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씬
정지민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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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후(33) - 스타 드라마 작가

서준희(33) - K방송국 드라마 PD

 

K방송국 드라마국. 조감독으로 6년, 감독으로 3년. 홍일점인 여자 감독, 서준희.

감독으로서 세 번째 드라마까지 3연타 스리런 경고 조치를 받고는 현 공동 연출한 드라마에서 작가와의 트러블로 준희와 작업하려는 작가가 없으며,  미니 편성도 받을 수 없게 된 상황.

그런 준희에게 드라마국장은 말합니다. 단막을 하던가, 정 미니를 하고 싶다면 송진후 작가와 하라고. 단막으로 좌천당할 수는 없는 준희지만 그렇다고 송진후와 드라마를 할 수는 없다.

준희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만 단막을 준비하려 합니다. 하지만 스타 작가 송진후가 드라마 국장에 넌지시 말하죠. K방송국 여자 감독과 하고 싶다고... K방송국 드라마국에 여자 감독이라곤 준희밖에 없는데.. 꼭 서준희와 해야겠다는 거죠.

 

준희가 진후와의 작업을 피하는 이유는 10년 그들은 연인 사이였다 헤어졌기 때문입니다. 짧은 시간 동안 함께 했던 사이지만 10년이 지났음에도 서로를 잊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죠.

진후에게 10년 전 예쁘고 빛나던 준희로 남고 싶은 준희지만 일이 생각처럼 돌아가진 않죠. 그녀는 그저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월급쟁이니까요.

10년 전, '나중에 우리 꼭 같이 영화를 하자. 진후 넌 작가로, 나는 영화감독으로..' 했던 약속이 무색하게 그들은 드라마 감독과 작가로 마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진후가 쓴 드라마 이야기는 준희와 진후의 이야기였고, 이 일로 다시금 준희와 함께 하고 싶다고 진후는 말하죠. 하지만 그때의 빛났던 서준희가 아니기에 다시 만나도 또다시 불안에 떨며 지낼 수 없기에 준희는 반대하지만 드라마 <그해 겨울>은 시작되고 말았습니다.

 

 

 "우리의 지난 연애가 남들에겐 아무리 대단해 봤자 드라마더라. 트렌디고, 신파가 될 수도 있고, 재밌다. 재미없다밖에 안 되는."

 송진후에겐 가슴에 새겨진 그리움이었고, 서준희에겐 가장 예뻤던 그 시절이 다른 이들에겐 그저 흥미로운 남의 연애사밖엔 되지 않는 것처럼.

 "하자, 드라마."

 서준희와 송진후의 지나간 연애란 그런 의미가 되어 버렸다.

 

 

그들이 만드는 그들의 지나간 연애 이야기, 그리고 현재의 이야기.

11년 전 비 내리던 날 영화관 앞에서 만났던 준희와 진후. 서로가 서로의 이야기를 묻지 않으며 시작했고, 사랑에 빠졌습니다. 아픔을 말하지 못하고 서로의 눈치를 살피다 사랑을 놓쳐버렸습니다.

진후와 헤어진 아픔에 흐느적거릴 틈도 없이 하나뿐인 가족인 할머니를 위해 생계의 고민을 해야 했던 준희는 꿈인 영화감독을 버리고 빨리 돈을 벌 수 있는 드라마 일을 시작했고 10년 동안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반대로, 헤어진 10년 동안 준희를 놓치고 괴로워했던 진후는 자신의 꿈인 시나리오 작가를 그만두고 준희를 따라 드라마 작가로 되기로 결심하고 다시금 준희를 잡으려 노력하죠. 결국 준희의 곁에 함께 선 진후.

그들은 10년 전 서로에게 아픔을 숨기고 눈치를 봐야 했던 그때와 다르게 서로에게 모든 걸 터놓고 함께 걸어나가는 사이 될 수 있을까요? 더불어 함께 시작한 드라마 <그 해 겨울>도 성공리에 마칠 수 있을까요?

 

책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방송국 안의 이야기입니다. 특히나 드라마국.

드라마 국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도 몇 있었죠? 송혜교, 현빈 주인공의 그들이 사는 세상과 김하늘, 송윤아, 박용하, 이범수 주인공의 온에어도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여서 조금은 익숙한 소재라고 생각하는데요. 정지민 작가님의 #씬 또한 드라마를 만드는 작가와 감독의 이야기입니다. 거기다가 그들은 연인이었다가 헤어져 10년 만에 재회한 이야기죠. 이야기는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상황, 특히나 시청률이 민감한 드라마인 만큼 시청률에 울고 웃는 드라마국 사람들의 상황이 잘 표현되어 있으며, 함께 드라마를 만드는 수십 명의 스태프들 속에서 비중 있는 조연들의 각기 다른 사연 또한 잘 엮어져 있습니다. 이야기 속에 주인공들과 갈등을 표출하는 인물은 등장하지 않지만 지루하지 않아요. 주인공인 준희와 진후의 이야기를 드라마로 만들어가면서 10년 상대방의 아픔을 알려 하지 않고, 서로에게서 위로를 찾는 것에 급급했던 그들이 드라마를 만들어 가면서 드라마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미안해하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합니다. 준희와 진후의 마음을 할퀴었던 상처의 원인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는 준희와 진후의 이야기로 끝을 맺는 이야기에요.

 

중간중간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보이기도 하고, 진후가 아버지에게 했던 상황이 좀 아쉽기도 합니다. 그래도 제일 아쉬운 건 알콩달콩함이에요.

전체적인 흐름을 통해 알콩달콩의 부족함을 이해할 수 있지만 역시나 아쉬운 건 어쩔 수가 없네요. ​ 작가님의 다음 작품에선 알콩달콩한 주인공들을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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