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디 레인
이화 지음 / 신영미디어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차승교(32) - 작가

공윤소(26) - 도서출판 '틈' 직원

 

도서 출판 '틈'에서 편집인으로 일하고 있는 윤소. 2년 전만 해도 잡지사에서 일하면 바쁘게 동동거리며 일했었는데 친한 언니가 출판사를 창업하며 윤소는 '틈'이라는 소박한 출판사로 이직하게 되었습니다. 바쁘게 종종거리던 그때와 달리 다소 여유롭게 원고를 읽고 교정을 보는 이 생활이 만족스러운데요. 그런 그녀의 여유로운 생활에 친한 언니이자 출판사 사장인 미향이 윤소에게 엄청난 프로젝트를 부여합니다.

출판사의 존폐가 달린 프로젝트! 5인의 작가들로 하여금 말랑말랑하고 달달한 첫사랑을 주제로 한 에세이를 만들자는 것.

그리고 윤소에게 맡겨진 것은 신춘문예 금상을 받은 차승교 작가와 톱스타 이재원에게 글을 받아오라는 것.

사장인 미향이 섭외해온 작가들에게 글을 받아 여유롭게 교정하던 때와 다르게 본격적으로 자신이 뛰어다니면 작가의 글을 받아와야 하는데.. 윤소는 과연 엄마 친구의 아들이자 언니, 오빠의 친구인 승교와 톱스타 재원에게 에세이 계약을 성사시킬 수 있을까요?

 

계약하는 일이 쉬운 게 아니죠. 역시나 승교는 윤소의 제안을 단박에 거절합니다. 전화도 받지 않고, 메시지에 답도 없는 승교에게 윤소도 화가 나고 분노가 담긴 메시지를 보냅니다. 자신의 연락을 피하기만 하던 승교에게서 갑작스레 계약을 하겠다는 연락이 오고, 원고 계약이 성사됩니다.

계약에 앞서 승교는 계약서에 꼭 포함하고 싶은 조항이 있다고 하는데, 그것은 바로 원고를 집필하는 한 달 동안 윤소가 살고 있는 한옥에 들어가 살겠다고 하는 것.

얼토당토않는 조항에 반대했던 윤소지만 결국 승낙하고 만다. 그렇게 그들의 동거는 시작됩니다.

 

윤소에겐 출판사의 존폐가 달린 ​원고 계약이었지만 승교에겐 첫사랑인 윤소를 사로잡을 절호의 찬스인 에세이 계약.

한 여자를 향한 10년이 훌쩍 넘는 짝사랑의 시간. 더 이상의 기다림은 없다고, 윤소를 자신의 여자로 만들기 위한 준비를 차근차근하는 승교.

한 달이란 시간 동안 자신의 첫사랑에 대한 에세이를 집필하는 승교는 과연 윤소의 마음을 사로잡고 자신의 여자로 만들 수 있을까요?

 

'카카오씨앗'과 시리즈인 '캔디 레인'. '카카오씨앗'의 남자 주인공인 문교의 동생인 승교의 이야기입니다.

잔잔한 이야기이나, '카카오씨앗'보다는 좀 더 유쾌하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네요.

오늘 무척이나 날이 좋았습니다. 따스한 햇볕이 완연한 봄 날씨임을 알려주더라고요. 이런 날 집에만 있을 수 없어 캔디 레인을 들고 나와 카페에 들어가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요. 프롤로그부터 제 마음이 설레더라고요. 윤소와 승교의 재회 장면에서 저도 모르게 카페에 구석에 앉아 오두방정을 떨었습니다. 지질한 저의 상황과 다르게 설렘 가득한 그들의 이야기로 대리만족을 했더라죠.

 

윤소의 할아버지가 물려주신 작은 한옥에 들어와 윤소와 일상을 함께 하면서 윤소가 사준 양지 노트에 윤소를 향한 자신의 마음을 한자 한자 적어내려가던 승교.

괜스레 윤소가 부러워지더라고요. 겉으로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한 남자로부터 10여 년의 시간 동안​ 사랑받는 윤소가 몸서리치게 부러웠어요. 잔잔하기만 했다면 좀 밋밋했을 수도 있었을 테지만, 승교의 친구인 톱스타 재원이란 캐릭터로 인해 이야기에 유쾌하게 읽을 수 있었어요. 특히나 승교와 재원의 투덕거림.. 남자들끼리 통하는 이야기 등으로 웃음이 나왔어요.

 

그리고 승교와 윤소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게 사랑을 나누는 장면이 인상적이었어요.

 

 

  "너는, 책임을 져야 해."

  "무, 무엇을요?"

  "동정의 팬티를 벗긴 책임."

  "어, 어떻게​…… 책임져야 하는데요……."

  "네 팬티, 벗기게 해 줘……."

아니, 이렇게 웃기게 사랑을 시작되는 건가요? 웃기면서도 뭔가 확 와닿는 대화였어요.

이 외에도, 양지 노트 가득히 쓰인 윤소를 향한 애타는 마음, 다른 남자를 향한 질투심, 통제 못할 윤소를 향한 욕망 등.. 사랑스러운 글들이 좋았어요.

 

 

  <이 비가, 달콤하다.>

 ..

 ..

 윤소야.

 나에게 사랑은 내리는 비와 같은 괴로움이었는데, 지금은 달콤해졌다.

 너의 마음을 알게 되고, 나의 마음을 알린 이 비로 인해​…….

 이제야 나는 이 비의 의미를 알게 됐다.

 나를 적셔 네게로만 뿌리를 뻗는 단단한 존재로 다시 서게 했음을.

 사랑하는 윤소야.

 나의 스물여섯은 말 못할 고통의 연속이었지만, 너의 스물여섯은 이 비처럼 달콤한 행복의 연속이기를 바란다.

 더불어, 너의 행복 안에 나도 함께 뿌리 깊은 나무처럼 존재하기를​…….

 너와 나를 가린 지붕 위로, 달콤한 비가 내린다.

그리고 손녀를 향한 사랑을 할아버지의 마음을 잘 보여주는 할아버지의 수필집의 글귀들도 참 좋았습니다.

마치 저에게 해주는 말 같았어요. 생을 살아가면서 저에게 꼭 필요한 인생 지침 같은 글이었어요.

 

 

  어른들은 각자의 경험이 빚어낸 지혜와 아집을 구분치 않고 아이들에게 무작정 가르치려 들지만, 아이들은 덧대지 않은 순한 빛깔을 지니고선 그저 저를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어른 스스로 깨우치게 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어른의 부끄러운 삶을 반추하게 하는 거울이 아이의 순결한 눈망울마다에 있다는 것을.

하여, 나는 바란다.

우리 윤소가 이 다음에 어른이 되어서도 지금의 마음 한 줌을 간직하고 있기를. 어른의 원칙을 따르다 어깨에 힘이 빠지거든, 좁고 잘아진 마음이 올바른 선택을 뒤흔들려 하거든, 지금 이 순간의 순​결했던 마음을 기억하기를.

 인생을 돈 버는 데 다 써 버리지 말고, 가끔은 허랑하게 보내는 시간이 쓸모없는 것이 아님을 알아 가기를. 타인의 고충을 이해하되 타인의 말에 예민해지지 않기를. 세상의 속도에 휩쓸리지 않기를.​

 

책 속에 등장하는 글 귀 하나하나 마음에 와 닿았던 '캔디 레인', 오늘처럼 따뜻한 봄에, 읽으면 딱 좋을 것 같아요.

문교와 서주가 사는 성북동, 윤소의 자그마한 보금자리가 있는 가회동, 북촌과 서촌에 가보고 싶게 만드는 책이에요. 지난해, 북촌 한옥마을을 구경하고 왔는데, 그때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곳을 다니고 싶어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었는데, 다시 가게 되면 느긋한 마음으로 구석구석을 구경하고 싶네요.

이 리뷰를 쓰고 있는 지금도, 윤소와 승교로 인해 제 마음이 두근두근 설레고 있습니다. 설렘 가득한 감정을 느끼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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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었다 놨다
어도담 지음 / 동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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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김 다니엘 - A대 경영학과 학생

이 에이브릴 - 고등학생, A대 철학과 학생

 

충주에 와서 처음으로 읽은 책이에요. 조카가 등원하고 시간이 펑펑 남는데도 딱히 책을 읽을 수가 없었는데 이 책을 펴자마자 그 자리에서 다 읽어내렸네요.

어도담 작가님의 레디메이드 퀸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어요. 제가 판타지를 좋아하지는 않는데 이건 뭐, 몰입도 최고, 스토리 탄탄.. 요 근래 읽은 책 중에 가장 재미있었다고 지인분들에게 강추를 했더랬죠. 사실 리뷰를 쓰고 싶었으나 막상 리뷰를 쓰려 하니 횡설수설하게 되더라고요. 정말 좋았다고 구구절절하게 쓰고 싶었는데 글발이 없는지라 포기하고 말았습니다.

들었다 놨다는 레디메이드 퀸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의 책이었는데 이 책도 마음에 들었어요. 레디메이드 퀸보다는 아니지만..;;

고등학생인 에이브릴. 이제 고3이 얼마 남지 않았죠. 언어영역, 외국어 영역, 사탐 다 출중한 점수를 받는 그녀에게 딱 하나 아쉬운 것은 수학입니다. 네, 그녀는 흔히 말하는 수포자입니다. 수학을 포기한 자. 대부분 1,2등급을 유지하는 반면, 수학은 9등급. 그런 에이브릴에게 엄마는 큰 선물을 합니다.

그 선물은 바로 수학 과외.

 

수학 과외 선생님으로 만나게 된 다니엘.

첫인상은 댄디한 그였지만 입을 열자마자 독설을 마구 날리는 다니엘에게 홀딱 깨버린 에이브릴.

수학 없이도 유유히 흘러가던 그녀의 고교 생활이 다니엘로 인해 순식간에 변하게 됩니다.

열혈 과외로 인해 에이브릴의 수학 점수도 나날이 오르게 되고, 결국 9등급으로 끝날 것 같던 수학 점수가 1등급으로 수능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수능이 끝나고 이제 다신 접점이 없을 것 같았던 두 사람.

그러나 신의 농락인지 나란히 같은 대학을 다니게 됩니다. 전공도 다른 두 사람이지만 어쩐 일인지 일주일에 세 번 점심을 같이 먹고, 시험 기간에 자리를 잡아주는 사이, 같이 스터디 하는 사이, 영화 보는 사이 등등, 많은 것을 함께 하는 사이가 됩니다.

주위 사람들은 에이브릴에게 말합니다. 사귀는 사람이냐고, 그러나 그렇지는 않습니다.

많은 것을 함께 하지만 사귀는 사이는 아니다. 에이브릴은 생각합니다. 도대체 다니엘과 저는 무슨 사이일까?

그런 에이브릴의 물음에 다니엘은 쉽게 말합니다. 사귀는 사이라고!

도대체 언제, 어느 사이에 두 사람은 이렇게 된 걸까요?

 

'레디메이드 퀸'과 전혀 다를 것 같았던 '들었다 놨다'는 읽어보니 다른 듯하지만 비슷합니다. 마치 '레디메이드 퀸'의 주인공들의 현대판이라고 할까요?

'레디메이드 퀸'에서 라키엘에 의해 황녀가 된 에비가일같이, 다니엘에 의해 저도 모르는 사이 조련되어 가는 에이브릴.

다니엘이라는 이 남자, 참으로 계획적이며 매력적입니다. 사상 최고의 계략남이라고 말할 수밖에..!

하지만 읽으며 궁금했어요. 다니엘은 도대체 언제부터 에이브릴을 마음에 담았던 걸까? 끝내 밝혀지지 않잖아요. 너무나도 궁금해요. 처음이 언제일까?

에필로그 전까지 에이브릴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당최 좋아하는 하는 한점 없는 것 같은 이 밀당의 고수 다니엘. 그래서 그런지 달달함은 조금 부족하다고 느꼈었는데 그런 저의 아쉬움을 아셨나 작가님이 에필로그에 다니엘의 시점의 이야기가 나오더라고요.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러브스토리요.

그 이야기로 부족하게 느껴지던 달달함을 조금 채울 수는 있었지만 그래도 좀 아쉽더라고요.

 

조금은 부족한 로맨스였지만 로열패밀리 사이의 치밀한 권력싸움을 재미있게 풀어 내 제 마음을 빼앗았던 레디메이드 퀸과 엉뚱하지만 유쾌한 들었다 놨다의 커플. 앞으로 어도담 작가님의 책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곧바로 구매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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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설탕
이서형(라니) 지음 / 신영미디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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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강규현(35?) - 세명그룹 후계자, 세명전자 부사장, 세린 병원 경영 이사, SG 호텔, 백화점 오너

이선우(25) - 아르바이트 생, 보모


5년 전, 형의 문제로 클럽 '블루아이'를 방문했을 때 규현의 시선을 사로잡은 여자가 있었다.

그 둘은 우연히 불같은 하룻밤을 가졌고, 여자는 안개처럼 사라졌다. 그러나 1년 뒤, 규현에게 찾아온 것은 자신의 핏줄을 이어받은 시후라는 아이였고, 여자는 돈을 받고 아이를 버리고 떠났다.


5년 후.

다섯 살의 시후는 매일 같은 패턴의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날도 어김없이 유치원에 갔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었던 아이는 차 문을 열고 뛰어나갑니다.

그 순간, 시후를 향해 달려오는 차. 차에 치일 위기에 처해있던 아이를 대신 구하고 다신 의문의 여자, 선우.

아이와 전혀 상관도 없던 여자, 아이를 구하고도 어떠한 대가도 바라지 않는 선우가 규현은 의아하며 신경에 쓰입니다.

시후를 구한 것이 우연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된 규현, 그러나 모든 게 비밀스러운 선우의 정체. 그녀에게 누구냐? 왜 시후에게 접근했나? 몰아세워도 도통 답이 나오지 않아 답답합니다.

그런 규현의 마음과 달리 자신의 눈길을 피하면서도, 자신의 아들 시후에겐 애틋하고 따뜻한 눈길을 보내는 선우.


규현과 시후에게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존재가 되는 선우의 정체는 무엇일까?



연재할 때부터 굉장히 기대했던 책이었습니다.

연재를 하시다 중단하셔서 저는 후반 내용이 궁금했거든요. 연재 당시, 선우의 정체를 짐작은 했었는데 그녀가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뭘까? 그게 이 책의 핵심이라고 생각했었거든요. 종이책을 읽으며 그 부분을 어떻게 풀어냈을까? 두근두근 했습니다.

하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는 조금 아쉬웠습니다. 기대가 컸던 걸까요?

5년이란 시간 동안 선우가 그렇게 변해버린 이유가 너무나도 허무하게 풀려버려 맥이 빠진 기분이었습니다.

제가 너무 스펙터클한 반전을 기대했나 봐요. 그렇다고 해서 재미가 없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선우는 지금까지 감정이란 감정은 모두 꾹꾹 눌러 아무도 접근하지 못하게 딱딱하게 만들었다. 새하얗게 얼어 버린 감정들은 뭉친 채 어떤 것으로도 녹일 수도, 깨뜨릴 수도 없을 것처럼 단단하게 굳었다. 그녀는 자신이 아무것도 건드릴 수도, 녹일 수도 없는, 파랗게 얼어붙은 돌덩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아니었다. 그녀는 그냥 각설탕이었다.

칼날로도 쪼개지지 않을 것 같았지만 하얗게 얼려 버린 얼음 알갱이들은 실은 아픔을 감춘 감정의 결정들이었다. 날카롭게 각을 세운 모서리는 사실 겁에 질린 감각이 예민하게 서 있는 것뿐이었다.

각설탕은 지옥보다 더 뜨겁고 악마보다 더 유혹적이며 죽음보다 더 강렬한 커피에 빠져 버리면 순식간에 사라지고 만다. 서서히 커피에 물들다가 한순간에 녹아 버린다.

그리고 선우는 견딜 수 없게 뜨겁고, 미치게 유혹적이며, 화산처럼 강렬한 규현을 만나는 순간 서서히 뒤흔들리다 곧바로 송두리째 자신을 잃어버렸다.

그녀는 그냥 각설탕이었던 것이다.

오랜 시간 동안 딱딱하게 굳어 버린 감정들이 규현 앞에서는 스르르 녹아내리고 있었다.

외로움과 분노, 고통과 아픔이 녹아 없어지고 있었다.

 

 


위의 문장들이 알려주듯 각설탕은 여주인공 선우를 비유한 것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쭉 이어온 불우한 환경들로 인해 스스로 각을 세웠던 선우에요. 하지만 선우의 상황이 이해가 되면서도 왜 그때 조금 더 용기를 내보지 않았는가 하는 답답함이 마구 솟아났어요. 규현과 시후를 다시 만나고 나서도 소극적이기만 한 선우가 아쉽더라고요.

 

전작들과 같이 이서형 작가님의 책은 몰입도가 좋습니다. 작가님표 퍼펙트하고 소유욕 강한 남주의 특성에, 안쓰러운 여주인공의 상황, 아이가 연계된 신파적 요소. 막힘없이 술술 읽히는 이야기였어요. 규현의 나이가 확실히 기억나지는 않지만 두 사람은 나이차가 꽤나 사는 사이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나이차가 느껴지지 않았어요. 차분하게 행동하는 선우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다만, 5년이란 공백 기간 동안 선우와 규현의 상황에 대한 설명이 더 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비밀이 풀리는 순간의 이야기가 좀 더 탄탄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 이야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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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콤하지 않아도 괜찮아
언재호야.윤난 지음 / 스칼렛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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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승제(데이비드 류) (35) - 프랑스 요리 레스토랑 비쥬 블랑쉐 대표 겸 수석 셰프

이은수 (29) - 중아일보 정치부 기자


중아일보 정치부 기자인 은수는 신문사 고위급 인사의 비리를 기사화하려다 윗선에서 막혀 좌천당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녀가 간 곳은 그녀가 항상 몸담고 있는 정치부와는 영 거리가 먼 리빙 파트.

표면적으로 정치부 편집장의 말대로 고분고분 좌천당해 온 것처럼 보이지만 그녀는 현재 꽤 오랫동안 파고드는 사건이 있습니다. 리빙 파트에서 일하면서 그 사건에 대해 깊숙이 조사하고자 합니다.

정재계 인사들의 사건 사고를 들쑤시고 다니던 그녀가 음식과 인테리어 이런 걸 알리가 있나요?

사건 조사를 위해 눈코 뜰 새가 없어서 허구한 날 인스턴트로 끼니를 때우는 그녀에게 음식은 그저 배를 불리는 것일 뿐이고, 음식을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식기류는 다 그릇일 뿐입니다.

그런 그녀에게 리빙 파트 편집장이 제안을 하나 합니다.

'비쥬 블랑쉐의 수석 셰프이자 사장인 데이비드 류의 인터뷰를 따오라!' 그 미션을 성공한다면 좌천 당해 유배당하고 있는 기간을 반으로 줄여주겠다고.

고작 식당 주방장 인터뷰를 따오라니 은수는 편집장의 제안을 냉큼 받아들입니다. 그러나 식당 주방장을 만나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일이었다니!

수천만원인 회원제 카드가 있어서 들어갈 수 있는 고급 레스토랑. 단번에 쫓겨난 은수. 은수는 수석 셰프를 만나기 위해 치밀하게 준비를 합니다.

결국, 은수는 팔 한쪽을 내어주고 드디어 데이비드 류의 칼럼 6꼭지를 따게 됩니다.


집안의 반대를 무릅쓰고 요리사가 된 승제. 미국으로 유학을 가 밑바닥에서부터 잠도 못 자가며 차근차근 실력을 쌓아온 승제는 한국으로 돌아와 친구와 함께 비쥬 블랑쉐를 오픈합니다.

부단한 노력 끝에 거물급들이 선호하는 1순위 레스토랑으로 자리매김합니다. 수석 셰프이자 대표인 승제의 하루는 은수 못지않게 바쁩니다.

고급 아파트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일주일에 2번 소수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최고급 쿠킹 클래스를 진행하기까지 하는 승제.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그의 앞에 웬 이상한 여자가 나타나 인터뷰를 하자고 합니다.  그녀의 부단한(?) 노력으로 6꼭지 칼럼을 하기로 한 승제.

그런데 이 여자 요리의 'ㅇ'자도 모른다. 몰라도 너무 모른다. 그런 그녀가 어이없기도 하고, 웃긴 승제.

프랑스 요리가 적게 나온다고는 하지만 코스를 다 합치면 많은 양인데 하나도 남김없이 먹어치우는 은수가 솔직해 보이기도 하고, 귀엽습니다.

특종을 위해 자신을 찾아왔다고 말하는 여자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어느 날은 공항에서 하얀 얼굴에 쥐를 잡아먹은 얼굴로 화장실에 주저앉아 큭큭대고 있지를 않나, 고의적인 사고로 눈앞에서 죽을 수도 있었는데 눈 깜짝을 안 하기도 하고, 비를 철철 맞기도 하는 여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렇지 않은 듯 시종일관 밝음을 유지하는 그녀. 그녀는 참 미스터리 미스터리.


승제가 요리한 맛있는 음식과 그 음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함께 하다 순간적으로 키스를 나누게 되고, 그들은 interviewer와 interviwee가 아닌 여자와 남자의 사이가 됩니다.

정성스럽게 정통 프랑스 요리를 하는 남자와 인스턴트를 예찬하며 사건사고에 달려가는 여자의 이야기인 '달콤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들의 만들어 낸 환상적인 러브스토리.


일단 이 책을 읽기 전부터 엄청난 두께에 숨이 턱턱 막혔어요. 책을 구입한 건 일주일 전인데, 자꾸 밀어두기만 했었죠.

그리고 마음을 다잡고 읽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한순간도 책을 내려놓지 못하겠는 거예요.

저도 은수처럼은 아니지만 프랑스 고급 요리에 대해 하나도 알지 못 합니다. 승제가 셰프인 만큼 이 책에는 다양한 프랑스 요리들이 줄줄이 등장합니다.

생소하기만 한 요리와 요리 재료들. 그러나 그것들이 결코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아요. 승제 말하는 것들을 제 머릿속으로 상상을 하며 함께 요리를 하고, 은수가 그 요리를 맛보며 내뱉던 감상처럼 저도 제 머릿속으로 그 요리의 맛이 어떨지 상상을 했죠. 요리와 더불어 승제가 소중히 아끼는 주방기구와 식기류들도 흥미롭더라고요. 제가 여자가 그런지도 모르겠어요.

주구장창 요리 이야기만 나왔다면 이 이야기는 평범했을 겁니다. 그러나 요리사인 승제와 달리 정치부 기자인 은수의 이야기로 인해 이야기에서 쫄깃쫄깃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은수가 그렇게 파고드는 사건의 배후는 누구인가, 그리고 어떻게 밝혀지는가가 흥미로웠죠.

그리고 그들의 러브 스토리. 알콩달콩? 그건 아니지만 초중반까지 투덕대는 그들이 귀여웠다면 후반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작은 오해로 흔들리기도 하지만 그 외의 이야기가 받쳐주어서 그런지 몰입은 좋았습니다.

500페이지의 엄청난 분량이 끝나가는 것에 아쉬움을 느낄 정도로 이야기는 매력적입니다.


언재호야 작가님과 윤난 작가님의 공저.

혼자 쓰신 작가님들의 책들과 달리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었던 공저 작품.

승제의 주된 이야기는 윤난 작가님이, 은수의 주된 이야기는 언재호야 작가님이 맡으셨더라고요. 후기를 보니 서로 어떤 이야기를 쓰고 있는지 몰랐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그런지 한쪽 이야기에만 치우지지 않고 양쪽 다 적당한 분량으로 균형이 잘 이루어졌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 책은 두 작가님 다 윈윈 효과를 얻으신 작품인 듯합니다. 앞으로도 종종 공저 작품을 내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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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어필 드라마
김나혜 지음 / 봄출판사(봄미디어)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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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19금 보라색이에요. 보라색은 관능적인 색이잖아요 (저만 그렇게 생각하나요?)

제목은 '러브 어필 드라마', 관능적인 사랑을 보여주는 드라마 이야기가 아닐까 생각했지요.

읽고 나니 반은 맞고, 반은 틀렸더라고요. 뭐 틀렸냐고요? 궁금해요? 궁금하시면 읽어보세요~

 

정인하 (32) - 배우

신혜원 (29) - 배우

 

2년 전, 어느 날.

잘 나가는 연기파 배우 정인하는 자다가 벼락을 맞았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라고 스캔들이라니!

그것도 ​우연히 만나 가볍게 인사 정도만 하는 여배우 신혜원과 결혼이라니.. 그저 그런 스캔들로 치부할 수가 없게 되었고 어느새 두 사람은 결혼을 하게 되었다.

 

2년 후, 현재.

​인하와 혜원은 결혼 2년차이다. 사랑없이, 그리고 서로에 대해 아는 것 없이 시작된 결혼 생활이었으나 두 사람은 만족스러운 결혼 생활을 보내고 있습니다.

결혼과 동시에 잠시 연기 활동을 접어두고 내조 아닌 내조를 하며 시간을 보내온 혜원과 별 애정 없이 시작한 결혼이지만 혜원으로 인해서 삶의 안정을 느끼는 인하. 그런 그들에게 동시에 들어온 드라마. 대본은 두 사람을 무척이나 만족시켰으나 그들은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이혼' 이혼을 소재로 한 드라마이기 때문이다. 그러지 않아도 결혼 이후 심심치 않게 나오는 그들의 불화설에 기름을 부을 수 있는 이야기 때문에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두 사람은 과감히 결정을 합니다. 그 드라마를 하기로!

 

인하는 출중한 외모에 탄탄한 연기력으로 최고의 인기 가도를 달리고 있는 배우이지만 그와 달리, 예쁜 외모에 조금 아쉬운 연기력으로 CF로 먹고사는 여배우입니다. 남편 인하와 함께 주연으로 캐스팅된 드라마. 사실 혜원은 걱정이 많아요. 연기 수업을 받으며 열심히 노력하는데도 늘지 않는 연기력. 거기다가 드라마 PD가 처음부터 자신을 마땅치 않게 생각한다는 것을 더 걱정스러워하죠. 인하와의 연기 호흡에 설렘 반, 아쉬운 연기력에 걱정 반으로 시작된 드라마 촬영.

 

'그들의 이혼'을 찍으며 인하와 혜원은 심심치 않게 터져 나오는 불화설을 떨쳐내버리고 행복한 결혼 생활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인가?

 

'러브 어필 드라마'는 물 흐르듯이 무난하게 읽히는 책이었습니다.

19금답게 종종 씬들이 등장하지만 제가 생각했던 것처럼 그들의 사랑이 관능적이게 다가오지는 않았어요. 애정 없이 시작된 결혼이어서 조금은 힘든 시간을 보내지 않을까 했던 걱정이 우습게 시종일관 두 사람은 달달합니다. 계속해서 달달함을 보여주기 때문에 조금은 아쉬웠어요. 달달함 속에 쓰디쓴 사랑도, 안타까운 사랑도 간간이 들어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달달하기만 한 그들의 이야기를 읽고 나니 조금은 속이 허했습니다.

 

그렇다고 지루하게 흐르지는 않아요. 드라마를 시작하며 좀처럼 늘지 않는 연기력에 힘들어하던 혜원이 점차 자신감을 가지며 연기에 몰입하며 성장하는데요. 그녀를 처음엔 못마땅하게 여겼던 PD 해준이 드라마에 몰입해가며 성장하는 혜원이 뿌듯해하면서도 그녀에게 또 다른 감정을 갖기 시작합니다. 해준이라는 인물은 인하와 혜원 사이가 좀 더 애정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는 촉매제 역할을 해요. 사실 이 부분이 좀 더 긴장감 있게 표현되었으면 더 좋았을 걸 하는 생각도 합니다.

물론 혜원과 친구 지수의 이야기도요.

 

'러브 어필 드라마'는 인하보다 혜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해보면 인하는 멋지고 연기 잘 하는 남주구나 하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데, 혜원이라는 캐릭터는 많은 것을 보여주거든요. 엄마와의 관계에서, 인하와의 관계에서, 해준과의 관계에서, 친구인 지수와의 관계에서.. 여러 에피소드들이 등장하는데 인하는 그에 비해 비중이 적어 많이 아쉽습니다.

 

제가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도 컸던 듯합니다. 하지만 연예계 소재를 좋아하시고, 달달한 로맨스를 원하신다면 읽어 보셔도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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