, 그런 어머니에게 항상 당하고만 살아왔던 준영이 답답하기도 했고, 안타까웠어요. 그리고 우리의 멋진 남자 주인공 송지환씨. 송지환에겐 이준영밖에 보이지 않아 시종일관 이준영, 이준영밖에 모르는 이 남자. 정말 멋지네요.

너는 사랑이다의 또 다른 메리트! 바로 외전이죠. 여주인공 준영이 쓴 소설 '마지막 비상구'를 외전으로 내주셨는데요. 정말 탁월하신 것 같아요. 마지막 비상구를 읽고 이 이야기를 본편으로 따로 만들었어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말도 마음에 들었어요. 여러 가지 결말을 저 스스로 상상할 수 있거든요.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사이였던 지환과 준영은 비극적이었던 로미오와 줄리엣과 달리 해피엔딩을 맞습니다.
 


"You belong to me, I belong to you, We belong together" (당신은 나의 것, 나는 당신의 것, 우리는 함께 있어야 해요.)

"당신과 함께 비를 맞으며 걸어갈 각오가 이미 되어 있어. 그 비가 한때 소나기든, 지루한 장마든, 아니면 거친 폭풍우라 할지라도 나는 당신과 함께 갈 거야. 끝까지. 그 끝이 어디든 무엇이든 상관없어. 당신은 그냥 이리 와서 내 옆에 서기만 하면 돼. 지금 모습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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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정지민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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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후(33) - 스타 드라마 작가

서준희(33) - K방송국 드라마 PD

 

K방송국 드라마국. 조감독으로 6년, 감독으로 3년. 홍일점인 여자 감독, 서준희.

감독으로서 세 번째 드라마까지 3연타 스리런 경고 조치를 받고는 현 공동 연출한 드라마에서 작가와의 트러블로 준희와 작업하려는 작가가 없으며,  미니 편성도 받을 수 없게 된 상황.

그런 준희에게 드라마국장은 말합니다. 단막을 하던가, 정 미니를 하고 싶다면 송진후 작가와 하라고. 단막으로 좌천당할 수는 없는 준희지만 그렇다고 송진후와 드라마를 할 수는 없다.

준희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만 단막을 준비하려 합니다. 하지만 스타 작가 송진후가 드라마 국장에 넌지시 말하죠. K방송국 여자 감독과 하고 싶다고... K방송국 드라마국에 여자 감독이라곤 준희밖에 없는데.. 꼭 서준희와 해야겠다는 거죠.

 

준희가 진후와의 작업을 피하는 이유는 10년 그들은 연인 사이였다 헤어졌기 때문입니다. 짧은 시간 동안 함께 했던 사이지만 10년이 지났음에도 서로를 잊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죠.

진후에게 10년 전 예쁘고 빛나던 준희로 남고 싶은 준희지만 일이 생각처럼 돌아가진 않죠. 그녀는 그저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월급쟁이니까요.

10년 전, '나중에 우리 꼭 같이 영화를 하자. 진후 넌 작가로, 나는 영화감독으로..' 했던 약속이 무색하게 그들은 드라마 감독과 작가로 마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진후가 쓴 드라마 이야기는 준희와 진후의 이야기였고, 이 일로 다시금 준희와 함께 하고 싶다고 진후는 말하죠. 하지만 그때의 빛났던 서준희가 아니기에 다시 만나도 또다시 불안에 떨며 지낼 수 없기에 준희는 반대하지만 드라마 <그해 겨울>은 시작되고 말았습니다.

 

 

 "우리의 지난 연애가 남들에겐 아무리 대단해 봤자 드라마더라. 트렌디고, 신파가 될 수도 있고, 재밌다. 재미없다밖에 안 되는."

 송진후에겐 가슴에 새겨진 그리움이었고, 서준희에겐 가장 예뻤던 그 시절이 다른 이들에겐 그저 흥미로운 남의 연애사밖엔 되지 않는 것처럼.

 "하자, 드라마."

 서준희와 송진후의 지나간 연애란 그런 의미가 되어 버렸다.

 

 

그들이 만드는 그들의 지나간 연애 이야기, 그리고 현재의 이야기.

11년 전 비 내리던 날 영화관 앞에서 만났던 준희와 진후. 서로가 서로의 이야기를 묻지 않으며 시작했고, 사랑에 빠졌습니다. 아픔을 말하지 못하고 서로의 눈치를 살피다 사랑을 놓쳐버렸습니다.

진후와 헤어진 아픔에 흐느적거릴 틈도 없이 하나뿐인 가족인 할머니를 위해 생계의 고민을 해야 했던 준희는 꿈인 영화감독을 버리고 빨리 돈을 벌 수 있는 드라마 일을 시작했고 10년 동안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반대로, 헤어진 10년 동안 준희를 놓치고 괴로워했던 진후는 자신의 꿈인 시나리오 작가를 그만두고 준희를 따라 드라마 작가로 되기로 결심하고 다시금 준희를 잡으려 노력하죠. 결국 준희의 곁에 함께 선 진후.

그들은 10년 전 서로에게 아픔을 숨기고 눈치를 봐야 했던 그때와 다르게 서로에게 모든 걸 터놓고 함께 걸어나가는 사이 될 수 있을까요? 더불어 함께 시작한 드라마 <그 해 겨울>도 성공리에 마칠 수 있을까요?

 

책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방송국 안의 이야기입니다. 특히나 드라마국.

드라마 국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도 몇 있었죠? 송혜교, 현빈 주인공의 그들이 사는 세상과 김하늘, 송윤아, 박용하, 이범수 주인공의 온에어도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여서 조금은 익숙한 소재라고 생각하는데요. 정지민 작가님의 #씬 또한 드라마를 만드는 작가와 감독의 이야기입니다. 거기다가 그들은 연인이었다가 헤어져 10년 만에 재회한 이야기죠. 이야기는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상황, 특히나 시청률이 민감한 드라마인 만큼 시청률에 울고 웃는 드라마국 사람들의 상황이 잘 표현되어 있으며, 함께 드라마를 만드는 수십 명의 스태프들 속에서 비중 있는 조연들의 각기 다른 사연 또한 잘 엮어져 있습니다. 이야기 속에 주인공들과 갈등을 표출하는 인물은 등장하지 않지만 지루하지 않아요. 주인공인 준희와 진후의 이야기를 드라마로 만들어가면서 10년 상대방의 아픔을 알려 하지 않고, 서로에게서 위로를 찾는 것에 급급했던 그들이 드라마를 만들어 가면서 드라마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미안해하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합니다. 준희와 진후의 마음을 할퀴었던 상처의 원인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는 준희와 진후의 이야기로 끝을 맺는 이야기에요.

 

중간중간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보이기도 하고, 진후가 아버지에게 했던 상황이 좀 아쉽기도 합니다. 그래도 제일 아쉬운 건 알콩달콩함이에요.

전체적인 흐름을 통해 알콩달콩의 부족함을 이해할 수 있지만 역시나 아쉬운 건 어쩔 수가 없네요. ​ 작가님의 다음 작품에선 알콩달콩한 주인공들을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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