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과 '현대사'를 묶은 재미있는 교양 역사서가 출간됐다. 그것도 두 권이나. 첫 번째는 한홍구 교수가 쓴 <사법부>다. 한겨레에 연재했던 글을 모아 출간했다. 두 번째는 한승헌 변호사가 쓴 <재판으로 본 한국현대사>다. 목차를 보면 두 책이 다루는 주제가 겹치는 것이 꽤 있다. 어느 출판사가 더 부랴부랴 준비했는지는 모르겠다. 법 앞의 평등이 누구의 것인지 모를 날이 계속되는 가운데 나온 '법 집행의 역사'라 더욱 흥미롭다. <사법부>는 사법부의 오욕의 역사에 주안점을, <재판으로 본 한국현대사>는 사법부의 정치재판을 중심으로 주제를 풀어간다.
좀 더 골라본 책으로는 북콤마에서 나온 <공평한가?>와 <올해의 판결>이 있다. 각각 다 사회적,정치적으로 의미가 있었던 또는 오점이 있었던 판결을 담은 것이다. 김영란 전 대법관이 쓴 <판결을 다시 생각한다>도 우리사회에 끼쳤던 대법원의 판견들을 다룬 책이라 함께 볼 만 하다.
좀 더 세부적인 내용으로 들어가 본다면 각개 사건을 다룬 책을 고를 수 있을 것이다. 강기훈 유서대필 조작사건을 다룬 <거짓말 잔치>. 이른바 '석궁교수' 사건을 다룬 <부러진 화살>. 위의 두 책에서도 다루고 있는 '민청학련' 사건의 진실을 다룬 <사법살인: 1975년 4월의 학살>정도를 꼽을 수 있겠다.