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사랑이다 세트 - 전2권
이지아 지음 / 봄출판사(봄미디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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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환(36) - 프로덕션 '온' 대표
이준영(30) - 드라마 작가

2004년 겨울, 대학에 합격한 기념으로 오빠 준수와 축하주를 마시게 된  준영.
처음 알게 된 소주의 맛. 눈 내리던 그 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 밤, 준영은 처음 알게 된 술이 지독하게 미워졌습니다.
자신의 눈앞에서 사고를 당한 준수로 인해 행복했던 시간이 순간, 지옥으로 변했기 때문입니다.

2004년 겨울, 지환은 군 입대 전 친구들과 송별회를 하고, 외조부의 기일을 챙기기 위해 차를 타고 귀가하던 길이었습니다.
자신의 자동차 앞으로 순간 튀어나온 인영으로 인해 급 브레이크를 밟았고 그 후, 그가 본 것은 어린 여자아이가 피 흘리는 남자를 끌어안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니었던 사고지만, 오빠를 잃어버리고 아파하는 여자에게 죄책감을 느끼게 되는 지환.

그리고 2014년 현재.
드라마 제작을 하는 프로덕션 '온'의 대표가 된 지환과 프로덕션 '온'의 전속 작가인 준영.
유능한 판검사가 되었어야 할 지환과 의사가 되었어야 할 준영이 이 일을 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오빠의 죽음 이후 어머니에 의해 의대로 전과한 준영은 오빠를 위해서, 어머니를 위해서 열심히 의대 공부를 하지만 자신의 꿈은 드라마 작가를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더구나 오빠의 죽음 이후  불면증에 시달리던 준영은 습작 삼아 쓰던 소설이 웹상에서 인기를 얻게 되었고, 후에 프로덕션 '온'에서 전속 제의를 받아 드라마 작가의 길로 들어선 것이죠.
그리고 2008년 치명적 유혹을 시작으로 해마다 메디컬 드라마 한편씩 히트를 시키는 명실상부 스타 작가가 되죠.
7년 전, 제대를 하고 변호사 사무실을 개업을 하고 빈둥빈둥 대던 그때, 친구인 형석과 친한 동생인 춘희에 의해 드라마 제작업에 뛰어든 지환.
지환이 이 일을 하게 된 이유는 오직 준영이 때문입니다. 춘희의 입에서 나온 준영이라는 이름 때문에 드라마 제작사를 차리게 되고, 몇 년 후 준영과 계약을 하고 준영과 일을 하게 된 지환.

 

준영과 지환은 관계는 애매모호합니다.
뼈아픈 기억을 공유하고 있는 두 사람. 함께 일을 시작한 지 7년이란 시간이 흐르며 서로를 향한 감정에 변화가 생겼죠.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가 사랑할 수 없는 사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책 속에 두 사람을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사이라 말합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데 이유는 없다고 한다. 그래서 사랑해서는 안 되는 사람도 없는 줄만 알았다.
그런데 아니더라. 세상을 살면서 한 해, 두 해 나이가 더해지고 이런저런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 사람이 사람을 사랑하는 데 저마다 뭐라도 하나쯤은 이유가 있더라. 누구에게나 사랑해서는 안 되는 사람도 한 명쯤은 생기더라.
준영에게 지환은 분명 사랑이지만, 또 다른 한편으로는 사랑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기도 했다. 그를 사랑하는 일은 죄가 될  터였다.

 

준영의 모친은 지환이 자신의 아들을 죽였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지환의 모친은 그 사고로 자신의 아들 인생을 망쳤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두 사람 다 스스로 사랑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마음이 생각처럼 되나요? 사랑과 감기는 숨길 수 없다고 말하잖아요. 두 사람은 결국 인정하게 됩니다.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사람이 타고난 운명을 거스르지 못하듯이 심장에 가시처럼 박혀 버린 사랑 역시 거역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어쩌다 보니 사랑한 사람이 준영이 된 것이 아니다. 어쩌다가 마음을 준 이가 준영인 것도 아니다. 준영이라서 사랑할 수밖에 없었다. 준영이어서 마음을 줄 수밖에 없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준영이라서 붙잡은 손을 놓지 못하고, 마음을 주고 만 이가 준영이어서 마음에서 비워 내지도 못함이었다.

수천 번을 묻고 다시 수만 번을 되물어도 답은 오로지 하나였다. 송지환에게 있어서 이준영이라는 존재는 사랑이라고. 아무리 아프고 아무리 슬퍼도 사랑일 수밖에 없노라고.

너는 사랑이다. 이미 사랑이다.

 

 

시작된 두 사람의 사랑은 순탄치 않죠. 두 모친의 반대로, 그들의 사랑을 삐뚤게 바라보는 사람들로 말이죠.  하지만 두 사람은 서로를 믿기로 합니다. 부모님에게도 인정받으려 부단한 노력을 하죠.

1권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대부분 준영이 집필하는 드라마의 이야기며, 지환이 하는 드라마 제작 사업 이야기입니다. 거기다 준영과 지환 사이의 미묘한 감정 흐름이 주된 이야기인 반면, 2권은 본격적은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며, 10년 사고가 다시 한번 이슈가 되고, 두 사람을 반대하는 상황이 나오며, 인정받으려 노력하는 준영의 모습이 담겨있습니다.
2권 후반부, 준영이 때문에 참 슬펐습니다. 사랑하는 남자, 미래를 함께 하고 싶은 남자인 지환. 그를 위해서 준영은 자신이 변해야 생각하고 잠시 잠깐 지환의 곁을 떠나게 되는데요. 그 시간 속의 준영이 안타까웠고 지환을 향한 준영의 마음이 오롯이 저에게 전달되었습니다.

1권은 좀 늘어지는 듯하다는 느낌이었어요. 아마도 제가 연재를 함께 했기에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2권부터는 무섭게 몰입되더라고요. 10년 전 사고로 인해 마음껏 기뻐할 수도, 웃지도 못 했던 두 사람이 오직 서로만을 생각하며 보내던 시간들은 아름다웠습니다. 언제고 닥칠 태풍이 도사리고 있었지만요. 아들의 죽음으로 더욱더 준영을 몰아붙이는 정선이 못됐다 생각하면서도 미워할 수 없었고, 그런 어머니에게 항상 당하고만 살아왔던 준영이 답답하기도 했고, 안타까웠어요. 그리고 우리의 멋진 남자 주인공 송지환씨. 송지환에겐 이준영밖에 보이지 않아 시종일관 이준영, 이준영밖에 모르는 이 남자. 정말 멋지네요.

너는 사랑이다의 또 다른 메리트! 바로 외전이죠. 여주인공 준영이 쓴 소설 '마지막 비상구'를 외전으로 내주셨는데요. 정말 탁월하신 것 같아요. 마지막 비상구를 읽고 이 이야기를 본편으로 따로 만들었어도 좋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결말도 마음에 들었어요. 여러 가지 결말을 저 스스로 상상할 수 있거든요.
로미오와 줄리엣 같은 사이였던 지환과 준영은 비극적이었던 로미오와 줄리엣과 달리 해피엔딩을 맞습니다.
 


"You belong to me, I belong to you, We belong together" (당신은 나의 것, 나는 당신의 것, 우리는 함께 있어야 해요.)

"당신과 함께 비를 맞으며 걸어갈 각오가 이미 되어 있어. 그 비가 한때 소나기든, 지루한 장마든, 아니면 거친 폭풍우라 할지라도 나는 당신과 함께 갈 거야. 끝까지. 그 끝이 어디든 무엇이든 상관없어. 당신은 그냥 이리 와서 내 옆에 서기만 하면 돼. 지금 모습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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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정지민 지음 / 파란(파란미디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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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진후(33) - 스타 드라마 작가

서준희(33) - K방송국 드라마 PD

 

K방송국 드라마국. 조감독으로 6년, 감독으로 3년. 홍일점인 여자 감독, 서준희.

감독으로서 세 번째 드라마까지 3연타 스리런 경고 조치를 받고는 현 공동 연출한 드라마에서 작가와의 트러블로 준희와 작업하려는 작가가 없으며,  미니 편성도 받을 수 없게 된 상황.

그런 준희에게 드라마국장은 말합니다. 단막을 하던가, 정 미니를 하고 싶다면 송진후 작가와 하라고. 단막으로 좌천당할 수는 없는 준희지만 그렇다고 송진후와 드라마를 할 수는 없다.

준희는 자존심 상하는 일이지만 단막을 준비하려 합니다. 하지만 스타 작가 송진후가 드라마 국장에 넌지시 말하죠. K방송국 여자 감독과 하고 싶다고... K방송국 드라마국에 여자 감독이라곤 준희밖에 없는데.. 꼭 서준희와 해야겠다는 거죠.

 

준희가 진후와의 작업을 피하는 이유는 10년 그들은 연인 사이였다 헤어졌기 때문입니다. 짧은 시간 동안 함께 했던 사이지만 10년이 지났음에도 서로를 잊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죠.

진후에게 10년 전 예쁘고 빛나던 준희로 남고 싶은 준희지만 일이 생각처럼 돌아가진 않죠. 그녀는 그저 회사에서 시키는 대로 해야 하는 월급쟁이니까요.

10년 전, '나중에 우리 꼭 같이 영화를 하자. 진후 넌 작가로, 나는 영화감독으로..' 했던 약속이 무색하게 그들은 드라마 감독과 작가로 마주하게 됩니다.

하지만 진후가 쓴 드라마 이야기는 준희와 진후의 이야기였고, 이 일로 다시금 준희와 함께 하고 싶다고 진후는 말하죠. 하지만 그때의 빛났던 서준희가 아니기에 다시 만나도 또다시 불안에 떨며 지낼 수 없기에 준희는 반대하지만 드라마 <그해 겨울>은 시작되고 말았습니다.

 

 

 "우리의 지난 연애가 남들에겐 아무리 대단해 봤자 드라마더라. 트렌디고, 신파가 될 수도 있고, 재밌다. 재미없다밖에 안 되는."

 송진후에겐 가슴에 새겨진 그리움이었고, 서준희에겐 가장 예뻤던 그 시절이 다른 이들에겐 그저 흥미로운 남의 연애사밖엔 되지 않는 것처럼.

 "하자, 드라마."

 서준희와 송진후의 지나간 연애란 그런 의미가 되어 버렸다.

 

 

그들이 만드는 그들의 지나간 연애 이야기, 그리고 현재의 이야기.

11년 전 비 내리던 날 영화관 앞에서 만났던 준희와 진후. 서로가 서로의 이야기를 묻지 않으며 시작했고, 사랑에 빠졌습니다. 아픔을 말하지 못하고 서로의 눈치를 살피다 사랑을 놓쳐버렸습니다.

진후와 헤어진 아픔에 흐느적거릴 틈도 없이 하나뿐인 가족인 할머니를 위해 생계의 고민을 해야 했던 준희는 꿈인 영화감독을 버리고 빨리 돈을 벌 수 있는 드라마 일을 시작했고 10년 동안 열심히 달려왔습니다. 반대로, 헤어진 10년 동안 준희를 놓치고 괴로워했던 진후는 자신의 꿈인 시나리오 작가를 그만두고 준희를 따라 드라마 작가로 되기로 결심하고 다시금 준희를 잡으려 노력하죠. 결국 준희의 곁에 함께 선 진후.

그들은 10년 전 서로에게 아픔을 숨기고 눈치를 봐야 했던 그때와 다르게 서로에게 모든 걸 터놓고 함께 걸어나가는 사이 될 수 있을까요? 더불어 함께 시작한 드라마 <그 해 겨울>도 성공리에 마칠 수 있을까요?

 

책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방송국 안의 이야기입니다. 특히나 드라마국.

드라마 국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도 몇 있었죠? 송혜교, 현빈 주인공의 그들이 사는 세상과 김하늘, 송윤아, 박용하, 이범수 주인공의 온에어도 드라마를 만드는 사람들의 이야기여서 조금은 익숙한 소재라고 생각하는데요. 정지민 작가님의 #씬 또한 드라마를 만드는 작가와 감독의 이야기입니다. 거기다가 그들은 연인이었다가 헤어져 10년 만에 재회한 이야기죠. 이야기는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상황, 특히나 시청률이 민감한 드라마인 만큼 시청률에 울고 웃는 드라마국 사람들의 상황이 잘 표현되어 있으며, 함께 드라마를 만드는 수십 명의 스태프들 속에서 비중 있는 조연들의 각기 다른 사연 또한 잘 엮어져 있습니다. 이야기 속에 주인공들과 갈등을 표출하는 인물은 등장하지 않지만 지루하지 않아요. 주인공인 준희와 진후의 이야기를 드라마로 만들어가면서 10년 상대방의 아픔을 알려 하지 않고, 서로에게서 위로를 찾는 것에 급급했던 그들이 드라마를 만들어 가면서 드라마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미안해하며 서로의 마음을 확인합니다. 준희와 진후의 마음을 할퀴었던 상처의 원인은 사라지지 않았지만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가 되어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가는 준희와 진후의 이야기로 끝을 맺는 이야기에요.

 

중간중간 설명이 부족한 부분이 보이기도 하고, 진후가 아버지에게 했던 상황이 좀 아쉽기도 합니다. 그래도 제일 아쉬운 건 알콩달콩함이에요.

전체적인 흐름을 통해 알콩달콩의 부족함을 이해할 수 있지만 역시나 아쉬운 건 어쩔 수가 없네요. ​ 작가님의 다음 작품에선 알콩달콩한 주인공들을 만나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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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캔들 - 소이 왁스.비즈 왁스.팜 왁스로 만드는 천연 캔들의 모든 것
정수빈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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캔들에 관심을 두고 조금씩 만들어보기 시작한 게 벌써 1년이 훌쩍 넘었어요.

전문 강사님들에게 배운 게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서 배운 게 다라 아직 부족한 점이 많았어요.

캔들 강사 중에서 유명하신 분이 출간하신 책이라 구매해서 저도 읽어봤습니다.

 

매번 캔들을 만들 때마다 오일을 넣는 온도, 용기에 왁스를 붓는 온도를 헷갈렸는데 이 책을 읽고  확실히 개념 정리했네요.

그리고 이 책을 좋은 이유! 바로 수십 가지의 캔들을 만들어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제가 지금까지 만들어 본건 컨테이너 캔들, 마카롱 캔들, 아이스크림 캔들 정도인데요. '오늘부터, 캔들'을 통해서 다양한 캔들을 만드는 방법을 알 수 있게 되었네요.

특히나 시나몬 캔들, 청키 캔들, 녹차라테 캔들은 얼른 만들어보고 싶어졌어요.

 

종종 캔들을 만들 때 푹 꺼지기도 했었는데, 이 책을 보고 문제가 뭔지 알게 되었어요. 저는 왁스를 녹이고 오일을 섞을 때 그저 온도계로 휘휘 젓는 정도였는데 책을 보니 섞는 게 아주 중요하더라고요.

한마디로 저는 기초부터 엉망이었다는 것 ㅠㅠㅠㅠ 또 제가 몰랐던 한 가지, 아이스크림 향초를 만들 때 저는 그냥 몰드를 사용했었거든요. 그런데 정수빈 선생님이 향초를 만드신 것을 보니 스쿱을 이용해서 하는 방법도 있더라고요. 선생님이 하신 방법을 이용한다면 빠른 시간에 많은 향초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서 참 좋았습니다.

 

'오늘부터, 캔들' 캔들에 국한되지 않고 캔들의 주재료인 몰드와 향 오일을 가지고 만들 수 있는 석고 오너먼트, 디퓨저 등 완벽하게 만드는 노하우가 잘 실려져 있어서 좋습니다.

초보도 따라 하기 쉽게 차근차근 설명되어 있어서, 헷갈리지 않고 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이제 곧 5월이에요. 스승의 날, 어버이 날 등 선물을 할 기념일이 많은데 이 책을 통해 배운 대로 예쁜 캔들과 오너먼트를 만들어 선물하고 싶어지네요.

 

핸드메이드라고 해서 어려울 줄 알았는데 책을 보니 어렵다고 생각할 필요가 없더라고요. 차근차근 설명대로 하나씩 하다 보면 저도 저만의 노하우가 생기지 않을까요?

 

'오늘부터, 캔들'의 핵심은 책 뒤의 소개 글에서 볼 수 있듯이 정확!, 친절!, 다양! 입니다.

캔들을 처음 시작하는 초보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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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 & 정음 1
정미림.희현 지음 / 청어람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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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훈민(18~28) - 프레즈노 하이 스쿨 학생, 우주 그룹 실장

오정음(18~28) - 프레즈노 하이 스쿨 학생, 세종 학회 직원

 

미국 프레즈노 하이 스쿨 10학년에 재학 중인 정음. 어느 날 가깝게 지내는 신 교수님의 손자가 같은 학교, 같은 반으로 전학을 오게 되고 착하고 다정다감한 성격답게 훈민에 친절하게 다가가려 합니다.

그런데 훈민은 그런 정음이 달갑지가 않습니다. 원해서 오게 된 유학도 아니었으며, 자기 일도 잘 못하며 여기저기 오지랖을 떠는 정음이 부산스럽고 귀찮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각 나라의 문자에 대한 수업을 하던 중 뜻하지 않게 한중일 언어의 차이와 우수성에 대하여 토론 아닌 토론을 하게 되는데, 정음은 일찍부터 선교사인 아버지를 따라 이곳저곳 다녔기 때문에 한글에 대해 아는 것이라곤 세종대왕이 만드셨다는 것밖에 없었어요. 은근히 한국인에다가 풍족하지 않는 가정환경에 정음을 무시하는 친구들 앞에서 어쩔 줄을 몰라 하던 그때 훈민이 짠하고 나타나 정음을 도와 한글이 가진 우수함을 알려줍니다.

친구 일, 같이 아르바이트하는 동료의 일, 심지어 땅에 기어 다니는 고슴도치 일에도 오지랖을 떠는 정음이 점점 귀엽게 보이는 훈민.

 

정음은 고모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주 중엔 레스토랑에서 일을 하고, 주말엔 고모의 친구분이 하는 서점에서 일을 합니다. 학교를 다니면서도 열심히 일을 하며 고모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 노력하는 정음. 그러나 다양한 인종이 함께 사는 미국. 정음이 일하는 레스토랑의 매니저 존은 동양인은 물론 백인을 제외한 모든 인종을 싫어하고 차별합니다. 있는 자에겐 굽신굽신하며, 자신보다 약하고 없는 사람에겐 멸시 무시를 하는 존. 정음은 자신을 비롯해 부당한 대우를 받는 동료들을 대신하여 항의를 하지만 존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아요. 그러던 어느 날, 레스토랑 돈을 훔쳤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해고의 위기에 놓입니다. 억울한 마음을 고모가 걱정할까 털어놓지도 못하고 전전긍긍하는데 여기서 정음의 백기사 두 명이 정음을 도와주죠. 바로 훈민과 류하입니다. 류하는 정음의 고모 친구분의 동생으로 어릴 적부터 영특한 머리로 어린 나이에 대학원을 다니는 사람으로 여러모로 비슷한 처지의 정음이 의지하는 사람입니다.

정음과 훈민은 서로에게 마음이 있지만 정식으로 고백을 하지도 않았으면 애매모호한 사이가 됩니다. 훈민이 정음에게 자신의 마음을 고백하려던 시기에 정음의 고모가 사고로 위중한 상태가 되고, 그쯤 훈민은 아버지로부터 한국으로 들어오라는 압박을 받습니다. 고백하려던 날,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정음과 훈민은 그렇게 어긋나고 맙니다.

 

10년 후, 한글이라는 매력에 푹 빠진 정음은 문맹인들에게 한글을 알려주기도 하고, 잘못된 한글 사용을 바로잡아주는 일을 하는 세종 학회의 직원입니다. 그런 세종 학회를 지원하는 우주 그룹의 실무자가 바로 훈민으로 그들은 10년 만에 재회합니다. 10년 전 지키지 못한 약속으로 어색한 사이가 되어버린 두 사람은 세종 학회에 지속적인 지원을 약속받기 위해서, 회사의 이익을 창출하기 위해서 인도네시아 오지 섬은 카오 족이 있는 곳으로 출장을 가게 됩니다. 그러나 오지 섬의 개발권을 갖기 위한 경쟁국들이 많았고, 개발권을 따내기 위해서 부족 사람들에게 한글을 가르치게 되면서 두 사람은 가까워집니다.

10년 전, 약속이 지켜지지 못했던 이유에 대한 오해를 풀면서 두 사람은 일도 따내고, 사랑도 결실을 맺을 수 있을까요?

 

소개 글만 읽었을 때는 대부분의 이야기가 오지 섬에서 일어나는 듯했는데, 생각보다 학창시절의 이야기가 길었습니다. 그리고 심각한 삼각관계일 줄 알았는데 그 부분도 많이 아쉽네요.

학창시절도 그렇고, 재회 후의 이야기도 그렇고 서로를 향한 마음이 잘 표현되지 못한 것 같아요. 1권은 학창시절의 이야기인데 두 사람의 이야기 외에도 여러 가지 부수적인 에피소드들이 많아 오롯이 두 사람의 이야기에 집중할 수가 없었었어요. 재회 후, 10년 전 일로 인해서 어색하기도 하지만 긴장감 있는 사이였으면 했는데 일을 하면서 허무하게 마음을 열어버린 정음. 그리고 정음의 아버지와 고모, 훈민의 아버지의 관계를 좀 더 탄탄하게 풀어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무엇보다 훈민정음 커플의 애정 신이 극히 드물다는 것은 너무나도 아쉽네요.

하지만 한글이라는 우수한 언어를 오지 섬에서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장면은 참 좋았습니다. 이야기가 전체적으로 지루하지는 않았습니다. 로맨스가 적은 것은 아닌데, 확확 와 닿지는 않더라고요.

정미림 작가님과 희현 작가님의 글은 처음 접하는데요. 이 글을 쓰시는데까지 걸린 시간이 6년이라고 합니다. 엄청난 정성이 들어간 시간을 제가 허투루 읽은 것은 아닌지 걱정이 되더라고요. 나중에 다시 한번 찬찬히 읽어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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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페어 윈드 The Fair Wind
류향 지음 / 신영미디어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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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강준(32~39) - 한성 그룹 후계자

김단영(30~37) - 대명 그룹 후계자

 

32 회사 간의 이익을 위해서 정략결혼을 하게 됩니다.

한성 그룹의 후계자라는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넣는 청혼마다 거절당하는 강준. 그 이유는 그를 둘러싼 험악하고 천박한 소문과 그의 성격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와 결혼을 하겠다는 사람이 있고, 아버지들의 계획에 장단을 맞춰 춤을 추는 여자가 있었으니 여주인공 단영입니다.

단영은 후계자 자리를 두고 오빠들과 경쟁 중인데, 강준과의 결혼이 그녀가 후계자가 되는 것에 엄청난 이익임을 알고 강준과의 결혼을 결정합니다.

그에 대한 소문은 익히 들었지만 실제로 만난 강준은 소문처럼 엄청나게 나쁜 남자입니다. 자신과 결혼을 하기 위해서는 순결하다는 증명을 보이라고, 결혼을 한다면 그녀가 원하는 모든 것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단영은 기가 막혀 이 결혼을 엎어버리고 싶었지만 그럼 후계자 경쟁에서 밀리기 때문에 단영은 결국 그의 뜻대로 하죠. 그리고 결혼 후, 하나씩 깨닫게 됩니다. 강준을 둘러싼 소문들은 다 거짓임을. 그리고 그를 의지하며 결혼을 생활을 지속합니다. 하지만 결혼 후 살을 맞대고 살아가지만 한 번도 자신에게 진심을 보여주지 않는 그에게 점차 실망하게 되고, 급기야 이혼을 말하게 됩니다. 결혼 1년 만에 이혼을 하게 된 두 사람.

 

그리고 5년 후. 강준과 이혼함으로써 후계자 경쟁도 포기한 채 모든 걸 버리고 떠났던 단영이 강준을 찾아옵니다.

그의 피를 물려받은 아들과 함께. 그리고 강준에게 부탁을 하죠. 강준과 자신의 아들인 준영을 맡아달라고, 준영의 곁에서 아이가 자유롭게 날아갈 수 있도록 날개를 달아라고 말합니다. 그런 그녀의 어이없는 말에 강준은 독설을 퍼부으며 차갑게 돌아서는데, 그를 붙잡는 한 마디.

"나, 죽어 가."

5년만에 돌아와서 하는 말이 죽어간다며, 아들을 맡아달라니.. 강준은 기가 막혔습니다. 돈이 필요해서 저런 소리를 하는가 싶어 준영 앞으로 유산 상속권을 준다는 서류를 준비하고 단영에게 차갑게 대하지만 단영이 강준의 앞에 피를 흘리며 쓰러지고 여러 일을 겪으며 단영이 진짜 죽어간다는 것을 알게 되고, 그녀가 진짜로 떠나갈까 두려운 강준. 자신의 인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일 여자인 단영. 그제야 그녀가 자신에 원했던 것이 무엇이고, 단영을 향한 자신의 마음을 깨닫게 된 강준.

그녀를 만나고 6년이 지나고서야 진정한 사랑을 시작하며 함께 하기로 결정한 강준. 과연 강준과 단영, 그리고 준영은 남겨진 시간 동안 그토록 원하던 단란한 가정을 이뤄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요?

 

'더 나이트 윈드'를 읽으며 이토록 불쌍한 주인공이 있을까 싶었어요. 여주인공 해주는 이기적인 부모로 하여금 수동적인 삶을 살고, 사랑하는 사람하고도 헤어질 수밖에 없었죠. '더 페어 윈드'의 주인공들도 해주 못지않게 안쓰러웠어요. 이 책에서도 이기적이고 못된 부모님들이 등장합니다. 단영도 아버지에게 사랑받지 못했지만, 강준이 더 심했죠. 아버지의 외도로 인해 태어나서 아버지로부터 인정받지 못하고, 친모로부터 학대 당하며 유년 시절을 보내고 학창 시절 또한 제대로 겪어보지 못 했던 강준은 대를 잇기 위해서, 그룹의 후계를 잇기 위해서 아버지 집으로 들어가지만 그렇다고 그가 사랑받고 자란 것은 아니었어요. 명석한 두뇌를 가지고 단시간 내에 최고의 학교를 나와 회사에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강준. 그는 사랑을 믿지 못하는 남자입니다. 삐뚤어진 사랑을 보고 자랐기 때문에 사랑이 뭔지, 애정이 뭔지 알지 못 했던 그였기에 자신을 향한 단영의 마음을 알지 못했고, 그래서 그녀를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죠. 그녀가 원하는 모든 것을 주었지만 떠나버린 그녀가 원망스럽기만 했던 그가 시간이 흘러서야.. 그녀가 죽어가는 것을 보고서야 깨닫게 되는데, 마음이 아팠습니다.

 

 "나를 마음껏 밟고 올라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은 뭐든 해 줄 테니까. 단,  그렇게 올라가는 동안 나를 버리지만 마. 그것만 내게 약속해 줘." - 강준 said.

 

 

단영 또한 안타까웠어요. 어릴 적부터 아버지의 애정 어린 시선을 받지 못했으며, 오빠들과의 경쟁을 당연시 여겨왔던 단영은 단란을 가정을 만들어 행복한 삶을 누리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선택한 남자는 사랑을 믿지 못했으며, 자신 또한 믿어주지 않으며, 여전히 변하지 않는 강준을 보고 헤어짐을 결정했죠. 그런 그녀에게 아이가 찾아왔고, 아이를 위해서 많은 것을 해주고 싶었지만 그런 그녀의 마음이 아이를 더 외롭게 만들었다는 것을 알게 되지만 그것을 알게 된 순간 그녀에게 찾아온 병으로 인해서 아이와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가 없었고, 어린아이지만 애늙은이처럼 변해버린 아들을 위해서 강준을 찾게 되는데, 아이를 위해서기도 하지만 여전히 사랑하는 강준을 만나 시한부지만 행복한 삶을 살아보고 싶은 단영. 아프지만 항상 웃는 단영의 모습이 참 슬펐습니다.

 

 나는 아프지 않다. 보통 사람과 똑같다. 다들 시한부적으로 주어진 삶을 산다. 나 역시도 보통 사람처럼 시한부적인 삶을 살 뿐이다. 이제 서른일곱 살, 나는 보통 사람보다 훨씬 나은 삶을 누리고 있다. 진정으로 사랑하는 법을 배울 수 있어서, 뭐가 소중한지 알 수 있어서, 그래서 시간을 허비하지 않을 수 있어서. 언제, 어디서 뒤돌아보아도 후회되지 않는 삶을 사람들보다 훨씬 더 행복한 삶을 누리게 되었다. - 단영 said.

 

 

태어나서부터 바쁜 엄마로 인해 남의 손에 자랐던 준영. 영특한 머리로 얼마 안가 엄마를 이해하는 아이가 되었지만 항상 바쁜 엄마로 인해 외로웠고, 함께 할 수 있게 되었을 때부터 아프게 된 엄마로 인해 항상 두려움을 안고 있었지만 엄마가 슬퍼할까 표현하지 않고 의젓하게 행동하던 준영. 그런 아이가 아빠인 강준을 만나고 누구에게도 털어놓지 못 했던 불안한 마음을 한꺼번에 토해낼 때는 참 마음이 찡했습니다. 태어나 5년 동안 한 번도 보지 못 했던 아빠였지만 그동안 엄마로부터 들어왔던 대로 못된 사람이었지만 아빠이기에 의지하고 마음을 나눌 수 있었던 준영. 강준과 준영은 서로가 지독히도 닮았습니다. 단영과 재회 후, 자신에게 있는 줄도 몰랐던 사랑이란 감정을 깨닫게 되고, 아들을 향한 부정을 깨닫게 되고, 그 아이에게 힘이 돼주고 싶었던 강준. 그의 변화가 놀랍고 뿌듯했습니다.

 

 "당신이 준영이를 위해 바람이 되어 줬으면 좋겠어. 그래서 우리 아이가 자유롭게 날 수 있게끔."

바람, 순풍이라……. 그게 뭔지 모르겠다. 그는 평생 태풍 속에서 살아왔고 지금도 태풍 속에 서 있다. 그런데 이제 순풍이 뭔지 배워야 한다. 순풍이 되는 방법도 배워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가르쳐 줄 사람은 한 사람뿐이다. - 강준 said.

 

"너 왜 엄마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한 번도 안 했어? 빈말이라도 해 줄 수 있잖아?"

"나도 알아. 엄마가 듣고 싶어 한다는 거. 그런데 사랑한다고 말하면, 엄마가 나를 떠날 거 같아. 그래서 안 해 주려고. 엄마가 할머니가 될 때까지 안 해 주려고. 엄마가 간절히 원하는 것을 남겨 놔야 포기하지 않을 거 같아서 그랬어. 그래야 내 곁에 오래 있을 거 같으니까." - 준영 said.

 

 

단영이 원했던 가족의 의미처럼, 서로 웃고, 위로하고, 위로받으며, 사랑하며 인생을 살아가는 단영과 강준, 준영. 

이 책의 엔딩이 해피엔딩인지, 새드엔딩인지는 이 책을 읽는 사람마다 다를 것 같아요. 초반의 강준을 보며 화가 났습니다. 강준이 그렇게 될 수밖에 없었던 환경이 너무나도 화가 났습니다. 이기적인 부모, 끝끝내 강준을 위해서가 아닌 자신들의 이익만을 생각하는 강준의 가족들과 단영의 가족들. 단영에게 화만 내던 강준이 그녀가 사라질까 초조해하고 두려워하는 모습에 가슴이 아팠고, 모든 것을 버리고 단영과 준영과 함께 행복한 시간 보내는 것에 제가 다 행복하면서도 울컥했답니다. 궁금하네요. 이 책을 읽으신 다른 분들은 어떠실지.. 바람 시리즈의 마지막인 '더 컬러 오브 윈드'는 또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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